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밤, 초등학교 5학년 재현이와 친구 셋은 동네 골목에서 자전거를 타며 놀고 있었다.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어두운 골목을 내달리는 기분은 무서울 것도 없이 짜릿했다.

그때였다. 저 멀리서 낯익은 형이 다가왔다. 옆 동네에 사는 중학생 형이었다. 숨을 헐떡이며 재현이 무리에게 다가온 그 형은 이상하게 심각한 표정이었다.

“야, 너희들… 자전거 탈 때 진짜 조심해야 해. 방금 우리 동네에서 애 하나가 차에 치여 죽었어… 초등학생이었는데 자전거 타고 골목 돌다가… 그냥…”

모두가 말없이 얼굴이 굳었다. 형은 잠깐 말을 멈추더니,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죽은 애 이름이 태민이였어. 너네도 알 걸? 그 조용한 애…”

태민이는 자주 혼자 자전거를 타던 아이였다. 학교에서도 말이 없고, 잘 어울리지도 않았지만 자전거만큼은 잘 탔다.

그 말을 듣고 나자 골목 공기가 갑자기 싸늘해졌다. 하나둘 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재현이가 말했다.

“그냥… 조금만 더 타자. 뭐 괜찮겠지.”

친구들도 어쩐지 무서움을 감추려는 듯 말없이 따라 나섰다.

그날 밤, 재현이는 이상한 꿈을 꿨다. 골목길. 불 꺼진 어두운 가로등 아래, 헝클어진 머리의 초등학생이 자전거에 앉아 있었다.

그 아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얼굴은 피투성이였고, 눈은 시커멓게 파여 있었다.

“내 자전거, 네가 탔지…?”
“…내가 죽은 자리에서… 왜 웃으면서 타…?”

재현이는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땀이 온몸에 젖어 있었다.

다음 날 아침, 함께 자전거를 탔던 친구 두 명이 똑같은 꿈을 꿨다고 했다. 그리고 셋 중 한 명은 말했다.

“근데 나… 어제 자전거 탈 때… 뒷바퀴에 누가 매달려 있는 느낌이었어. 계속 뭔가 끌리는 소리가 났거든.”

그 이후로 그 골목에서는 밤마다 바퀴 소리와 끌리는 듯한 긁힘 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