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면 황금빛 보리 물결이 일으켜”
“들숲과 파이프가 다 같이 달랑달랑♪”
“땅의 가장자리서 하늘에서 내려오는 불빛 따라 내 사랑을 찾았네”
백파이프: 알고 보니까 이 노래 후반부에는 이렇게 부른다고……
백파이프: ……
백파이프: 슬프네.
슬픈 여성: 데미안, 가버렸어, 변변한 장례식도 못 받고……
분노한 남성: 그놈들이 데미안을 우리에게 돌려줄 리가 없잖아. 그 새끼들은 데미안을 태워서 재로 만들고 아무런 의미 없는 흙 한 줌을 성 밖으로 마구 뿌리고 있을 뿐이지.
슬픈 여성: (나지막히 흐느낀다.)
분노한 남성: 로웨리, 그다음은 크리스, 이젠 저놈들은 데미안까지. 그래니, 숀이 끌려갔을 땐 그놈들은 숀이 광석병에 걸렸다고 말했──
슬픈 여성: 아, 아니, 더 이상 말하지 마, 로난. 숀, 그이는… 그이가 부주의해서 병에 걸렸어.
슬픈 여성: 숀은 부지런하고 충직하며 가여운 사람이었어. 그이의 유일한 생각은 우리 모자가 좀 더 좋은 날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뿐이었는데……
분노한 남성: 그래니, 아직도 모르겠어?
분노한 남성: 우린 고작해야 리벳 하나 취급을 받고 있다고. 만약 녹이 슬었다면, 그놈들은 우릴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하단 듯이 버릴 거야.
분노한 남성: 하지만 우리가 녹이 슬지 않았더라도, 이 도시란 기계에 적합하지 않은 이상에야, 우리가 기다릴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버려진다는 똑같은 말로뿐.
분노한 남성: 그 새끼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무더기로 오리지늄에 감염되고 있는지 아닌지 전혀 상관하지 않아.
분노한 남성: 공장에서 매달 보내는 약은 다른 노동자들은 전부 손에 넣을 수 있어. 하지만 우리가 얻는 건 가끔 절반, 심지어는 어떨 때엔 3분의 1밖에 안 된다고.
분노한 남성: 그리고 방호복. 숀의 방호복은 얼마나 입었지? 5년, 아니면 7년? 그리고 넌 한밤중에 몰래 숀을 위해서 몇 번이나 수선했고?
분노한 남성: 모든 법안, 모든 기준은 우리가 아닌 그놈들한테 유리할 뿐이야, 그럼 우리는?
분노한 남성: 하, 우리는, 그놈들이 먹지 않는 감자를 썩은 사과랑 곁들여 먹지. 농지의 한 뼘 한 뼘에는 우리의 땀이 배어 있는데 말이야.
분노한 남성: 우리는 공장에서 밤낮없이 그저 우리의 생명을 소모하고 있을 뿐, 우리가 이 꼬라지를 묵시하고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 새끼들이 원하는 대로 하나씩 모두 병에 걸리게 될 거야!
분노한 남성: 그렇게 하면, 그놈들은, 그놈들 원하는 대로, 타라 사람들 모두를 자신들의 도시에서 내던져버릴 수 있──
슬픈 여성: …그만해, 제발. 로난, 네가 말하는 이런 말들은 결코 어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어.
슬픈 여성: 저쪽에 서 있는 클레이나랑 다른 여자들을 좀 봐봐. 그들은 자신의 아들과 오빠를 위해서 울고 있어. 너희들의 분노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사랑을 잃는 고통을 주기를 원하는 거야?
분노한 남성: 이 고통은 그 살인자들이 가져온 거라고. 그놈들은 우리를 하나하나씩 죽이려고 해. 때로는 질병으로, 때로는 포탄을 사용해서 말이야. 그래니, 더 이상 너 자신을 속이지 마.
분노한 남성: (목소리를 낮추며) 오늘 아침에 여러 사람이 찾아왔어. 오브라이언 가족, 그리고 코너의 형제들이 모두 우리에게 합류하기로 결정했지.
