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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댕이에게는 테라는 마냥 살기 좋은 곳이 아닙니다.
핑댕이는 오늘도 웹사이트에서 간간히 올라오는 팬아트들을 챙깁니다.
하지만 그 일조차도 자꾸 매워지는 눈이 쓰라려 힘겹기만 한 조건입니다.
아직도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드는 미안함과 고마움에 핑댕이는 한숨을 쉽니다.

그러나 핑댕이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힘차게 핑댕이는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 소박한 일에도 보람을 느끼며 핑댕이는 천천히 그림들을 모읍니다.
한장 두장 늘어나는 갤러리를 보며 잠시나마 미소짓는 핑댕이는 정말 기쁩니다.

"기뻐양! 기뻐양!"

핑댕이가 수심 가득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봅니다.
마침 이 구역의 불량배 패거리인 해묘와 야오멍이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패거리들은 착하고 선량한 핑댕이를 이유 없이 구타합니다.
핑댕이에게는 항상 있는 일상입니다.

왜 이럴까.. 핑댕이는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유도 없이 그들이 핑댕이를 이곳에 가둔지도 벌써 수년째입니다.
반쯤은 놀러온듯이 하지만 명백한 악의를 담아 핑댕이를 고통스럽게 하는 이 불량 패거리에게 핑댕이는 크게 화를 낸 적이 없습니다.
그들에게도 그들 나름의 고충이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폭력을 통해 그들의 울분을 토해낼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옆집 피닉스마저 그들에게 무차별폭력을 당하는 장면을 두눈 똑똑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파양! 아파양!"

핑댕이가 울부짖습니다. 

"핑댕이도 피닉스도 뮤시스도 정말 아프단 말이에양!!"

그녀의 꿈도 희망도 산산조각 부서집니다.
한껏 얻어맞고 차가운 바닥에 비참하게 누운 핑댕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핑댕이가 힘겹게 눈을 뜹니다.
힘겹게 뜬 그 눈에는 물슬라임 뮤시스의 꿈, 자존심 센 피닉스의 슬픔, 홀로 버려진 레토의 허탈한 웃음이 비칩니다.
자신을 잊지 말라던 프리스티스의 모습도 아른거립니다. 

핑댕이는 오늘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두 눈에 모두의 모습이, 모두의 희망을 가득 품은 채로 핑댕이는 힘겹게 눈을 뜹니다.
해묘는 그런 핑댕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경멸의 웃음을 담은 채, 그 분노를 비웃으며 마냥 기다립니다.  

오늘도 하루가 지나갑니다. 조금은 특별할지도 모르는 하루가요.
어쩌면 힘겹게 들어올린 그 눈꺼풀에 테라의 고달픈 하루도 함께 걷혀나갔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짧은 분노의 뒤에는 해묘의 차가운 무기한 출시연기 통보만이 그녀의 가녀린 몸에 던져질 뿐입니다. 

핑댕이는 정신을 잃기 전에 잠시 뇌리에 그려봅니다.
로도스 아이들의 머리를 다듬어주는 하루, 독타와 갑판에서 차를 마시는 그런 광경이 펼쳐집니다.
그 곳에서는 피닉스도, 뮤시스도, 이네스, 프리스티스도 함께 웃습니다.
그런 광경을 잠시나마 그려봅니다.
그런 꿈 같은 꿈을 꿈꿔봅니다.

핑댕이는 눈을 감습니다.
굳게 닫힌 그 눈 속에 희망도 함께 사라져갑니다.
핑댕이는 눈을 뜨지 않습니다.
천천히 감기는 그 두 눈은 다시 띄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핑댕이는 감겨오는 눈꺼풀을 들어올리지 못합니다.

천천히 다시 기약없는 기다림 속으로..
하지만 포근하게 느껴지는 붕 뜬 기분 속에서 핑댕이는 눈을 감습니다. 
핑댕이는 좋은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 곳에서는 이네스도, 린우이샤도, 피닉스도 모두 좋은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 곳에선 모두가 그토록 염원했던 독타와의 만남도 이뤄질 수 있을까요?

핑댕이는 눈을 감습니다.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듭니다.

잘자요 핑댕이.


그 곳에서는 아프지도, 힘들지도 않고...


계속해서 좋은 꿈 꾸도록 해요.


다시는 아프다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그 곳에서


좋은 꿈 꾸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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