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어딘가 낯익었다.
비즈니스 미팅 중 처음 본 사람인데, 자꾸만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혹시… 초등학교 ○○초 나오지 않았어?”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깜짝 놀란 표정으로 웃었다.
“헐, 너 ○○○? 진짜 오랜만이다!”
그렇게, 어릴 적 얼굴만 어렴풋이 기억하던 동창과 재회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반가움보다는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눈빛이랄까, 분위기랄까… 뭔가 꺼림칙했다.
다음 날 또 미팅이 있었다.
그날 밤, 이상한 꿈을 꿨다.
꿈속에서 어제 만난 그 친구가 눈앞에 서 있었고, 가슴께가 희미하게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 틈 사이로 시커먼 안개 같은 것이 피어오르더니,
그 안에서 눈동자 없는 귀신이 나오더니 내게 달려들었다.
나는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고, 이불을 걷어찬 채 소스라치게 깨어났다.
식은땀이 등에 흥건했다.
다음 날, 우리는 다시 만났다.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사업 얘기를 하다가, 어젯밤 꿈 얘기를 꺼냈다.
“야, 웃기지 마. 어젯밤 꿈에 네가 나왔는데… 네 가슴에서 귀신이 나왔어. 진짜야. 진짜 너무 생생해서 미치는 줄 알았어.”
그 친구는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다.”
“…뭐?”
“나 말 안했지? 나는 무속인의 아들이야.
어릴 때부터 귀신을 좀 봤었거든. 지금은 안 보이려고 애쓰는 중인데, 가끔은… 나도 모르게 끌려가.”
그는 내 시선을 피하며 말을 이었다.
“그 꿈… 아마 내가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누군가가 너를 본 거일지도 몰라.”
그 순간, 내 등골을 타고 식은 한기가 쭉 흘렀다.
나는 다시는 그 친구의 눈을 오래 바라볼 수 없었다.
그날 이후, 나는 종종 그 친구를 만났지만
절대 그의 가슴께를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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