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시절, 동아리 MT에서 겪은 일이야.
그날은 밤 늦게 마실 술이 부족해서, 후배 녀석과 함께 차를 타고 근처 마트를 드라이브 중이었지.

그곳은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고, 인적도 거의 없는 외진 길이었어. 가로등도 드물고, 어둑한 숲이 양옆으로 펼쳐진 곳.
운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후배가 "선배, 저기 사람 있는 거 같은데요?" 해서 나는 차를 멈췄어.

앞을 보니 낡은 자판기 앞에 어떤 여자가 주저앉아 있었어.
긴 머리에 하얀 원피스를 입고, 뭔가를 찾고 있었어.

후배 녀석이 먼저 창문을 내리고 말을 걸었어.
"무슨 일 있으세요? 뭔가 찾으세요?"

나는 조수석에서 덧붙였지.
"필요하신 거 있으면 같이 찾아드릴게요."

그 여자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어.
"정말요…?"

순간, 나는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렀어.
그 여자가 고개를 천천히 돌렸거든.
그 순간, 나는 확신했어. 이건 사람이 아니야.

그 여자의 눈 자리는 텅 비어 있었고, 시커먼 구멍 안에서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어.
피는 입가를 타고 턱까지 흘렀고, 그녀는 웃고 있었어.
나는 말도 안 하고 시동을 걸고 그대로 차를 몰아 도망쳤어.

후배는 내 옆에서 당황해서 외쳤지.
"선배! 왜 이래요! 뭐야 도대체!"

나는 이를 악물고 말했어.
"…네가 손전등을 찾고 있을 때, 난 봤어… 그 여자… 눈이 없었어… 눈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어…"

그 후로 우리는 술을 사는 건 포기하고 곧장 펜션으로 돌아왔어.
돌아오는 길에도 나는 룸미러를 절대 쳐다보지 않았어.

왜냐면… 차를 타고 도망칠 때, 창밖에 스치듯 본 그녀의 뒷모습에서,
내 쪽 창문에 손자국이 남겨져 있었거든.
핏자국으로…

그리고 그날 밤, 나는 잠들기 직전에 똑같은 목소리를 들었어.
"혹시… 내 눈… 못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