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는 올해 예순이다.
40년을 넘게 담배를 피웠고, 술은 잘 안 마신다.
그래도 밤이면 느끼한 치킨이나 족발 같은 기름진 걸 꼭 먹는다.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앉아 담배를 문다.
가족 모두가 그 냄새를 싫어해도, 아무도 말릴 수 없다.

기침은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
특히 새벽에 심했다.
폐 속에서 울리는 듯한 소리.
가끔은 그 소리로 집이 진짜로 떨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병원은 안 간다.
무서워서.

그 말이 맞긴 했다.
건강검진은 거른 지 오래고, 약도 겨우 혈압약 하나만 복용한다.
영양제도 안 먹고, 운동도 안 한다.
이빨은 다 빠졌고, 틀니는 잘 씻지도 않는다.
사람을 만나면 웃는 대신 기침을 한다.



아버지는 요즘,
낮엔 피시방에서 게임을 열 시간 넘게 하고,
밤이면 친구 만나 당구치고 온다.
노가다는 가끔 나가는데, 일은 거의 안 한다.

우리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상한 일이 생겼다.



새벽 4시쯤,
내 방 바로 옆 아버지 방에서 또 기침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은,
두 사람의 기침 소리가 들렸다.

한 소리는 익숙한 아버지의 목쉰 소리.
다른 소리는… 더 깊고, 오래된,
마치 바닥 밑에서 울리는 것 같은 기침 소리였다.

나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방은 깜깜했고, 아버지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런데 창가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말라비틀어진 어깨, 흰 연기로 퍼지는 형체.
그것은 담배 냄새처럼 스며들어 있었다.
그리고 창문 너머로 사라졌다.



다음 날 아버지는 말했다.

"꿈을 꿨다.
누가 날 데리고 가려고 했어.
입도 없고, 이도 없고, 기침만 하던 놈이었어.
근데 내 담배를 피우더라."



나는 그때 알았다.
그 기침은 아버지 하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그건 이 집에 뿌리 내린 업의 숨소리였다.



지금도 새벽이면,
기침 소리가 두 겹으로 울린다.
하나는 아버지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버지를 기다리는 자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