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담))송강 정철이 이야기 - 전하, 신 정철옵니다 1 - 공포이야기 갤러리 (dcinsi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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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1편
그저 복도의 적막한 어둠만이 나를 삼키려는 듯이 자리잡고 있었다.
나는 다시 헉헉거리다가 문을 세게 닫고 잠갔다. 그리고 보검을 손에 꼭 쥔체 용상에 앉아서 잠겨진 문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다시 올 것이라는 두려움과 무서움. 그리고 그것을 떨쳐버리려고 했던 일종의 악과 깡 비슷한 감정이었을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바로 그 때, 밖에서 찢어질 듯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이후...
"전하!! 전하아아아아!!!!"
그러자 그때 주저 앉아있던 승정원 승지 정철이 갑자기 나한테 달려와서 내 뒤에 오더니 나를 끌고 궁궐 바깥으로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병졸들과 내관 역시 정철과 행동을 함께 하였다.
다소 속절 없이 밖으로 끌려나온 나는 산 너머에서 솟아 오르는 해를 보고는 완전히 긴장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그 모습에 날 바깥으로 데리고 나오게 한 정철과 내관, 병졸들도 내 뒤에서 털썩 주저 앉았다.
나는 그제야 내관과 정철에게 이야기를 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창덕궁 마당에 들어오자 이상하리만큼 차가운 냉기가 자신과 내관을 감쌌다고 한다.
뭔가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탓인지 정철은 창덕궁의 병사들을 불러모아 내가 있던 방으로 황급히 갔다고 한다.
그렇게 그들은 내 방 앞에 도착했고....
...거기서 봤다고 한다.
그리고 정철이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자 얼마 뒤 문이 열리며 내가 뛰쳐나왔었다.
자기에게 소리 지르는 나를 바라보던 정철과 내관, 병사들의 눈에 둥둥 떠있던 목이 스르륵 움직여서
내가 있던 방 안으로 쑥 들어가는 것이 보였고, 그래서 황급히 신하들은 나를 밖으로 끌고 나왔다고 한다.
신하들도 간만에 내가 정궁인 경복궁에 많이 기거하는 것에 대해 꽤나 반기는 눈치였다.
참으로 참담하게도 한 달이 넘게 창덕궁으로 무당들을 불러와 굿을 해야 했었다.
썩 내키지 않았지만, 괴력난신에는 괴력난신으로 극복할 수 밖에 없다면서 신하들이 제안했기에
결국 무당들을 궁궐 내에 들일 수 밖에 없었다.
한 달이 지난 후 나는 창덕궁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고, 내가 공포를 떨던 그 방의 문을 열어보았다.
그 뒤로 왜놈들의 침입 때 창덕궁이 불탈 때까지 나는 그 방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해도 웃기는 말이지만 왜놈들의 침입 당시 창덕궁이 불탔을 때 그 방 역시 같이 불탄 것은
개인적으로 불행 중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창덕궁 중건에 대해서도 그 방 만큼은 절대 복원하지 말라고 명령하고 있는 중이다.
뭔 쌉소리여?
오 장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