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에서 자주 나오는 설정 중에 공격성을 통제할 수 없어 서로 죽이다가 멸종하는 전투종족이 있는데, 현실에도 존재한다.


코르도바 투견이 바로 그 전투종족이다.


이들은 꽤나 최근에 멸종한 종이라 사진도 많이 남아있다


이 전투 댕댕이들은 오로지 싸우기 위해서만 태어난 종족이다.


다른 사냥개들도 대부분 그렇지 않냐 싶을 텐데 코르도바 투견들은 그 용도부터가 전혀 다르다.


다른 팔자 편한 사냥개들은 여우나 코요테 끽해야 늑대 정도 잡는 편안한 견생을 위해 설계됐지만



코르도바 투견들은 곰과 싸우기 위해 탄생했다.


코르도바 투견들은 사냥이 아니라 살육 경기를 위해 인위적으로 교배되고, 조작되었다.


사진은 베어 베이팅이라 불리었던 중근세의 인기있는 경기다.


말 그대로 곰 한 마리 잡아다가 우리에 넣어놓고 각자 육성한 전투견들을 풀어서 빠이팅시키는 좆간식 경기다.


곰이랑 싸워야 하니 당연히 개들은 무지막지하게 전투적으로 길러내야했고, 코르도바 투견은 그 전투종족을 만들기 위한 교배의 정점에서 튀어나온 괴물 새끼다.


곰이 존나 비싸지고 베어베이팅이 금지되면서 곰을 상대하던 코르도바 투견들은 이제 다른 개들을 물어죽이는 투견 사회에 뛰어들게 된다.


투견 사회의 정점에는 항상 코르도바 투견이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온몸이 근육으로 뭉쳐있고 짧고 두툼한 턱의 악력은 멧돼지 뼈도 부스러뜨릴 수 있는 수준이다.


존나 넓은 가슴에는 존나 큰 심장과 존나 큰 허파가 들어가 있어서 체력 지구력도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공격력보다 더 끔찍한건 공격성이었다.


코르도바 투견들은 한 번 싸움을 시작하면 물러날줄을 몰랐다.


종족 전체가 분노조절장애 환자였는데, 적이 죽거나 내가 죽기 전에는 싸움을 멈추지 않는다.


당연하지만 분노조절장애 환자들만 모아서 교배시켜 만든 종족이기 때문에 그렇다.


뭣보다 통각 자체가 매우 둔하고 귀도 잘 안 들리는 청각장애가 있어 멈추라고 명령해도 절대 멈추지 않는다.


아무리 적이 사납게 소리 질러도 아프게 물어뜯어도 전부 무시하고 공격을 계속하는것이다.


아가리 피부와 살점이 다 떨어져나가서 뼈랑 이빨만 남아있는데도 계속 싸웠다는 기록까지 있을 정도였다.


이렇게 흉폭한 놈들이니 투견에만 쓰지 않고 마약쟁이들이 약 지킬 때 쓰거나 갱단이 위협용으로 키우는 일도 흔했다.


말 그대로 만화에나 나올법한, 전투 외에 필요한 모든 것을 버린 종족이었던 것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으니 당연히 최고의 투견으로 꼽혔고, 전성기 시절에는 한마리 한마리 몸값이 스포츠카도 우습게 보일 정도로 어마어마한 종이었다.


그런데 여기까지 읽었다면 이들은 왜 멸종했을까 의문심이 들을것이다.


제목에서 설명했듯, 종의 아이덴티티인 극단적인 공격성이 문제였다.


코르도바 투견들은 너무 개조된 나머지 개의 기본적인 본성까지도 망각했는데


이들은 주인을 공격한다.


지랄견 비글 같은 놈들은 물론이고, 요즘 성질 좆댕이 최고봉으로 뽑히는 핏볼조차도 훈련만 잘 시키면 적어도 주인은 공격하지 않는다.


그게 개다.


애초에 선사시대에 인간이 개를 사육하기 시작한 이유가 주인을 공격하지 않는 습성 때문이였다.


하지만 코르도바 투견들은 그게 안 된다.


어떻게 훈련해도 주인을 인식시킬 수가 없었는데 심지어 그런 성향은 대를 이어 내려가며 극대화되었다.


개들은 대부분 사회적 동물이라 무리를 짓는걸 좋아하는데, 이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였다.


밥 주는 주인도 공격하는데 다른 개들과 같이 지내는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고, 절대 무리 짓지 않고 혼자 행동하고 둘 이상 같이 두면 무조건 죽을 때까지 싸웠다.


이러니 코르도바 투견들을 키울 때는 무조건 한 마리씩 격리해서 길러야 했다.



좆간의 지나친 인위적 교배는 모든 종족을 병신으로 만든다.


오늘날 대부분의 견종들, 심각한 유전적 결함이 드러나지 않는 품종들도 야생 들개들에 비하면 종합 병동인 결함품들이다.


자연스럽게 유전자가 섞이면서 다양성이 확보되고 저항력이 생기고 그러는데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르도바 투견에게 닥쳐온 재앙은 정신병적인 공격성이었다.


오로지 전투용으로 만들려고 분노조절장애 환자들만 모아서 교배시키고, 걔들한테서 나온 분노조절장애 환자를 또 교배시키는 짓거리는 몇십 번을 거듭하니 후대로 갈수록 아예 개 자체의 본성을 잃어버린 전투괴물들만 튀어나왔다.


이게 결국 주인도 몰라보게 만들었고, 덧붙여서 선천적인 피부병과 신경장애까지 합쳐서 딸려왔다.


아까 고통에 강하다고 했는데 그게 괜히 그런게 아니라 이들은 유전적 결함으로 고통을 느끼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하고 경기에서 유용해도, 극단적으로 공격적으로 뒤틀린 후에 코르도바 투견들은 그대로 버려져서 멸종당하고 말았다.


최소한의 통제는 되야 투견이든 사냥이든 내보내는데 그것조차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결국 좆간의 유희 때문에 종족 전체가 개조당하고 놀아나다 선 넘어서 뒤틀려버리니까 처참하게 버려진것이다.


참 비극적인 종족이다.


종족 자체는 이렇게 비참하게 몰락했지만 그 막강한 전투력에 주목해서 코르도바 투견들의 핏줄은 여러 사냥개나 투견에 이식되었다.


이런 견종들은 난폭하긴 하지만 적어도 통제는 될 정도로 공격성이 약화된 버전이다.


오늘날 가장 완성도 높은 투견 중 하나라고 불리는 도고 아르헨티노에도 코르도바 투견의 피가 흐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코르도바 투견들의 영혼은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