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은 늦은 밤, 평소 잘 가지 않던 길로 집에 가고 있었다. 그 길은 오래된 철도 건널목을 지나야 했다.
마침 기차가 지나가고 있었고, 철컥철컥—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밤공기를 가르고 있었다.

서연은 그 앞에서 운동화 끈이 풀린 것을 발견하고 몸을 숙였다.
끈을 묶던 중, 그녀는 기차 사이로 건너편에서 치마를 입은 여성의 다리가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그 여자는 가만히 서 있었다. 달리는 기차 사이로 보이는 그 다리는, 마치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기차가 완전히 지나간 뒤— 그 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어… 뭐야?”

서연은 어리둥절했다. 그 주변은 시야가 탁 트여 있었고, 숨을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치마를 입은 여자의 모습은 없었다.



다음 날, 서연은 이 이야기를 친구 민지에게 했다.

“에이, 거짓말이지?”
“진짜야. 분명히 봤어.”
민지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혹시… 그 건널목? 우리 동네에서 유명하잖아.”
“유명하다고? 무슨 얘기야?”
“몰랐어? 거기, 옛날에 여자가… 음, 잘 모르겠지만 이상한 소문이 있어.”
“뭔데? 무슨 소문?”
“글쎄… 자세히는 모르는데, ‘건널목 귀신’ 같은 게 있다는 얘기야. 누가 봤다는 사람도 있고.”
“…그걸 이제 말해?”
“무섭지만… 재밌을 것 같지 않아? 오늘 밤 가보자!”

서연은 망설였지만, 민지의 말에 결국 함께 가기로 했다.



그날 밤, 둘은 다시 건널목을 찾았다.
기차가 한 번 지나갔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역시 네가 잘못 본 거겠지?”
민지가 건널목 옆 보도에 앉아 말했다.
시간이 늦어지자 민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먼저 갈게. 내일 학교에서 보자.”

서연은 혼자 남았다. 문득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철로 위를 멍하니 바라보게 되었다.
기차도 없고, 사람도 없다. 조용한 밤이었다.

그런데—

사박. 사박. 사박.

멀리서부터 철도 위를 걷는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서연은 소리를 따라 고개를 들었다.
어두운 선로 위,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다.
달빛에 비친 하얀 다리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녀는 꼼짝하지 못하고 바라봤다.
바로 앞까지 다가온 그 존재— 그 여자는… 목이 없었다.

“……!”

서연은 숨이 멎을 것 같았다. 뒷걸음질을 치다 그만 철로 위에 넘어졌다.
목이 없는 여자는 그녀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서연은 소리를 지르지도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대로 실신하고 말았다.



건널목 근처에서 실신해 있는 서연을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고, 서연은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그날 이후 서연은 그 건널목 근처에는 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