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골 외딴 마을 ‘송재리’.
서울에서 자란 '이준형(29)'은 귀농을 위해
지역 귀농귀촌 체험단에 참여해
이 마을에 한 달간 머무르게 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 방을 또 줬다고요?”
“또...새로운 사람이네…”
속삭임과 수군거림 속, 준형은
폐교를 개조해 만든 ‘게스트하우스’ 2층 방에 머문다.
그 방은 원래 학교 기숙사였다고 했다.
그날 밤, 잠에 들려는 찰나
천장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준…형…”
땀에 젖은 채 벌떡 일어난 준형.
현관문 앞엔 빨간 치마 조각이 떨어져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관리인은 말한다.
“옛날에 여기 교직원 기숙사에 있던 아가씨가 죽었어.
누가 그랬는지도 몰라.
이상하게도 여길 맡았던 사람들마다
그 목소릴 들은 날로부터 꼭 사흘 뒤에 죽었지.”
준형은 마을 기록을 뒤지다,
10년 전 이 마을의 폐교 근처에서
'김아라(24)'란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된 사건을 알게 된다.
학교에 여름방학 보조교사로 왔다가,
실종된 지 일주일 만에 우물 안에서 발견됐던 것이다.
죽기 전 마지막으로 머문 방이
지금 준형이 쓰고 있는 그 방이었다.
그날 밤 또다시 목소리가 들린다.
“…왜… 아무도… 몰라줘…”
준형은 다시 천장을 살핀다.
그리고 발견한 감춰진 다락방 입구.
쥐구멍만한 천장 구멍을 통해 안을 비추자
빨간 원피스 조각들,
그리고 낡은 수첩 하나가 떨어진다.
수첩에는 아라의 글씨체로 보이는 일기가 있었다.
“조 기장님이 자꾸 밤에 술 마시고 찾아온다.
무섭다. 다들 모르는 척한다…”
조기장.
현재도 마을에서 경로당 관리인으로 일하는 노인이었다.
준형은 다음 날 그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혹시… 김아라 씨 기억나세요?”
그 순간, 조기장의 표정이 사색이 되며
손에서 막걸리 잔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그날 저녁, 조기장이 우물에 빠져 죽은 채 발견된다.
하지만 스스로 빠졌을 리 없는 구조였다.
며칠 뒤, 마을은 정식으로 수사에 들어가
조기장이 수년 전부터 마을 젊은 여성들을
음흉하게 괴롭혀온 기록과 증언이 나왔다.
준형은 그 모든 기록을 모아
폐교 뒤에 작은 추모비를 세운다.
그날 이후,
게스트하우스에서 이름 부르는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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