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김씨는 술에 취해 비틀비틀 귀가 중이었다.
좁은 골목 어귀, 가로등 불빛 아래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그 고양이는 마치 사람처럼, 아주 기분 나쁜 눈빛으로 김씨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뭘 봐, 이 미친 고양이 새끼야!”

화가 난 김씨는 고양이를 향해 발을 내질렀고, 고양이는 곧잘 피했다.
그러자 김씨는 더 흥분해서 고양이를 쫓아가 여러 번 발로 찼다.
고양이는 피하지 않고, 계속해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그를 노려봤다.
결국 김씨는 고양이의 머리를 짓밟았고, 고양이의 두개골이 깨지며 몸이 축 늘어졌다.

그 순간, 어디선가 찬바람이 스치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기억해…”

다음 날 아침, 그의 아내는 갑작스러운 뇌경색으로 쓰러져 사망했다.
그 다음 날엔, 어린 외동딸이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목이 꺾인 채 숨져 있었다.
이틀 사이, 가족이 모두 죽었다.

정신이 나갈 것 같은 공포 속에서, 김씨는 근처의 유명한 무당을 찾아갔다.
무당은 김씨를 보자마자 말없이 향을 피우고 눈을 감더니,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 고양이....중얼중얼중얼”

“뭐, 뭐요…?”

“당신이 죽인 건, 이승에서 아직 원을 풀지 못한 원귀였어.
자기 눈을 짓밟은 당신에게 복수하려고, 사랑하는 사람부터 데려간 거지.”

“그럼… 나는, 나는 어떻게 해요…?”

“오늘 밤, 또 올 거다.
살고 싶으면, 개 20마리를 마당에 풀어놔.”

김씨는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근처에서 개를 빌려왔다.
달마시안, 진돗개, 도사견, 잡종…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마리, 귀신을 잡는다고 소문난 삽살개 한 마리도 어렵게 구했다.

밤이 깊고, 정적이 내렸다.
어느 순간부터 마당에서 개들이 미친 듯이 짖기 시작했다.
그 틈 사이로…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야…옹…”

곧이어 개들의 비명이 섞인 비명과 고양이의 괴성이 뒤섞였다.
20마리 중 19마리가 고양이에게 물어뜯겨 죽었고,
마지막 삽살개만이 고양이의 목덜미를 물고 싸우며, 결국 고양이의 형체를 찢어놓았다.

새벽이 밝았다.
마당엔 피투성이의 삽살개와 죽은 개들, 그리고 없어진 고양이의 흔적만이 남아 있었다.
그날 이후, 고양이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김씨는 매년 그날이 되면,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소리에 온몸을 떨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