분노한 남성: 너와 네 아이가 어렵게 지내고 있다는 건 우리 모두가 이해하고 있어. 그러니 이 대목에선 우리는 더욱이 서로를 도와야……
슬픈 여성: …나와 내 아이한테서 멀리 떨어져, 로난. 과거에 숀이 너희한테 잘 대해줬던 걸 보고 봐줄 테니까.
분노한 남성: ──!
분노한 남성: 가야겠어. 그래니, 저기 사람 보여? 저 여자는 그 제복을 입고 있어.
분노한 남성: 넌 우리의 규칙을 알고 있잖아. 난 널 믿어, 그러니 너도 날 좀 더 믿어줘. 네가 만약 생각이 든다면, 그땐 실샤에게 말해.
*저 멀리서 걸어오는 백파이프*
백파이프: 안녕!
*급히 다른 골목으로 뛰어가는 남성*
백파이프: 어… 안녕.
백파이프: 혹시, 배리, 어, 데미안 배리의 가족을 알고 있사?
슬픈 여성: (절레절레)
백파이프: 난 방금 너희들이 노래를 부르는 걸 들었사, 나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건 아닌 거 같은데.
슬픈 여성: 저…… 저는 무엇을 찾고 계시는진 몰라도, 하지만, 이건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데미안의 어머니랑 그 누이는 아무것도 몰라요!
백파이프: 그럼 특별히 친한 친구나 창고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은 알아?
슬픈 여성: …우리는 아무것도 몰라요… …정말로……
*여성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백파이프*
슬픈 여성: 흑…… 제발! 절 잡지 말아주세요…
백파이프: 어? 미안해… 나가 너무 가까이 다가간 건가? 난 너흴 다치게 할 생각이 전혀 없사.
백파이프: 너, 날 너무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 혹시 내 얼굴에 뭐라도 있는 거야?
슬픈 여성: 아, 아무것도 없어요…
슬픈 여성: 허락해주신다면 지금 저 집에 가야 할 것 같아요, 오늘 아침에 먹다 남은 과일이 아직 많이 남아서, 그대로 두면 금방 썩을 거라……
백파이프: 엣.
켈리 대위: ……
백파이프: 어? 저 사람은… 켈리 대위?
켈리 대위: 클레이나, 딱 한 번만 보게 해줘, 피오나랑 같이 괜찮은지…
켈리 대위: 그래, 내 잘못이었어, 하지만──
켈리 대위: ……어쩔 수 없었어.
켈리 대위: 그래, 난 당연히 기억하고 있어, 전부 기억하고 있지. 데미안, 그 아이는…… 그 아이는 내 조카였으니까.
켈리 대위: 난 그 녀석이 어릴 때부터 자라는 걸 지켜봤어. 내가 카운티 페닌슐라에서 카운티 힐록으로 전근을 오던 날에 그 녀석이 내 모자에 괭이풀을 꽂아줬던 것도 기억한다고.
켈리 대위: 그때 그 녀석은 그렇게 어렸었는데… 나는……
켈리 대위: …미안하다. 내가 너희에게 이런 말을 하면 안 됐었는데.
켈리 대위: 네 말이 맞아…… 결국 난 아무것도 못 했으니, 여기로 돌아올 면목이 없어.
켈리 대위: 데미안이 그 무리랑 엮이는 걸 말릴 겨를도 없이…… 대령님의 명령은 나도 거역할 수 없었어.
켈리 대위: 그리고 난 그렇게 해야만 했어. 모두 카운티 힐록을 위해서야.
켈리 대위: 난 너흴 사랑해, 그리고 이 도시도 사랑하고 있어… 나는 그놈들이 우리의 집을 산산조각 내는 것을 지켜만 볼 수 없어.
켈리 대위: 나도 다 알아. 클레이나, 내 동생, 나는 너에게 용서를 구하는 게 아니야.
켈리 대위: ……그럼, 난… 갈게. 너……… 너랑 피오나 둘 다 몸조리 잘하렴.
