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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도 대머리였지만 원로급이 된 지금도 대머리인 조향사 베르트랑 뒤쇼푸르.


데뷔 후 지금까지 한번도 메이저 브랜드의 향수를 만들지 않았고 라티잔, 꼼데가르송, 더 디퍼런트 컴퍼니 등 작품성 중시하는 니치하우스의 향수만 작업해왔음.


이 대머리는 어떻게 향수를 만들노? 올해 2월 니치앤코에 실린 인터뷰를 보자. 아니마 문디 익스페리언스 콜렉션 3종을 막 출시했을 때였다.



ㅇ 반갑다 게이야. 어쩌다 조향사가 된 거임?


17살 때 사귀던 여자친구 덕분에 향수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음. 비슷한 시기에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조향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모든 후각 창조물 뒤에 숨어 있는 그 직업에 끌렸어.



ㅇ 향수 만들 때 어떻게 함? 과정을 설명해줘.


일단 창작을 시작하기 전에 뭘 만들고 싶은지 정확한 개념을 정해야 돼. 조향도 다른 모든 종류의 예술과 마찬가지야. 나는 주로 공감각적인 심상을 떠올리곤 해. 후각이든 시각이든 청각이든, 사람의 감각을 표현하는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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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쇼푸르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아무아주 주빌라시옹(2008). 탄탄한 조형미와 균형감각에서는 현역 조향사 중 세계 탑 레벨이다)



ㅇ 향기는 우리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함? 그리고 우리의 감정과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침?


향기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우리 주변의 실루엣을 감싸안는다노. 신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노. 특히 향기는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기야.



ㅇ 작업할 때 좋아하는 핵심 요소는?


다바나, 아이리스, 튜베로즈, 베티버, 파출리 등등. 파출리가 제일 좋아. 항상 그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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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르바치 푸 파출리(2018). 뒤쇼푸르의 취향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향수 중 하나)



ㅇ 조향사로서 향수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는 걸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함? 자기 창작물이 혁신적이려면 그래야 할 것 같은데?


난 좆도 신경 안 씀. 트렌드의 어떤 것도 절대로 모방하지 않아. 최대한 개인적이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함. 바람이 어디로 부는지 파악하고 따라가는 건 아주 쉬운 일이겠지만.



ㅇ 클라이언트의 주문을 받고 향수를 만들 때 어려운 점이 있다면?


그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관에 최대한 맞게 만들기 위해 내 꼴리는대로 하고 싶은 걸 참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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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은 모르지만 향갤 향붕이들 사이에선 인기가 높은 더 디퍼런트 컴퍼니 오우드 샤마쉬(2011). 출시 당시 오우드 샤마쉬의 오리엔탈 신화 컨셉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인터뷰에서, 뒤쇼푸르는 "몰라"라고 답했다.)



ㅇ 요즘처럼 포화된 시장에서 다른 향수들과 차별화되는, 정말 뛰어나고 기억에 남는 향수를 만드는 요소는 뭐라고 생각해?


몰라. 난 나의 지난 성공들이 엄청난 행운과 설명할 수 없는 우연의 결과였다고 생각함.



ㅇ 이번에 아니마 문디에서 선셋 카리부, 트로피컬 랩소디, 인피니티 블룸을 동시에 출시했는데, 이렇게 3종의 새 컬렉션을 작업할 때 무엇을 고려했나?


이번 작업은 정말로 큰 영감을 주는 풍요로운 경험이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것 하나는 자연의 본질을 짚어내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각 향수마다 조화와 균형을 이뤄내는 거였음.


이 브랜드의 컨셉이 지구와 인간의 연결이라든가 깊은 유대감 어쩌구 그런 거여서, 이번에 독특한 식물 요소와 이국적인 재료들을 많이 써봤어.


잠깐만. 좀 지루하지만 포멀한 설명을 해야할 것 같아. 이 브랜드(아니마 문디)의 익스피리언스 컬렉션의 각 향은 인간과 자연의 복잡한 관계를 반영하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감각적 여정으로 초대함.


또, 나는 조향사로서 지속 가능성과 원재료의 윤리적 조달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향수를 만드는 데 사용된 모든 구성 요소가 환경적 책임과 사회적 의식에 대한 아니마 문디의 헌신을 반영하도록 했음. 목표는 감각을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향수를 만드는 것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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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마 문디 익스페리언스 콜렉션(2025). 뒤쇼푸르가 단독으로 동시에 조향한 향수 3종.)



ㅇ 여행을 자주 다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삶과 직업에 여행이 끼치는 영향은?


내 마음에 자양분을 줌. 여행은 감정과 깨달음의 가장 큰 원천이었던 것 같아. 여행지에서 얻는 깨달음이라기보다, 잠시 일상을 떠남으로써 내 소명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거든. 여행은 우리의 신념을 균형 있게 조정하고 심오한 지혜를 주기 위해 존재하는 거임.



ㅇ 미래를 내다본다면, 향수계에서 어떤 흥미로운 발전이나 트렌드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함?


정확히는 모르겠어. 좋은 원료가 언제나 매우 중요할 거라고 확신해. 또, 특정 화학 물질들은 앞으로도 중요할 거야. 강렬한 우디, 앰버 향, 바닐라 향, 그리고 구르망 향 같은 것들. 왜냐면 그런 합성 향들은 품질이 무엇인지 모르는 대중들에게, 겉으로만 훌륭하고 속으로는 형편없는 상태를 완벽하게 보여주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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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할리곤스 사토리얼(2010). 뒤쇼푸르가 여행 중에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로 순식간에 만들었다고 알려진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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