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 입대를 기다리던 그 해 봄.
나는 고등학교 후배와 둘이서 원룸을 얻어 함께 자취를 시작했다.
낮엔 각자 알바하고, 밤엔 컵라면 끓여먹으며 게임하고 잡담하던 평범한 하루하루였다.

처음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문제는 그 날 밤부터였다.



후배는 그 날 이후부터 밤만 되면 이상해졌다.
허공에다 손을 휘저으며 “무서워… 날 쳐다보고 있어…” 하고 울기 시작했고,
다락방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여자… 저 여자 무서워…”



나는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화를 참지 못하고 후배 멱살을 잡고 말했다.

“정신 차려. 아무도 없어. 미쳤냐?”



하지만 그런 날이 반복됐다.
불을 켜놓고 자도 소용이 없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누나가 다니는 교회에 같이 가게 되었다.
후배를 데리고 간 날, 청년회 전도사님이 그를 보더니 단박에 말했다.

“얘… 귀신을 보네요.”



나는 믿을 수 없었지만, 후배는 그날 이후 전도사님 집에서 지내게 됐다.
그러고 나서 조금씩 편해지는 것 같았지만, 진짜 끔찍한 일은 그 다음이었다.



어느 주말, 전도사님이 맛있는 거 사준다며 나를 불렀다.
차를 타고 따라간 곳은 축귀사역 현장이었다.
말로만 듣던 귀신 들린 아이가 있다는 곳이었다.

거기엔 체구가 작고 삐쩍 마른 초등학생 아이가 있었다.
눈빛이… 이상했다.
비어 있는 듯하면서,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이 문제였다.

입꼬리는 찢어질 듯 올라가 있었고,
공중에서 뒤로 두 바퀴씩 돌며 계속 웃었다.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전도사님은 아이에게 손을 얹고 기도했지만,
그 아이는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점점 더 웃기 시작했다.

나는 결국 못 견디고, 집 밖으로 나갔다.
하늘을 보며 숨을 몰아쉬었고, 다시는 이런 곳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전도사님은 이후에도 여러 사역을 하셨다.
귀신 들린 사람들을 만나면 직접 ‘축귀’를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