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오랜 무직 생활 끝에 간신히 취업했다.
문제는 직장이 너무 외진 곳에 있다는 거였다.
마땅한 방이 없어 결국, 회사 근처의 오래된 원룸 건물 2층 끝방을 얻었다.
곰팡이 냄새에 벽지는 벗겨지고, 창문은 오래된 먼지로 흐릿했다.
“이런 데서 사람이 살 수는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현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첫날 밤은 조용했다. 하지만 새벽 2시가 되자,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사각… 사각사각…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것 같은 기분 나쁜 소리.
나는 옆방 아저씨 짓이라고 생각했다.
옆방 문을 두드렸다.
“아저씨, 새벽에 소리 좀 내지마세요…”
문이 열렸다. 잠결의 눈을 비비며 아저씨가 나왔다.
그리고 무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한 거 아니야.
전에 살던 사람도 이 시간에 그랬어…
이번엔 얼마나 버티고 나갈런지…”
문이 쿵 하고 닫혔다.
그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다음 날, 직장 선배와 점심을 먹다가 그 얘기를 꺼냈다.
“선배, 저… 회사 근처 원룸 건물 2층 끝방에 살거든요.”
선배는 수저를 내려놓고 나를 봤다.
“너도…?
나도 거기 살았었어. 오래 못 있었지.
거기 귀신 나와.”
그날 밤. 나는 눈을 떴다.
새벽 2시. 다시 그 소리.
사각사각…
그리고 천장에서
시커먼 머리카락이 천천히 내려왔다.
몸이 얼어붙었고, 숨을 쉬는 것도 잊었다.
그 머리카락 사이로
하얗고 흉측한 얼굴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동자도, 눈물도 없는 창백한 눈으로 나를…
나는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왔다.
옷도 제대로 못 챙긴 채 직장으로 달려가
회의실 소파에서 밤을 새웠다.
다음 날, 그 방을 부동산에 바로 내놓았다.
누군가 또 거기 들어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그 방은, 사람 살 곳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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