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휴식시간에도 메딕 훈련용으로 로도스에서 배포한 두툼하고 빼곡한 글씨의 최신형 약재투여장치 매뉴얼을 밑줄까지 쳐가며 공부하는 틈틈이 컵라면을 호록호록 불어마시다가도 긴급호출 알람이 울리자마자 매뉴얼은 가방에 고이 모셔놓고 점심 겸 저녁인 컵라면은 뒤도 안 돌아보면서 호출이 울린 환자용 천막으로 달려갈것같은 이미지야
근데 그렇게 방금 들어간 면발이 뱃속에서 뒤집히도록 달려와봤는데 그냥 침상에 누워있던 전직 불겐지 출신 환자가 거 티비 채널 돌리고싶은데 저기 바닥에 리모컨 좀 주워다달라고 발짓으로 휘적휘적 가리키더니 이내 눈쌀을 찌푸리면서 아니 근데 의사양반이 뭔놈의 라면냄새를 이렇게 풍기냐고 짜증을 내는 게 보고싶다
진이 빠진 채로 휴게실에 돌아와봤더니 가방은 로프가 훔쳐갔고 라면은 배고픈 슨상이 손으로 집어먹으려다가 통째로 엎고 데여서 힝힝거리고 있던 걸 봐버린 멀베리도 보고싶다
럭키 슨상
슨상이랑 같은 꿩끼리 잘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