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생이다. 자취를 시작하면서, 오래된 아파트 하나를 얻었다. 관리비 포함해도 싼 편이었고, 창문도 크고 채광도 좋아서 꽤 만족하고 있었다.
이상한 일은… 이사한 지 며칠 안 되어 시작됐다.

밤 11시쯤, 책상에 앉아 과제를 하고 있었는데
문득 창문 쪽이 이상하게 조용했다. 아니, 너무 조용했다.
보통 바깥 소음이나 위층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데, 그날만은 무슨 진공 속처럼 정적이었다.

무심코 고개를 돌리자,
창문 틀에 머리 하나가 밖을 향해 살짝 기울어져 있었다.
긴 머리카락에,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었고…
그 얼굴이 창문 유리에 겹쳐져 웃고 있었다.

나는 말하다 말고 의자에서 튀어나오듯 일어나 컴퓨터가 있는 앞 방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정신없이 게임을 켰다. 테트리스.
블록을 맞추는 데에 집중하면, 아무 생각이 안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나는 그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문은 닫아뒀고, 형광등도 고장 난 채 그대로였다.

한 달쯤 지나자 이상한 감각이 점점 옅어졌고, 어느 날은 ‘별일 아니었겠지’ 싶어서 다시 방에 들어가 책상 앞에 앉았다.
대학 생활이 바빠져서 자연스럽게 그 일을 잊고 살게 됐다.
하지만 그 방은…나를 잊지 않은 듯했다.

어느 날, 정말 기절하듯 잔 밤.
잠결에 누가 쿵 하고 창문턱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그 뒤로는 쿵쾅… 쿵쾅… 쿵쾅…
누가 집 안으로 들어와 내 방을 뛰어다녔다.
심장 소리가 아니라, 무언가 날렵하고 빠르게 방 안을 질주하는 기척. 그리고—
내 옆에 누군가가 누웠다.

나는 눈을 뜨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뜨면 안 된다고 느꼈다.
그건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어떤 날은, 아무도 없는데 방 안 어딘가에서 계속 걷는 소리가 났다.
그 발소리는 이상하게 젖은 듯 늘어지며—
쩌억… 쩌억… 쩌억…
그러다 어느 순간 멈춘다.
그때가 가장 소름 끼친다.
왜냐하면, 나는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소리가 멈췄다는 건,
지금 나를 보고 있다는 뜻이니까.

나는 부적도 사서 붙이고, 새벽마다 유튜브에서 불경을 틀어놓고 잤다.
하지만 그건 잠시뿐이었다.
며칠 전, 오빠가 놀러와 내 방에서 자겠다고 해서 침대를 양보했다.
한참 자던 오빠가 갑자기 이불을 질질 끌고 컴퓨터방으로 왔다.

“왜, 왜 그래?”

오빠는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네 방에서 자는데… 귀에 누가 계속 뭐라고 속삭이더라. 진짜 계속… 끊임없이 말야.”

“뭐라고 했는데?”

잠시 침묵하던 오빠는 귀를 막듯 손을 올리고,
입술을 떨며 중얼거렸다.

“걔 어디 갔어? 걔 어디 갔어? 걔 어디 갔어?”
“걔 어디 갔어? 걔 어디 갔어? 걔 어디 갔어? 걔 어디 갔어?”



나는 지금도 그 집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가끔
누군가가 내 컴퓨터 뒤에서 나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