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한테서 새로운 순백 드레스를 받은 로사. 로사가 옷을 입자마자 처음보는 곰돌이 몇몇이 따라다니기 시작하는데, 로사는 어리둥절 해하지만 귀여우니까 별 상관없지 하고 평소의 일상을 즐기는데. 며칠 지나고 생각해보니까 곰돌이들 이름을 지어줘야 되는거임; 근데 막상 뭐라 부를지 딱히 생각은 안 나고 박사한테 상담하러 가는데, 박사가 곰곰이 생각하다가 드디어 입을 여는 거지.


"...그럼 안톤, 니콜라, 파벨은 어때?" 


 로사는 귀를 의심했다. 그 세 사람의 이름이 어떻게 그에게서 나온 것일까...  몸이 경직되고 흐르는 피가 얼어붙는 듯 했다.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그녀는 박사게에 물었다.


"...박사, 박사가 어떻게 그, 이름을 아는 거야...?"


 박사는 그녀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 끔찍한 날들 이후로 그녀에게 제대로 된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은 있지 않았으니까. 방의 공기가 무겁다. 어쩌면 그날의 체르노보그의 추위와 같을지도 모른다. 그때, 박사가 입을 열었다.


"벌써 잊어버린거야?"


*


 눈을 떴다. 끔찍한 악몽이었다. 로사의 몸은 그녀가 흘린 땀에 젖어 흥건해져 있었다. 방에 불을 켜고 전신 거울로 다가간다. 그녀가 얼마 전에 선물 받았던 순백 드레스를 자신의 몸 앞에 갔다 덴다. 그러자 어디선가 작고 흰 곰들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옷을 입고 외출을 하는 줄 아는 걸까. 꿈 속에서 되뇌었던 이름들을 다시 떠올려본다. 안톤, 니콜라, 파벨... 가련한 그 아이들을 쳐다봤다. 다른 곰돌이 몇몇이 뒤에서 나의 장비를 가져온다. 그 아이들은 다시 순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 봐본다. 허락을 구하는 듯한 그들의 몸짓에 그녀는 다시 응해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