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특이한 구조였다. 사각형 건물의 중심이 뻥 뚫려 있어서, 교실에서 중앙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구조. 북쪽 교실에서 남쪽 교실의 복도가 보이고 동쪽 교실도 들여다보였다. 이 구조는 학교를 아름답게 보이게 했지만, 동시에 묘한 기분을 들게 했다. 늘 무언가가 중앙 정원에 ‘숨어 있는 듯한’ 느낌 말이다.

우리는 6학년이었고, 같은 반의 민호는 조용하고 말이 없는 아이였다. 어느 날 민호가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선생님은 그 아이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했고, 민호네 집이 너무 가난해 병원비조차 감당하기 힘들다고 했다. 우리는 모두 모금 활동을 했고, 학교 전체가 민호를 도우려 애썼다.

그런데… 며칠 후 민호가 병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병원비 때문에 부모님이 다투는 걸 듣고, 본인 탓 이라고 생각했단다. 아무도 말을 못 꺼냈다. 민호의 장례식 날,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고 했다



그 후 학교에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야, 너도 들었지? 중앙 정원에 누가 서 있었대.”

“비 오는 날만 나타난대. 남자애래.”

“복도 끝에서 화장실 갈 때, 누가 따라오는 느낌 안 들었어?”


처음엔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진짜로 그런 일들이 생겼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6-2반 정우였다. 정우는 비 오는 날, 쉬는 시간에 혼자 화장실에 갔다가 비명을 지르며 돌아왔다. “거울에 누가 서 있었어. 머리에서 피가… 피가…!” 정우는 며칠을 결석했고, 돌아와서는 그 일에 대해 절대 입을 열지 않았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중앙 정원과 마주한 6-4반. 어떤 아이가 창문 밖을 보다가 “저기, 누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교사는 아무것도 없다고 했지만, 학생들은 분명히 누군가가 서 있었고, 그 애가 손을 흔들었다고 증언했다. 마치 “도와줘”라고 말하듯이.

세 번째 에피소드는 비 오는 날의 방과 후. 청소 당번을 하던 한 여학생이 체육도구실 쪽에서 이상한 노랫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가까이 다가가니, 가만히 서 있는 아이가 “엄마, 나 괜찮아… 괜찮아…”라며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고. 놀란 그녀가 불을 켜는 순간, 아이는 사라지고 없었다고 한다.



한밤중 경비아저씨도 이상한 소리를 듣곤 했다.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누군가 복도를 걷는 발소리, 어두운 창가에 희미하게 비치는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