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부가 돌아가셨다. 갑작스러운 일이었고, 장례식장은 연신 곡소리와 탄식으로 가득했다.
장례가 끝난 후, 나는 이모 집을 찾았다. 이모는 무거운 눈으로 문을 열어주었고,
“그래도 와줘서 고맙다.” 하고 말하며 날 들여보냈다.

이모네 집은 오래된 2층 연립주택이었다. 주택가 사이에 끼어 있어 낮인데도 그늘지고, 마당엔 죽은 화분만 놓여 있었다. 안에 들어가니 묘하게 눅눅한 공기가 폐에 얹히는 듯했다.
나는 이모가 차려준 밥을 먹고, 너무 피곤해 사촌동생 방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였다.

그리고 꿈을 꿨다.

아니, 꿈 같지도 않았다.

눈을 떴을 땐 분명 사촌동생 방이었다. 벽지, 책상, 창문까지 모두 그대로였다.
하지만 문을 열자… 거실이 아닌, 또 다른 방이 있었다.
그 방도 익숙했다. 조금 전 내가 있던 사촌동생 방과 똑같았다.
이상했다. 그래서 다시 문을 열고 나가려 했는데,
또 그 방이 나왔다.

또다시. 또다시. 문을 열 때마다, 똑같은 방이 이어졌다.

“뭐야… 이건… 꿈이야?”
나는 몇 번이고 문을 열고 나갔다. 하지만 거실도, 이모도, 세상도 없었다.
오직 똑같은 방, 창문 밖은 밤인지 낮인지 모를 어두운 회색 하늘뿐이었다.
점점 숨이 막혔다.
벽이 조여오고, 방이 나를 삼키는 느낌이었다.

“여기서 못 나가면 죽는다…”
그 직감이 들자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 순간 깼다.

숨을 헐떡이며 눈을 떴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눈동자만 간신히 굴러가고, 사촌동생 방의 천장이 꿈속과 똑같이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익숙한 방.
그런데 그 천장 구석… 꿈에서도 본 자리.
누군가 서 있었다.

검은 실루엣. 얼굴이 없는 사람.

나는 다시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날 이후 ,
나는 다시는 이모 집에 가지 않았다.

몇 달 후, 이모는 갑자기 집을 팔고 작은 아파트로 이사 갔다.
그리고 그 집은 얼마 지나 철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