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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깨어난 곳은 침침한 조명이 깜빡거리는 밀실이었다.
격통때문에 머릿속이 구정물처럼 탁했다.
단지 어떤 충격 때문에 기절했고, 지금 깨어났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박사 자신의 이름, 오늘 날짜,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
모든 것이 어지러웠다.
그때 박사에게 이성을 되찾아준 것은 누군가의 목소리였다.
따뜻하고 침착한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은 박사의 머리를 그녀의 무릎 위에 올려놓고 가볍게 쓰다듬었다.
"괜찮아. 괜찮아요."
그러고 있자니 점점 머릿속의 잡음이 가시며 박사의 정신이 현실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박사는 자신이 묶여있지만, 크게 다친 것도 아니고 이제는 말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 아… 여기가 어디지?"
그렇게 묻자 목소리가 대답했다.
"…지하 2층의 북쪽 6번 선실이예요. 어둡고 답답하시죠. 죄송해요.
자꾸 여길 나가려고 하셔서 어쩔 수 없었어요."
거기까지 듣고 나니 박사는 기절하기 직전까지의 모든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건 두 번째 기절이었다.
박사는 첫 번째 기절 이후에 헤비레인에게 납치당했고, 깨어나서 저항하다가 다시 정신을 잃었다.
"왜 이러는 거야? 적대 기업의 사주라도 받았나?"
"아뇨. 박사님. 그럴리가요. 저는 절대로 박사님을 배신하지 않아요.
세상 모든 사람이 박사님을 배신하더라도, 저만은 영원히 박사님의 편이에요."
"내 편이라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한다고."
"박사님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었어요. 정말이에요."
"나를 지켜?"
박사는 기절하기 전에 어떤 위협이 있었던가 찬찬히 떠올려보았다.
하지만 그런 건 없었다.
헤비레인의 습격 전까지 오늘 하루는 지극히 평화로웠다.
"네. 박사님. 이제서야 밝히는 게 이상하지만…
으… 어떡하면 좋아. 너무 부끄러운데……!
저는 사실… 박사님을 사랑해요. 이 세상 누구보다요. 이런 감정은 정말 처음이에요."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을 기절시켜서 꽁꽁 묶어 밀실에 가둬 놓고, 이제는 사랑고백을 한다고?
박사는 자신이 꿈이라도 꾸는 게 아닌가 의심해보았다.
"그게 지금 이 짓거리랑 무슨 관계가 있지?"
"말씀드렸잖아요. 박사님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요.
박사님을 노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카시미어에서 온 대원들이랑… 이상한 전달자 여자애……
저는 박사님을 꼭 지킬 거에요."
"걔네는 나한테 아무 짓도 안 해."
"아무 짓도 안 한다니요? 제게서 박사님을 빼앗아가려고 하잖아요.
다들 박사님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그걸 두고 볼 수는 없어요."
누가 봐도 헤비레인은 정신이 이상해진 것 같았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분명히 그녀는 얌전하고 예의바른 대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애들은 날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하지 않아. 만약 그러더라도 그걸 승낙하는 건 내 자유지.
넌 미쳤어 헤비레인. 네가 하는 건 사랑이 아니야."
"아니, 아니에요 박사님…! 들어보세요."
헤비레인은 박사의 바로 코앞까지 자신의 얼굴을 가져왔다.
박사는 그녀의 동공에 새겨진 주름까지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그녀의 목소리는 침착하고 약간의 애정과 슬픔만이 느껴졌지만,
눈동자에는 명징한 광기가 형형하게 일렁대고 있었다.
"이미 박사님을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제가 얼마나 얼마나 박사님을 사랑하는지, 이 감정이 얼마나 큰지… 박사님은 모르실 거예요."
그녀는 비통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처음에는 그냥 간지러운 기분이었어요.
박사님을 보면 두근두근거리고, 박사님의 목소리를 들으면 얼굴이 화끈거렸어요.
그냥 사춘기 소녀 같은 감정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려고 했어요.
이 기분도 곧 무뎌지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그렇지가 않았어요.
감정은 더 강하고 깊숙하게 저를 파고들었어요.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해도, 쐐기처럼 박힌 박사님에 대한 감정이 해일처럼 밀려와서 그걸 덮어버렸어요.
그래도 그때는 괜찮았죠.
그냥 바라보기만 하면 저는 좋았으니까요.
박사님이 저를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제가 박사님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고……."
박사는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럼 그냥 그러기만 하지 그랬나."
"정말, 정말로 그러고 싶었어요.
하지만… 불안했는걸요…!
박사님이 어느날 갑자기 다른 대원의 손을 잡고 사라져버리면 어쩌지?
박사님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면 어쩌지?
박사님을 사랑할 수 없게 되면 어쩌지?
내가 먼저 고백할까? 하지만 거절당하면 어쩌지?
같이 살게 되어도 내가 질려버리면 어쩌지?
나를 미워하게 돼서 영영 떠나버리려고 하면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그 불안은 미칠듯이 커졌어요. 저도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요.
그리고… 이제 제 머릿속에는 그것밖에 남아 있지 않아요.
