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 빨간마스크 얘기 알아?”

6학년 반에서 점심시간, 교실 구석에 모인 네 명의 아이들. 창문가 자리의 민수는 수그린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흐린 오후였다.

“빨간마스크? 그거 옛날 괴담 아냐?” 은지는 반신반의한 표정이었다.

“진짜야. 우리 형 친구가 봤대. 그 여자 말이야. 마스크 쓰고 다가와서 ‘나, 예쁘니?’ 하고 물어보면…”

“에이, 진짜 나오면 뉴스에 나오지.”

“아냐, 그건 죽은 애들이 있어서 못 나오는 거래. 너 A형이지? 그 여자가 나오면 네 입은 웃는 만큼 찢긴대.”

“무, 무슨 소리야… 그거 다 헛소문이야.” 은지가 움찔했다.

그러자 조용히 듣고 있던 병호가 말을 보탰다. “우리 누나 친구가 작년에 진짜 봤다잖아. 마스크 쓴 여자. 하얀 코트 입고… 학교 근처에서 따라왔다고.”

그 순간, 복도에서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덜컥! 아이들 모두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창문 너머엔 아무도 없었다. 민수가 얼굴을 창백하게 하며 말했다.

“근데 이상하지 않아? 요즘엔 코로나도 끝났는데 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여자가 있을까?”

그날 방과 후, 은지는 혼자 집에 가게 되었다. 우산을 쓰고 조용한 골목길을 걷던 중이었다. 빗소리와 자신의 발자국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문득, 등 뒤에서 고요하게 다가오는 발소리가 느껴졌다. 은지는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하얀 코트, 긴 머리, 마스크를 쓴 여자가 서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다가오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나… 예쁘니?”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예쁘냐고…?”

은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예… 예뻐요…”

그 순간, 여자는 마스크를 천천히 내렸다.

입은 귀까지 찢어져 있었고, 웃고 있었다. 끔찍하게.

“…이래도, 예뻐…?”

은지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여자는 낫을 꺼냈다.

“그럼, 너도… 예쁘게 해줄게.”

다음 날 아침, 학교엔 경찰이 와 있었다. 은지는 등굣길에서 실종되었다. 그녀의 우산만이 피 묻은 채 발견되었다.

아이들 사이에선 다시 빨간마스크의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제 아무도 혼자 하교하지 않았다.

민수는 거울을 보며 자신이 O형이라는 걸 다시 떠올렸다. 그리고 어젯밤, 누군가 자신의 창밖에서 묻던 그 목소리도.

“…예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