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우리 동네에는 무당이 살았다.
작은 집이었지만 그 안에서는 늘 이상한 북소리나 이상한 말소리가 새어나왔다.
그 무당에겐 아들이 둘 있었는데, 첫째는 나보다 한 살 많았고 둘째는 내 여동생보다 한 살 적었다.

하루는 내 다섯 살짜리 여동생이 그 집 막내아들과 놀다가 싸움이 났다.
내 동생은 갑자기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그 아이를 땅바닥에 눕히고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놀라서 재빨리 달려가 둘을 떼어놨다.
그때 내 동생의 얼굴엔 분노보다 더 무서운 무표정이 서려 있었다.

그날 밤, 내 동생이 엄마에게 이런 말을 했단다.
“나... 살기 싫어. 죽고 싶어.”

고작 다섯 살짜리 아이가 한 말이었다.
그 이후, 나는 무당의 첫째 아들과 말다툼을 하다가 주먹으로 코를 맞았다.
당시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다음 날 새벽 6시에 일어났을 때 내 방은 피범벅이었다.
바닥, 이불, 내 잠옷... 코피가 얼마나 났는지 눈앞이 핑 돌았다.
이대로 있으면 죽겠다 싶어 부모님 방으로 비틀거리며 갔고, 다행히 지혈은 했지만 그 이후부터 이유 없이 코피가 터졌다.
그리고 피만 보면 식은땀이 났다. 피만 봐도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이 몰려왔다.

이후 그 집에 단 한 번, 단 한 번 놀러간 적이 있다.
그날, 나는 배가 너무 아팠고 아무것도 못 먹었다.
죽만 겨우 입에 댔고, 그날 밤부터 내 꿈속엔 처음으로 귀신이 나타났다.

장롱 문이 삐걱 열리며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천천히 기어나오고,
천장 모서리에는 눈이 없는 귀신이 거꾸로 붙어 있었다.

그날부터 나는 꿈속에서 유체이탈을 했다.
잠을 자면 몸이 무거워지고, 나는 천장에서 내 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집...
그 무당의 집에 놀러갔던 그날 이후로 모든 게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