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일찍 눈이 떠졌다. 지독한 악취 때문이었다. 문을 열어도 냄새가 빠지지 않았다. 어디에서 나는 건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버스에 탄다. 바닥을 본다.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면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빈자리에 앉았다. 내가 앉자마자 앞좌석에 있던 사람이 창문을 열었다. 그때였다. 그 악취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앞자리 사람이 코를 만진다. 사방을 둘러보다 오만상을 한 초등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심장이 벌렁거렸다. 아니다. 착각일 것이다. 이곳저곳을 킁킁대어 봐도 냄새는 나지 않는 것 같다. 편의점에서 일한 지 한 달이 되었다. 잘리지 않고 이렇게 오래 일한 것은 처음이다. 지수 언니는 날 싫어한다. 오늘도 언니는 내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다. 물건 진열을 하러 언니 앞을 지나쳤다. 언니는 얼굴을 구기더니 갑자기 마스크를 꺼내 썼다. 뺨이 달아올랐다. 냄새 때문이냐 묻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기어들어 가는 내 목소리를 타박할 게 뻔했다.
손님이 들어왔다. 표정이 없는 걸 보자 안심이 되었다. 코를 간질이던 악취가 사라졌다. 이내 그는 주먹을 쥐고 코를 막았다. 냄새가 다시 진해지기 시작했다. 손님은 아무것도 사지 않고 도망치듯 매장을 나갔다.
오늘 언니는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나와 떨어져 있으려 했다. 창고로 가 다시 냄새를 맡아봐도 내 몸에서 나는 냄새는 아닌 것 같았다. 심호흡을 하고 지수 언니에게 갔다.
“지수 언니...”
언니는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저기... 저... 저한테서...”
“어우 이게 무슨 냄새야?”
매장에 들어온 손님이 새된 목소리로 말했다.
“락스 냄새예요.”
언니가 대답했다. 의아했다. 악취는 락스 냄새완 달랐다. 모든 게 착각이었던 걸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냄새는 났다 안 나기를 반복했다. 아무나 붙잡고 묻고 싶었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다. 엄마에게 전화를 해볼까 했지만, 당장 본가로 내려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연락처를 뒤져도 물어볼 사람이 없다. 파리가 자꾸만 내 주변을 맴돈다.
순간 주민센터가 눈에 들어왔다. 공무원들에게 나는 수많은 민원인 중 하나일 거란 생각이 스쳤다. 어쩐지 용기가 생겼다.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는 내내 조마조마했다. 띵동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순서가 왔다. 입이 바싹바싹 마르고,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눈을 질끈 감고 공무원에게 다가갔다. 냄새가 나냐고 물어만 보는 거다. 그것만 확인하면 되는 거다.
근데…. 정말 냄새가 나는 거면 어떡하지? 이 냄새가 평생 지워지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럼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몸이 굳었다. 나는 얼른 그곳을 빠져나와 집으로 달려갔다. 뛰면 뛸수록 악취는 짙어졌다. 견딜 수 없다. 사람들은 날 피할 것이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그냥 주저앉았다. 눈물이 났다. 한참을 울다 진정하는데, 낯선 소리가 들렸다. 불규칙한 진동음에 가까웠다. 위에서 나는 소리였다. 나는 불을 켜고 위를 봤다. 천장엔 통통하게 살찐 파리 떼가 촘촘히 붙어있었다. 비명을 지르며 화장실로 갔다. 이상했다. 거울 속엔 내가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아닌 내가 있었다. 그것은 목을 매단 채 썩어가고 있는 나의 육신이었다. 무표정한 얼굴엔 구더기들이 기어다녔다.
툭, 툭, 투둑투둑.
파리 떼가 화장실 문을 두드린다. 악취는 나를 잡아 삼킬 듯 거대하다. 나는 기꺼이 그것에 내 몸을 맡기기로 한다.
밖에돌아다닌건 머야? 전개가 너무 어질어질하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