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야. 선형이가 중고등학생 때 교회 수련회에서 겪은 일이야.”

한밤중 캠프파이어 자리를 빠져나온 선형은 조용히 말을 꺼냈다. 친구들은 긴장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 수련회는 강원도 어느 깊은 산속에서 진행되었고, 묵었던 숙소는 오래된 3층짜리 건물이었다.
낮엔 별일 없었지만, 밤마다 으슬으슬한 기운이 도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학생회 중엔 ‘민정 언니’라는, 영적으로 예민한 언니가 있었다.
기도할 때마다 누구보다 먼저 눈물을 흘리고, 이상한 기운을 잘 감지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날 밤도 집회가 한창일 때, 민정 언니가 조용히 숙소로 돌아갔다.
지갑을 깜빡하고 숙소에 두고 온 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모두가 예배당에 있었기에 건물은 텅 비어 있었다.
민정 언니는 자기 방 앞까지 가던 중, 복도 끝 화장실에서 ‘철컥’ 하는 소리를 들었다.
누가 있나 싶어 돌아봤는데—

거기, 어두운 복도 끝 화장실 문 틈 사이로 검은 형체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사람처럼 생겼지만… 눈도, 코도, 귀도 없었다.
그저 얼굴 한가운데 입만—귀밑까지 찢어진—입만, 활짝 열려 웃고 있었다.

‘그것’은 고개를 갸웃하며 민정 언니를 똑바로 쳐다봤다.
웃는 입에서 소리 없는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다음 순간, 민정 언니는 그대로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그녀가 깨어난 건 병원 응급실이었다.
경비 아저씨 말로는, 수련회 기간 동안 가끔씩 아이들이 복도나 화장실에서 이상한 걸 봤다고 했다.
심지어 지난 여름 수련회에서도 한 아이가 똑같은 ‘입만 있는 형체’를 보고 며칠을 말없이 울었다고.

그 수련회 장소는 지금도 여전히 운영 중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