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 나는 시라쿠사에서 온….”
“씨잉…. 이게 뭐고! 얼마를 썼는데 이런 거만 계속 나오는데! 오늘은 분명 운이 좋다고 별점에서 그랬는데…….”
녹색 눈동자에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물이 고이며 소녀가 울먹거렸다. 소녀가 고개를 휘젓자 검은 색 뿔과 주황색 포니테일이 살아있는 귀와 꼬리처럼 살랑거렸고 발을 구르자 바지에 달아놓은 명찰이 흔들렸다. 푸념을 늘어놓는 그녀의 입가에 언뜻언뜻 반짝이는 송곳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소녀가 버둥거릴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활력에 본래 무생물인 것들이 생명을 얻은 것처럼 활발하게 움직였다.
행인들은 소녀가 길거리 한복판에서 이상한 춤을 추는 것 아니면 혼자 떼를 쓰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에도 이상한 표정을 짓는 대신 익숙한 듯 눈썹만 신경쓰지 않고 지나갔고 그 중에 몇 명, 그녀에 대해 알고 있거나 본 적 있는 사람은 고개를 까닥거리며 소녀에게 인사를 건네고 지나갔다. 소녀는 한 달에 한 번, 많으면 한 달에 여러 번 가챠를 돌렸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었고 이렇게 거리에서 날뛰는 것은 용문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풍경으로 인식되었다.
소녀는 행인들의 시선에는 신경 쓰지 않고 볼을 부풀리고 바닥을 구르기까지 하며 듣는 이 없는 푸념을 한참 늘어놓다가 갑자기 배터리가 방전된 것처럼 축 늘어졌다.
“배고프데이…….”
소녀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거리를 정처 없이 걸었다. 상심에 빠진 채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터덜터덜 걷는 모습이 방금 전까지만 해도 버둥거리던 게 거짓말처럼 보였다.
“점심 값도 다 날라가삣고 다른 애들한텐 이미 빌린 게 있어가 더는 안 빌려줄낀디……. 이럴 때야말로 맛있는 거 묵고 우울한 걸 싹 다 날려버려야되는데 텍사스 말 듣고 아껴쓸 걸……. 우으으···.”
그렇게 말하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지 소녀의 발걸음은 자신이 점찍어둔 가게로 향하고 있었다. 그 때 소녀의 눈앞에 익숙한 남자가 나타났다. 언제나처럼 후드를 뒤집어 쓴 그는 서류에 고개를 박은 채 소녀가 접근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소녀는 활짝 웃고 남자에게 몰래 접근해 등을 치며 외쳤다.
“사장님 아이가! 여긴 어쩐 일이고?”
박사가 화들짝 놀라자 서류가 모두 바닥에 엎어져버렸다. 황급히 소매 안으로 향하던 그의 손은 깔깔대며 웃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보고 멈췄다.
“크루아상?”
박사는 잠시 소녀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얼굴이 시뻘게지며 소녀의 양 볼을 사정없이 잡아당겼다. 볼이 찹살떡처럼 늘어났지만 소녀는 아프지도 않은지 박사를 보며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 일하는 중인 거 안보여!”
“히히, 밖에서 사장님을 만나가 너무 반가워서 그랬다. 그렇게 놀랄 줄 알았으면 살살 했을 낀데. 그런데 나 아까 저기서 놀고 있었는데 못봤나?”
“보긴 봤는데 길 한복판에서 이상한 춤을 추고 있어서 아는 척하고 싶지 않았어.”
“너무한데이! 내를 좀 더 소중히 여겨도!”
소녀가 박사의 팔에 주먹을 날렸다. 몇 십 킬로 짜리 망치를 가볍게 휘두르는 괴력은 장난으로 날리는 주먹에도 그를 휘청거리게 만드는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박사가 항복의 의미로 양 손을 들어보이자 소녀가 그에게 달라붙어 권투 연습이라도 하듯 손바닥에 원투 잽을 날렸다.
“그런데 참말로 여긴 어쩐 일이고. 내한텐 암 말도 안하고.”
“아무 것도 아냐. 정말로. 걱정 안 해도 돼.” 박사가 소녀의 녹색 눈을 피하며 말했다.
