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시절, 나는 소음에 민감한 성격 탓에 원룸 생활이 괴로웠다.
윗집 발소리, 옆집 음악 소리, 문 여닫는 소리 하나에도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그래서 조용한 연립주택을 찾았다.
층간소음 없는 단층주택.
내 옆방은 주인 아주머니 혼자 사신다고 했다.
집은 좀 오래됐지만 조용하기만 하면 상관없었다. 나는 바로 계약했다.
컴퓨터 책상을 벽 쪽으로 붙여두고 과제를 하거나 영화를 보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컴퓨터에서 소리가 날 때면…
벽 너머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작게, ‘똑똑똑’… 벽을 두드리는 소리.
때론 무언가 ‘스윽’ 기어가는 소리.
나는 그게 주인 아줌마 방이라고 생각했다.
벽이 붙어있고, 소리가 잘 새나보다…
조심스럽게 스피커 볼륨을 줄이거나, 이어폰을 끼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전 수업이 없어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역시나, 벽에서 인기척이 났다.
나는 얼른 볼륨을 낮췄다.
그리고 얼마 후, 주인 아주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똥칸 청소해야 해서, 비용 좀 주실래요?"
"네, 현금으로 드릴게요. 지금 집에 계시죠?"
"아뇨, 아직 사우나예요~ 금방 들어가요."
그 순간 소름이 돋았다.
그럼 지금 옆방엔 아무도 없는 건가?
방금 그 소리는…?
불안함은 있었지만, 나는 예민한 성격 탓이라며 넘겼다.
그러다 어느 날 마트에서 주인 아주머니를 우연히 만났다.
짐이 많아 보여 들어드렸고, 아주머니 집에 함께 들어갔다.
그런데 집 구조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내가 쓰는 방과 아주머니 방은 붙어있지 않았다.
2~3미터 떨어져 있었고, 그 사이에는 ‘작은 창고방’이 있었다.
컴퓨터 책상이 있는 벽 바로 뒤… 그 창고.
나는 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동안 내가 들은 소리는,
옆방이 아니라, 그 창고 안에서 나던 소리였던 걸까?
지금도 생각난다.
‘똑똑똑’
스피커를 켜면 어김없이 들려오던 그 소리.
그 안에… 누가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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