켈리 대위: 내일도 다시 시간을 내서 너희들을 보러 올 테니……
*처량하게 걸어가는 캘리 대위*
*그 와중에서 누가 잽싸게 달려와서 부딪히는 소리*
켈리 대위: 큭, 콜록콜록…
켈리 대위: 너는─
크레이그: ──
켈리 대위: ……꼬맹이인가.
켈리 대위: 너… 콜록, 켁, 다쳤니? 너무 그렇게 빨리 뛰지 마. 몇십 년 동안 이곳의 길은 한번도 평평한 적이 없었으니까.
크레이그: 배신자!
켈리 대위: 너── 너, 방금 뭐라고?
크레이그: 배신자!!!
켈리 대위: 난…
슬픈 여성: 크레이그! 너 뭐 하고 있어?! 당장 돌아와!
*달려오는 여성과 끌려가는 크레이그*
슬픈 여성: 네 손의 그 공은… 됐어. 넌 항상 어딜 가나 이 공을 가지고 가니까. 너, 또 코너의 동생한테 찾아갔니? 그리고…… 로난 아저씨가 너한테 뭐라고 했어?
슬픈 여성: 네 두 손을 보렴, 까맣잖니. 그야말로 어디 광산 안에서 휘젓고 다닌 것 같잖아.
슬픈 여성: 나중에 아침에는 나랑 같이 시장으로 가자. 그동안 그 사람들을 찾아가지 못할 테니까… 내가 널 그 사람들이랑 똑같이 만들 순 없어……
켈리 대위: 배신자?
켈리 대위: ……저 꼬맹이가 외친 말이 맞겠지.
대위는 잠시 서 있다가, 이 말을 두 번 반복하더니, 끝내 발길을 돌렸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를 향해 황급히 걸어오는 젊은 동료들을 포함하여 그 누구와도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백파이프: 잠깐만요, 대위님……
*군홧발 소리*
*거칠게 호루라기를 부는 소리*
빅토리아 병사: 너희들── 여기 모여서 뭐 하는 거야? 썩 안 꺼져?!
빅토리아 병사: 이전에 공표했듯이, 이 시간에는 거리에 모여선 안 된다!
분노한 남성: 여긴 우리의 집이야, 꺼질 놈은 우리가 아니라고!
빅토리아 병사: ──어떤 새끼가 감히 그딴 말을 했나!
*무언갈 던져서 맞추는 소리*
빅토리아 병사: 이건 뭔…… 썩은 야채?
빅토리아 병사: 당장 나와!!!
*또 던지는 소리*
빅토리아 병사: 이 버러지 새끼들이, 날 물로 본단 거지──
*달려오는 소리*
백파이프: 야! 거리에서 크로스보우를 겨냥하는 건 위험하잖아!
빅토리아 병사: ……넌 누구냐?
백파이프: 아, 나는 군령을 받고 사건을 조사하러 왔어.
빅토리아 병사: 바의 살인 사건을 조사하러 왔나?
백파이프: 응, 무슨 살인 사건?
빅토리아 병사: 이 쓰레기 놈들이 우리 전우들을 여럿 죽였다.
백파이프: …데미안 배리를 말하는 거야?
빅토리아 병사: 아 참, 그놈이 이미 처형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그 자식은 너희가 잡은 건가? 그건 다행이군, 고맙다.
백파이프: 우리가 그를 붙잡았을 때는 아직 모르고 있었는데…… 정말로 그가 유령부대의 사람이었나? 으으… 됐어.
빅토리아 병사: 무슨 이유든 간에, 그 녀석은 죽어도 싼 놈이야!
빅토리아 병사: 다 들리나?! 모임은── 불허한다! 만일 암암리에 무슨 집회를 했다면, 혐의자는 법에 따라 전원 처벌될 것이다!
*물건을 던져서 병사를 맞추는 소리*
빅토리아 병사: 이 개*빅토리아 욕설*──
백파이프: 너, 너무 흥분하지 마! 내가 보기엔 저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일반 시민이야. 그리고 가족이 죽었으면 함께 모여서 그걸 추모하는 게 인지상정이잖아.
*또 무언갈 던져서 백파이프를 맞추는 소리*
백파이프: 어… 썩, 썩은 감자?
