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여름방학. 대학생 민우와 철수, 그리고 여학생 유진은 심야에 담력 시험 삼아 근교의 폐가 아파트에 가기로 했다. 2층짜리 오래된 맨션 아파트. 2년 전, 그곳에서 어린 여자아이가 참혹하게 살해된 사건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지만, 세 사람은 반쯤은 농담처럼 여겼다.
폐허가 된 아파트에 들어선 셋은 각자 휴대폰으로 불을 밝히며 2층의 한 방에 모였다. 바닥엔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었고, 낡은 장롱과 붙박이장이 방치된 상태였다.
얼마 후, 철수가 “배고프다”며 5분 거리 편의점에 다녀오겠다고 나갔다. 문이 닫히고 20초쯤 지났을까—방 문 너머에서 인기척이 났다.
"철수야?" 민우가 불렀다. 대답은 없었다.
또각. 또각. 문손잡이가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낮은 여자아이의 목소리.
“문 열어줘…”
순간 두 사람의 등골에 싸한 전기가 흘렀다. 농담치고는 너무 생생한 목소리였다.
유진은 겁에 질려 낡은 장롱 속으로 숨었고, 민우는 붙박이장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철컥. 문이 열리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하반신이 없는 어린 여자아이가 두 팔로 바닥을 기어 들어왔다.
질질, 스륵스륵…
“어디 있지…? 나랑… 놀자…”
소녀의 머리는 축 늘어졌고, 머리카락 너머로 썩어 문드러진 입가가 드러났다. 그녀는 방안을 기어 다니며 구불구불 몸을 뒤틀었다. 민우는 붙박이장 틈 사이로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숨이 멎는 줄 알았다. 그런데 문제는—
철컥!
유진이 몸을 떨다가 실수로 장롱 안 옷걸이를 떨어뜨린 것이다.
스륵—
소녀는 고개를 돌려 장롱을 바라보았다.
“찾았다…”
절규와 함께 장롱 문이 벌컥 열리고, 곧 유진의 비명 소리가 폐가를 울렸다.
몇 분 후, 철수가 먹을 것을 들고 돌아왔을 땐, 두 사람 모두 방 안에서 기절해 있었다. 그리고 이상한 점은—철수가 방에 들어서기 직전까지, 그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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