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파트는, 참 이상한 곳이다.
해마다 한 명씩 꼭 투신을 한다.
사람들은 처음엔 "우연이겠지"라며 넘겼지만, 벌써 5년째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주민들은 이제 그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는다.
이 아파트가 예전에 사형집행현장이었다는 소문도 그냥 흘려듣는다.
그런 얘기를 꺼냈다간, 모두 눈치를 준다.
하지만 나는, 잊을 수 없다.
그날 밤을.
오후 9시.
학원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휴대폰으로 무심코 시간을 확인하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
바로 눈앞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쾅!”
그 소리는 내가 평생 잊지 못할 소리였다.
사람의 몸이 땅에 부딪혀 터질 때,
살이 찢기고 뼈가 으깨지는 소리.
나는 얼어붙은 채 바라봤다.
바닥엔 여자의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다.
머리가 깨져 뇌수가 바닥으로 흘렀고, 목뼈는 가죽을 찢고 튀어나와 있었다.
나는 그 장면을 ‘실시간’으로 봤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나는 망가졌다.
잠을 잘 수 없었다.
눈을 감으면 그 얼굴이 떠올랐다.
눈을 뜨면 바닥에 흩어진 내장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매일 밤, 나는 그 여자의 시신을 꿈에서 봤고
그 시각, 그 자리를 지날 때마다
눈앞에 ‘그 장면’이 다시 재생되었다.
눈을 감아도, 귀를 막아도…
그 날의 소리가, 그 날의 냄새가 떠나지 않았다.
정신과에 다녔고,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우울증 약도 먹었다.
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그리고, 귀신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날 밤이었다.
화장실 불을 끄고 문을 닫았는데,
거울에 ‘그 여자’가 보였다.
피투성이 얼굴로,
내 등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방문 앞에서도,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복도 끝에서도…
9시가 가까워질수록, 그녀는 가까워졌다.
그날 이후로 한동안 9시에 밖을 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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