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와 귀마개에 후각과 촉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이 가로막힌 상태에서 각기 다른 속도로 녹는 저온 향초의 촛농이 티 한점 없는 순백의 맨살에 떨어질 때마다 예민해진 통각과 온 호흡기를 메울 기세로 증폭된 최음향의 향기에 몸서리치는 비비안나 마망이 보고싶다
마지막 향초의 은은한 열기까지 사라지고 심지 타는 냄새만이 퍼지자 온 등에 눌어붙다시피 한 양초가 꺼졌다는 것을 짐작하고 안심하려는 순간 굵직한 양초가 느닷없이 애널에 쑤셔박히자 볼개그 밖으로 침을 질질 흘리고 꼴사나운 교성을 지르며 심지에 불붙이는 걸 막아보려고 엉덩이를 흔드는 촛불마망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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