아아… 지금도 당장 미쳐버릴 것만 같아요.
머릿속에 이… 뇌를 좀먹는 것 같은 벌레가 계속 말해요.
시간이 가고 있어… 1분… 1초… 박사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내 입에 파먹히고 있어!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박사님이 사라져버리기 전에 붙잡아야 해.
영원히 너의 것으로 만들고 놓아주지 말아야 해……!"
"그건 사랑이 아니야. 정신병이라고 하지.
네 미친 행동을 사랑 같은 말로 변호하려고 하지 마. 넌 치료받아야 해. 헤비레인."
박사는 자신의 몸을 일으키려고 애쓰며 일갈했다.
그러자 헤비레인은 박사의 앞섶을 두 손으로 붙잡고 밀어붙였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녀의 얼굴이 다시 박사의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녀에게서 떨어진 눈물이 박사의 뺨 위로 뚝뚝 떨어져 흘렀다.
"매일, 매 시간, 매 순간 박사님의 생각밖에는 할 수 없어요.
박사님을 눈앞에 두지 못하는 모든 순간이 고통스러워서 죽을 것 같아요.
단지 박사님을 사랑할 수가 없다는 그 이유때문에요.
사랑해요. 박사님. 이제라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게 너무 행복해요.
박사님의 모든 것을 이렇게 사랑하는데… 오직 그 사랑때문에 이렇게 견딜 수 없게 되는데…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죠? 네? 대답해주세요. 박사님."
"집착이야.
너는 네가 사랑할 수 있는 나만 원할 뿐, 내 기분이 어떻든 신경 쓰지 않지.
곧 다른 대원들이 와서 널 붙잡을 거다. 그때 나는 너를 싸이코라고 말할 거야."
"아니에요. 아니에요 박사님. 저는 박사님이 정말 행복하기를 바라요.
하지만 박사님을 볼 수 없게 된다는 불안감이 저를 붙잡고 놓아주질 않아요. 미안해요 박사님.
정말 이것밖에는 방법이 없어요."
그녀는 박사를 붙잡아 밀실의 어두운 쪽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어떤 좁은 틈으로 박사를 밀어넣고 입구를 닫아버렸다.
묶인 팔로 만져지는 사방의 촉감을 확인하면서,
박사는 자신이 철로 된 상자 같은 곳에 갇혀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열어줘! 헤비레인! 이거 열어!"
박사 자신의 비명과 어둠 속에서 무언가 딸깍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박사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던 순간, 기계의 엔진 소리가 진동과 함께 터져 나왔다.
"뭘… 뭘 어쩌려는 거야?"
"생각해봤어요. 어떻게 하면 완벽하게 할 수 있을까…
박사님을 영원히 바라볼 수 있을까……."
"뭘 하려는 거야!"
"…여러가지 생각을 해 봤는데 역시 이것 만큼 좋은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 방으로 박사님을 데리고 왔어요.
클로저 씨한테 들었죠. 지하 2층의 북쪽 6번 선실은 목재용 대형 그라인더가 있는 곳이라고요."
"그걸로 날 갈아버릴 건가? 아무도 가지지 못하게? 그러고 나서 곤죽이 된 날 마시기라도 할 거야?"
"아뇨…! 박사님. 박사님께 그런 끔찍한 짓을 하진 않아요."
시끄러운 엔진 구동음 소리 곁으로 헤비레인의 발소리가 뚜벅, 뚜벅 스며나왔다.
"보이진 않으시겠지만, 그 상자에는 긴 호스가 연결된 구멍이 하나 있어요."
"이게 뭐 어쨌다는 건데! 젠장! 이거 열기나 해!"
박사는 미친듯이 온몸을 흔들며 상자를 때렸다.
하지만 철로 된 상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수십번을 더 때린 뒤에야 박사는 자신의 저항이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 차라리 그냥 기다리기로 하자.
헤비레인은 박사를 그라인더로 갈아버리지는 않을 거라고 말했다. 아무리 미쳤어도 사랑한다는데 죽이지야 않겠지.
어차피 대원들이 오면 이곳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자에 나 있다는 그 구멍.
정말로 그게 뭐 어쨌다는 것일까.
그 의문이 박사를 스쳐갔을 때, 그녀의 나지막한 음성이 들려왔다.
충만한 목소리였다.
"그리로 제가 갈게요 박사님. 거길 통해서요."
어떤 희열과도 같은 감정으로.
"사랑해요 박사님. 우리 영원히 함께 있어요……"
*
얀데레물 하나 써보고 싶었음.
미친놈미친놈미친놈
히이이익
미친놈아
주스 씨 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떠올려줘 난 너의 데빌 애인 차올라가 네 품으로 헤비 레인 - dc App
갓 짜내 신선합니다
미친 시발ㅋㅋ 주스가 그거였노
씨발 돌았노???
와 정말 신선한 생각
씨발 하나가 됐노 애미
애미씨발 이걸 잘쓰긴했는데 와 이게 그
씹 ㅋㅋ
시발 개소름돋노
미친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