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무서울진 모르겠음.
남들 한번쯤은 겪어본 군대썰이야...대부분 기묘하고 쎄한 경험한 건 군대에서 겪은 게 전부야.

간단히 설명하면 일단 난 육군 현역으로 갔다가 전경으로 차출이 된 케이스야.
그리고 군단위 시골 경찰서로 자대배치되서 1년 정도는 경찰서 상황실 내근직, 나머지 1년 정도는 관내에 있는 검문소에서 생활했지.

암튼 이번 썰은 상황실 근무를 설 때 겪은 일인데 워낙 사건 사고가 적은 시골 경찰서다보니까 상황실이 112신고센터와 같이 운영됐어.

근무는 경찰 한명과 전경 한명이 서는 형태고 당시 새벽에 나 혼자 상황실 근무를 서고 있었지.(같이 근무 서는 경찰은 상황실 안쪽 휴게 공간에서 자고 있었고)

시기는 아마 12월쯤이었을 거야. 그날 소복하게 쌓일 정도로 눈이 왔었으니까. 새벽 두시쯤이었나? 112신고전화로 전화가 걸려왔어.
(TMI인데 당시엔 발신자번호 뜨는 것도 군단위 경찰서라고 안될 때였음. 조금 옛날이기도 했고...과장 1도 없고 112신고전화 99%는 다 장난전화일 정도였어...잡지도 못해 ㅅㅂ 개가틈)

그 시간에 오는 전화는 보통 주취자가 시비트거나 하소연하는 전화가 대부분이었고 역시나 그때도 주취자 전화였어. 원래는 아무리 장난전화고 열받아도 우리 입장에서는 싸우면 절대 안되지만 그날은 이상하게 빡이 치는거야.

당시 대화내용은 기억이 잘 안나. 상대는 못 알아듣는 말로 개소리를 지껄이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도돌이표만 반복되는 와중에 열받은 나도 계속 상대를 자극했지.

그리고 대충 막판 대화가 이랬어.

주취자 : 이 개새끼야. 너 어디야? 가서 죽여버린다!!

나 : 여기? 땡땡경찰서 상황실이다. 씨발노마.

주취자 : 너 씨발 딱 기다려!!!

나 : 올 수 있으면 와. 병신아.

주취자 : 알았어!! 개새끼야!!

이러고 전화를 끊더라고. 저런 협박에는 어지간해선 안쫄게 돼. 미치지 않고서야 진짜 오는 경우는 없으니까. 그래서 난 에이씨 오늘 그지같네 이러고 말았지.

그렇게 15~20분쯤 지났을 즈음 난 담배 한대 피러 2층 상황실과 연결된 국기게양대 쪽 베란다라고 해야하나? 거기로 나갔지. 그곳에선 경찰서 정문이 바로 보이는 곳이었어. 상황실에서 정문까지 거리는 30미터쯤 되고.

그때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모금 빠는 순간 정문으로 택시 한대가 들어오더라고. 그래서 난 '에이, 설마 아까 그 새끼 진짜 왔나?'하고 정문입구에 정차한 택시를 내려다봤어.

진짜 그놈이라해도 어차피 정문에 입초 근무 서는 후임이 있으니 알아서 컷해서 보내겠지라고 생각했을때 정문에서 전화가 오는 거야.

당시 대화내용을 기억나는대로 써보자면 이래. 일단 후임 이름은 똘비라고 할게.

똘비 : 충성! 이땡땡 상경님. 정문인데 말입니다.

나 : 어, 똘비야. 왜?

똘비 : 방금 택시 한대가 들어왔는데 말입니다....

나 : 방금 담배피면서 봤어. 혹시  술 취한 놈 왔냐?

똘비 : 그게...조금 이상해서 말입니다.

똘비 목소리가 좀 당황한듯 싶었고 수화기 너머로 택시기사로 추정되는 남자의 목소리가 어수선하게 들려왔어.

나 : 왜? 뭐가 이상한데?

똘비 : 그게 택시기사님이 남자손님을 태우고 경찰서로 가자해서 왔는데...뒷좌석에 손님이 없다는데 말입니다?

나 : 에? 뭔 개소리래?

똘비 : 저도 모르겠습니다.

나 : 택시기사님 바꿔줘봐.

이러고 택시기사님이랑 통화를 했어. 자초지종을 들으니 읍내에서 남자손님을 태우고 경찰서로 갑시다 해서 왔는데 경찰서 정문에 도착하니 손님이 안보이더라는거야.

당연히 택시기사와 주취자 목소리는 완전 달라서 동일인은 아니었어. 그렇다고 중간이나 도착해서 몰래 내리지도 않았고.

도착해서 이게 아니다싶어 몰래 내리고 도망친거라면 정문 근무 서고 있던 똘비가 못봤을리가 없거든. 그때부터 나도 조금 섬뜩해지더라고.

일단 난 자세한 상황은 설명하지 않고 택시기사에게 혹시 신호대기 중에 내린거 못 보신거 아닐까요? 하면서 진정시키고 돌려보냈어. 택시기사도 내가 그렇게 말하니 그런가? 긴가민가한 반응이었지.

택시기사가 돌아간 뒤 약 2~3분쯤 후로 기억해...다시 112신고전화로 전화가 오더라고.

나 : 네, 땡땡경찰서 112신고센터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 뭐야? 너 혼자 있던거 아니었어? 아쉽네... 크큭!

이러고 전화가 끊겨버렸어.

와...그때 머리속이 새하얘지고 등골이 오싹해지더라. 그게 귀신이었어도 쥰내 무서울 텐데...진짜 사람이라 생각하니 더 공포로 다가오더라.

그러고 조금 진정이 되고나서 설마....사람이겠지? 라고 이성적으로 생각이 들면서 재다이얼로 내가 걸어볼까 했는데 개쫄아서 못걸었어. 사람이든 귀신이든 내가 다시 걸면 또 올 거 같아서ㅠ

찝찝하지만 이렇게 마무리야. 암튼 무당얘기에 혼란스러운 갤 분위기에다 썰 내놓으라해서 한번 풀어봤는데 너무 길어진거 같네...반응 괜찮으면 또 다른 썰로 찾아올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