빅토리아 병사: 하하, 봐라. 넌 또 저놈들 대신해서 말하려다가 오히려 매를 맞았잖나?
빅토리아 병사: 넌 그냥 여기서 기다리면 돼. 나는 다만 이 버러지 놈들이 소란을 일으키지 않도록만 하면 되니까. 이번 순찰 임무를 받은 내가 재수 없는 셈이지.
빅토리아 병사: 버러지들, 다시 한번 더 말한다. 모이는 것은 불허한다!!
*호루라기 부는 소리*
*달리는 소리*
백파이프: 나는…
*또 다시 무언가 던져지는 소리*
백파이프: 아이고, 썩은 야채들이 점점 늘어나네……
제니: 이쪽으로 와.
백파이프: 응, 으응?
*골목길로 사라지는 제니와 백파이프*
*다급한 무전음*
“보고, 제9방위대, 공격받고 있…”
“보고! 제13방위대는 현재 교전 중입……”
위슬: 번거롭겠지만 한번 더 알려줘. 난 해밀턴 대령을 만나봐야겠다.
빅토리아 병사: 대령님은 현재 긴급한 사무를 처리하고 계십니다.
위슬: 두 시간 전에도 넌 그렇게 말했지.
위슬: 우린 철저히 절차에 맞춰 어제 카운티 힐록에 도착하자마자 임무 보고서를 제출했다.
위슬: 대령은, 우리가 피의자 심문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으며, 피의자를 조기에 처형했고, 지금도 나의 면회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위슬: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아마 이런 일련의 행위가 우리의 군령 집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볼 수도 있지 않겠나?
빅토리아 병사: 전 당신의 질문에 대답할 권리가 없습니다, 중위님.
위슬: 괜찮다. 그저 내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기만 하면 되니까.
위슬: 전에도 내가 말했듯이, 탈취당한 이 오리지늄 제품의 수는 결코 적지 않다. 소형 이동도시 하나를 공격할 수 있을 만큼 군대를 무장시키거나, 혹은 중형 이동도시를 지탱하는 무한궤도를 폭파시키기엔 충분한 양이지.
위슬: 과연 누가 이런 오리지늄 제품을 필요로 할 것 같나?
위슬: 웬만한 범법자들은 손을 댈 생각도 못 하지, 그것의 밀수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니까. 이렇게 많은 양의 빅토리아 군수품은 컬럼비아의 보호를 받는 최대의 암시장인 사르곤조차도 거래처를 제공하지 못한다.
위슬: 남은 건 또 누굴까? 현지에서 중간 개조 비용을 버는 민간 무기상? 그들은 흥미도 없으거니와, 더욱이 그럴 배짱도 없다.
위슬: 감히 이 물건들을 들고, 우리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존재라 함은, 고도로 훈련돼 있고, 군의 작전 방식을 꿰차고 있는 한 부대가 있을 뿐.
위슬: 그 부대가 이렇게나 많은 오리지늄 제품을 손에 넣었는데, 그런 그들의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
위슬: 반역을 꾀하는 걸까? 아니면 런디니움과 멀리 떨어져서 자폭이라도 하려고 하는 건가? 그것도 아니라면, 외세와 결탁하여 옹졸하고 비루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배를 채우려는 건가?
빅토리아 병사: 중위님……
위슬: 병사, 그렇게 당황할 필요 없다. 이건 나의 근거 없는 추리에 불과하니까. 비록 누군가 날 계속 기다리게 만든 덕택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말이다.
*무전음*
빅토리아 병사: (저음의 통신.)
빅토리아 병사: 중위님, 대령님이 곧 도착할 거라고 말씀하십니다.
***
하편은 오늘 오후 중으로 올릴 예정
대위아재 느끼하게 생겼는데 사람은 착하네
고퀄추
동네가 확실히 정상이 아니다
피의 복수를!
뭔가 뭔가 다들 미쳤는데
엥 대위가 대령인줄 알았는데 다른사람이었네
이번에는 광석병을 탄폐증에 비유한건가 배경이 산업혁명 쯤인가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