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나는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병실은 복도 중간쯤 위치한 1인실이었고, 형이 나를 돌봐주기 위해 같이 병실에 머물렀다.
어느 날 밤, 형이 간호사에게 물었다.
“누나, 저 복도 끝에 있는 이상한 거울...거기에 뭔가가 나온다면서요?”
간호사 누나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대충 웃으며 말했다.
“엉뚱한 소리하지 말고 잠이나 자. 잠안자고 떠들면 대왕주사 놔 버릴테다.”
그날 밤, 나는 갑자기 화장실이 너무 급해졌다. 한밤중에 거기 지나가는 것이 무서웠지만, 이를 악물고 슬리퍼를 끌며 복도를 걸었다.
볼일을 마치고 돌아나오는 길, 복도 끝의 거울이 눈에 들어왔다.
형이 말하던 그 거울.
어쩐지 눈을 떼기 힘들었다.
나는 거울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때, 화장실 문이 삐걱 열리더니 누군가 나오는 게 거울에 비쳤다.
놀라서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다시 거울을 보았다.
이번엔… 한 여자가 거울 안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긴 머리, 핏기 없는 얼굴, 눈은 푹 꺼진 채로, 입꼬리는 이상하게 올라가 있었다.
나는 눈을 비볐다.
‘내가 지금 너무 피곤해서 잘못 본 건가?’
다시 눈을 뜨자 아무도 없었다.
“후…”
숨을 돌리려는 순간, 거울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 순간—
거울 속에서 여자의 손이 튀어나왔다.
차갑고 축축한 손이 내 손목을 낚아채며, 끌어당겼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온몸을 뒤틀었다.
“놓으라고!!”
간신히 손을 빼내자, 여자는 웃으며 천천히 거울 안으로 사라졌다.
거울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비어 있었다.
하지만 웃음소리는… 계속 들렸다.
아주 또렷하게, 내 귓가에서.
“히히히히히…”
나는 미친 듯이 병실로 도망쳤다.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형이 놀라서 물었다.
“야, 어디 갔었어?! 왜 그렇게 땀에 절어있어?!”
말도 못 하고 숨만 헐떡이던 나는 겨우 손목을 보여주었다.
그 여자가 잡았던 그 손목에, 손가락 모양 그대로 시퍼런 멍이 나 있었다.
퇴원하는 날, 간호사 누나는 이상하게 말이 없었다.
나는 끝까지 물어보지 못했다.
그 복도 끝의 거울에 대해.
그 웃던 여자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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