“암 것도 아니긴. 방금 일하는 중이라면서 내 볼을 꼬집지 않았나. 무슨 일인데 말 안 해줄라 그라노. 내 빼놓고 위험한 데 가려는 건 아니제? 요즘 돈 없으니까 부담 갖지 말고 말해 달라 했잖나!”
소녀가 입을 삐죽거리며 원투의 속도를 올리자 박사의 손이 얼얼해지기 시작했다. 크루아상은 추가수당을 위해 박사가 나가는 작전이라면 어떠한 작전이든 따라나섰다. 소녀는 항상 돈 때문이라고 말했고 실제로도 상당히 두둑한 돈을 받아냈지만 박사는 소녀가 아무리 바빠도, 또 이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일이 있어도 마다하고 그를 따라나서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박사가 크루아상에게 부담감을 가지지 않게끔 해주는 소녀 나름의 방식이었다.
“그런 거 아니야. 근데 돈이 모자라다니 너 또 돈 다 썼어?”
“말 돌리지 말고 솔직히 털어놔라. 그리고 또 날샜제? 어설픈 모습 보면 다 알 수 있데이. 똑똑할 때의 사장님이라면 몰라도 지금처럼 얼빵한 사장님은 내를 못속니까 순순히 털어놔라.”
말을 돌리려는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고 이성도 떨어져 소녀를 설득할 자신도 없는 박사는 대답하는 대신 서류를 줍는 척하며 못들은 척을 했다.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팔짱을 낀 채로 그를 노려보는 걸로 응수했다. 크루아상이 사람을 추궁할 때 하는 특유의 행동이었다. 소녀의 추궁에는 탐정 같은 예리한 추리력이나 형사 같은 노련함이 담겨 있진 않았지만 대신 소녀의 추궁에는 고집이 있었다. 미노스 족 특유의 고집으로 상대방이 털어놓을 때까지 팔짱을 끼고 노려보는 건 생각보다 큰 부담을 안겨줬고 그 만큼 잘 먹혔다. 적어도 박사에게는 그랬다.
“이 근처에서 잠시 만나볼 사람이 있었어. 약속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안 나오는 거 보면 나랑 만나고 싶은 생각이 없나 봐……. 켈시랑 아미야한텐 절대 말하지 말고.”
박사는 한숨을 쉬며 순순히 털어놨다. 추궁을 할 때만 몰아서 부리는 소녀의 고집은 무시하거나 거짓말을 하면 나중에 상당한 곤욕을 치러야했다.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
“헤에, 박사가 만날 사람이라면 어차피 여자 아니겠나. 다들 알고 싶어 할 소식인 거 같은데 내 입이 근질근질해서 숨길 수 있을지 모르겠네.”
“너 자꾸 까불면 월급 안준다.” 크루아상이 끈덕지게 물고 늘어질 기미를 눈치 챈 박사가 단호히 말했다.
“피이. 사장님 완전 나빴데이. 알았다. 켈시 선생님이랑 아미야씨한테 말 안하면 되는 거제?”
“딴 사람도 마찬가지야!”
“그라모 대신 뭐를 해 달라 그럴까?”
크루아상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고민하는 척했다. 박사는 혹시라도 소녀가 월급을 올려달라거나 무언가를 사달라는 말을 하지 않기를 간절히 빌었다. 만약 소녀에게 돈을 줘야할 일이 있다면 로도스의 공금을 몰래 쓰고 걸리지 않기를 기도하거나 박사 자신의 지갑에서 나와야만 했다. 긴장한 탓인지 박사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흘러나왔다. 박사는 그제야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소녀의 눈에 전구가 켜지듯 빛이 확하고 들어왔다. 소녀는 박사의 팔을 잡아끌며 활짝 웃었다.
“사장님, 사장님! 아직 아무것도 안묵었제! 그라모, 그라모, 내 그 뭐고, 억수로 맛있는 거 발견했는데 무보러 갈래?”
아무도 크루아상 문학이나 만화를 올리지 않는 것에 분노해서 내가 써 봄. 크루아상 애껴라.
크루아상이 없어서 캐릭성을 몰라...
마 이거 사투리잘쓰네 더써와라 - dc App
넌 크루아상 문학 10편 형에 처한다 땅땅땅
챠오
빵순이! 뒷얘기 다써와 빨리!!
젤리떴네 ㅋㅋㅋ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