유미는 아들이 싫었다. 애초부터 잘못된 결혼이었다. 남편과 이혼하기 위해 남편에게 악다구니를 부리는 동안 제 방문을 조금 열고 어둠 속에서 유미와 남편의 고성을 듣고 있는 녀석을 죽이고 싶었다.

유미는 고민했다. 저 새끼를 어떻게 없애지? 내 인생에 달린 커다란 혹같은 새끼. 그냥 죽여서 어딘가 파묻어 없앨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렇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유미의 아들 정남이는 초등학생이었는데 유미와 남편이 매일 싸우는 모습을 보여서 그런지 학교에 가면 하루가 멀다하고 동급생과 싸웠다는 소리가 들렸다. 으, 지겨운 새끼. 그러다 유미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엄마...왜 그래요?" 정남이가 공포에 질려 울먹이며 물었다. "연필 오래 쓰라고 깎는거야." 유미는 연필을 극단적으로 뾰족하게 깎아 흉기처럼 만들어 놓았다. '저 새끼 분명 이걸로 다른 애 찌른다. 그럼 소년원 보내고 난 좀 쉬어야지!' 유미는 자신이 너무 똑똑한 것 같아 스스로 대견해졌다.

또르르르...또르르르...

전화가 와서 유미가 받았다. '박유미입니다.' '아이고, 정남이 엄마! 나 성현이 엄만데, 정남이가 연필로 다른 애 눈을 찔렀대!' 유미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연기를 했다. '네? 그래서요? 우리 정남이는 어떻게 됐어요?' 그런데 성현이 엄마가 말했다. '없어졌어! 학교 아무데도 없대!' 그리고 멀리서부터 연필이 철제 필통 안을 구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리는 점점 크고 확실해졌다.

'찰각찰각, 찰각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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