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우리 반은 4층 교실에 있었다.
그날은 평범한 점심시간이었다.
나는 짝지와 나란히 도시락을 먹으며, 교실 왼편 창가의 커튼을 바라봤다.
얼룩지고 냄새까지 밴 커튼. 마침 선생님이 말했다.
“누가 좀 저 커튼 떼서 빨아오자. ○○이는 키 크니까 네가 해줘.”
우리 반에서 제일 키가 컸던 친구.
그 친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창가로 갔다.
우리는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혼자서 레일을 힘겹게 잡고, 커튼을 떼던 그 순간—
“우… 워어…!”
레일이 갑자기 찢어지듯 휘어지며,
친구는 커튼과 함께 창문 밖으로 떨어졌다.
쿵.
순식간이었다.
우리는 얼어붙은 채 창밖을 내려다봤다.
화단 펜스 위, 뾰족한 철창이 그의 가슴을 관통하고 있었다.
피는 바닥에 난자했고, 커튼은 아직도 그 몸에 엉켜 나부끼고 있었다.
그 순간, 사회 과목 여선생님이 교무실 베란다에서 양치질을 하다 실시간으로 그 장면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119에 신고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심장 파열로 결국 사망 판정을 내렸다.
그날 이후, 우리는 말 그대로 죽은 것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았다.
며칠 후부터 이상한 꿈이 반복됐다.
복도에서 친구들이 다 교복을 입고 걷고 있었다.
그런데…
흰 옷을 입은 키 큰 아이가 혼자 조용히 등교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다가와 말했다.
“왜 교복 안 입었어?”
그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가슴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흰옷은 붉게 물들었고, 친구들은 비명을 지르며 학교밖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나만—
나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 친구가 피를 질질 흘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날 이후 학교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방과 후 화장실 청소를 하던 아이가 말했다.
“나..진짜 봤어…
거울을 봤더니, 내 뒤에… 그 애가 서 있었어.
피 묻은 흰옷을 입고…”
그리고… 이상하게도,
바람이 부는 날이면,
아무도 손대지 않은 창가에서 바스락, 바스락
누군가 커튼을 다시 달고 있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