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이 되고 몇 주 뒤, 우리 학년은 수학여행을 떠났다.
그날 아침, 우리는 속리산 문장대로 향했다.
가벼운 산행이라 생각했던 우린, 마치 경쟁하듯 날렵하게 산을 올랐다.
제일 먼저 정상에 도착한 몇몇이 인증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맑은 하늘, 선선한 바람, 들뜬 분위기. 모두가 웃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 한 친구가,
절벽 가장자리에서 더 좋은 구도를 찾겠다며 바위 위로 올라갔다.
“하나, 둘—”
찰칵.
그 순간,
“어… 어어어어…!”
친구의 몸이 중심을 잃고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누군가 비명을 질렀고,
남은 우리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아무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 아래는,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낭떠러지였다.
헬리콥터까지 동원된 수색은 몇 시간을 넘겼고,
결국, 친구의 시신은 등산로에서 벗어난 험한 바위틈에서 발견됐다.
형체는 알아보기 어려웠다고 한다.
산 정상에서의 웃음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완전히 사라졌다.
즐거워야 할 수학여행이
초상집처럼 조용했다.
수학여행이 끝난 뒤, 이상한 일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어떤 아이가 말했다.
“나, 복도에서 걔 봤어.”
다들 헛소리라며 넘겼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친구가 말했다.
“도서실 창문에 비쳤어. 내 옆에 걔가 있었어.”
그리고…
문장대에서 사진을 찍었던 아이중 한명이 악몽을 꿨다.
어두운 산속.
절벽 끝에 서 있는 자신.
등 뒤에서 들려오는 조용한 목소리.
“…왜 나만 떨어졌지?”
“…너희는 왜 웃고 있어?”
꿈에서 깨어난 아이는
자신이 떨어지는 순간에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깼다고 했다.
가장 섬뜩했던 건,
그날 찍었던 사진이었다.
정상에서 찍은 단체 사진 속,
절벽 끝 바위 위에 서 있는 사람.
그건, 이미 떨어져야 했던 아이였다.
눈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웃고 있지도 않았다.
눈동자도, 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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