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년 겨울, 시골 산림청 소속으로 공익근무를 나갔다.
주 업무는 ‘산불 감시’였다.
낮에는 숲을 순찰하고, 밤에는 망루에서 산을 지켜보는 단순한 일.
그날도 밤샘 근무 중이었다.
적막한 산. 바람 소리,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
가끔 멧돼지 울음이 들려 소름이 돋곤 했다.
그런데…
그날 새벽 3시쯤,
내 망루에서 약 10미터 떨어진 나무 아래, 무언가가 흔들리고 있었다.
처음엔 바람에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줄 알았다.
하지만 눈을 찌푸려 자세히 보니, 그건 사람이었다.
목을 맨 남성.
긴 혀가 입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눈은 휘둥그레 뜬 채,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너무 놀라 신고를 했고, 결국 경찰과 소방이 와서 수습해 갔다.
자살이라고 했다.
가족도 없고, 몇 년 전부터 정신 질환을 앓던 노숙자였다고.
문제는 그날 이후였다.
그날 밤 꿈에서,
나는 다시 그 망루에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또 그가 매달려 있었다.
꿈인데도 너무 선명했다.
바람, 냄새, 나무 껍질 색깔까지 똑같았다.
그리고 꿈속에서 그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살려줘…”
목이 매달린 채로.
혀를 내민 채로.
입은 움직이지 않았는데, 소리는 분명히 들렸다.
그 후로 매일 같은 꿈을 꿨다.
심지어 쉬는 날 집에 있어도,
자다 깼을 때, 방 안에서 나무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혼자 있을 때, 문득
누군가 창밖에서
나를 지켜보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날, 참다 못해 그 자리로 다시 갔다.
낮이라도 괜찮겠지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나무엔 끈 자국이 없었다.
경찰이 수습해 간 자리라면 뭔가 자국이 있어야 했다.
그때,
바로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살려달랬잖아.”
나는 뒤를 돌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실신했다.
그 후로 나는 그곳에서 근무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꿈은 꾼다.
밤이면 다시 망루로 돌아가 있고,
그는 점점 더 가까운 거리에서 나를 부른다.
어젯밤엔
내 바로 옆에 서 있었다.
“넌 봤잖아.
그럼, 같이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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