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주의]
[메테오 패러독스를 읽고오면 좋습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hypergryph&no=860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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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은 오후, 가공소에서 3블럭쯤 떨어진 곳에서
나는 임대받은 구획의 셔터를 올려 개점을 준비하고 있었다.
‘초이 골동품점’
체르노보그에서 수세기를 견뎌온 골동품점이었지만
폭동으로 가게의 모든 것이 없어지려는 순간에
로도스의 구호를 받아 이 기함에 탑승한지도 어언 1년,
로도스의 일상적인 수리업무, 기호품 찾기 등
각종 생활가전 수리나 잡화들을 구매, 전달하는 조건으로
나는 골동품점이라는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일단 로도스 안에서 먹고사는 문제는 이미 해결되어서
가게는 명목만 이을 겸 취미생활로 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 취미생활이라는게 재미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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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뭘 살펴볼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나는 물건들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천천히 붓을 만져가며 물건에 쌓인 먼지를 들어내고
만들어진 연도나 재질에 대해 고찰하고 있을 무렵,
입구에 달아둔 종이 울렸다, 손님이다.
“안녕, 혹시 지금 가게 열고있니?”
“어서오세요 메테오씨, 지금 열고 있으니까 둘러보시겠어요?”
“그래 고마워.”
대원 메테오, 예전에 새로운 하모니카의 구매로 안면을 튼 이후
그녀는 종종 이곳을 방문하곤 했다.
성숙한 여성인 만큼 골동품의 매력을 알아챈 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괜시리 뿌듯해지곤 한다.
그녀가 가게를 둘러보는 사이에 골동품 복원작업으로
어질러진 주변을 정리하고 있으니 그녀가 카운터로 다가왔다.
“구매하실 건 정하셨나요?”
“음.. 재밌는 물건은 많은데 오늘은 좀 그렇네..”
“오늘은요? 혹시 찾으시는 물건이 있으신가요?”
“딱 찾는 건 없는데..”
그 시원시원한 메테오씨가 고민을 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일까, 흥미가 가기 시작했다.
애초에 취미로 하고 있으니 흥미가 가장 중요하다.
“일단 어떤 물건을 원하시는지 말해주시겠어요?”
“여자아이의 선물로 좋을만한 물건도 있을까?”
“선물이요? 어떤 분한테 선물하시려구요?”
“그웬이라는 여자아이인데..”
오늘 메테오씨가 방문하신 이유는 아이의 선물이었다.
그웬이라는 아이가 며칠 뒤에 8번째 생일을 맞이하는데
최근 연이은 작전으로 바쁘던 나머지
미처 선물을 구할 시간을 내지 못하셨던 것이다.
그래서 일단 여러 물건이 있는 우리 가게에 방문했지만..
“뭐, 딱 잘라서 저희 가게는 애들 선물거리는 안 두고 있죠.”
“그렇지, 구매부에도 마땅한 게 없더라고.”
“일단 제가 따로 연락하는 메신저를 통하면 될지도 몰라요,
그 애 생일이 언제에요?”
“내일 모레”
“어.. 그럼 안 되겠네요.”
특별하게 물품을 주문받을 때 의뢰하는 꽤 비싼 메신저가 있지만
그 친구도 사람이라서 물품수배나 이동엔 당연히 시간이 걸린다.
특히 황무지를 뚫고 지나가는 지금 같은 상황에선 더욱 더
시간이 허락했으면 인형의 집 같은 거라도 구해봤을텐데
결국 이 자리에서 결정을 못하면
막상 생일엔 이도 저도 아닌 걸 받게 될지도 모른다.
굳이 잡동사니처럼 굴러다닐 걸 주고 싶지는 않으신거겠지
애초에 여러 곳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쏟는 것 자체가
이미 소중한 사람에게 줄 물건을 찾는거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카운터의 쪽문을 열어
“그럼 아직 복구 중인 물건들이 있는데 한번 보시겠어요?”
라고 말하며 창고로 그녀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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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 들이는 거 처음이에요.”
“와.. 이건 뭐라고 할까 정말이지..”
“정말이지, 난장판?”
“미안해, 이 정도 감상밖에 안 떠오르네.”
“아뇨, 저도 청소를 워낙에 안 해서, 여기 마스크 받으세요.”
“고마워.”
골동품, 앤티크라고 하지만 그 본질은 고물의 복원이다.
당연히 시간의 때를 탄 물건들이 쌓여있고
이 시간의 때는 보통 흙, 먼지 아니면 곰팡이다.
그림이나 종이같은 손상에 민감한 것만 따로 보관하고
나머지는 적당히 서랍에 넣고 진열장에 두다 보니 이 꼴이다.
“뭐, 저희가 지금 청소하러 온 것도 아니고 일단 뒤져보죠.
저기 3번째 서랍은 열지 마세요, 저거 다 무기에요.”
“들어온 게 바로 후회되는걸..”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녀는 찬찬히 진열장을 살펴보았다.
그러다 문득 먼지로 뒤덮힌 무언가를 집었다.
“아 이건 어떨까? 이 주사위로 보드게임을 하는거지,
이제 수학공부도 해야 하니까 숫자 익히기도 좋지 않을까?”
“메테오씨, 그거 잘 보세요.”
“응? ..어? 이거 숫자가 아니네?”
“금뼈 주사위, 한 면을 제외한 나머지가 꽝이네요.
20면체니까 무려 5% 확률로 당첨이 됩니다.”
“선물로는 좀 그렇네, 옛날 사람들은 이런 걸로 놀았을까?”
“뭐, 귀족놈들 생각이라는 건 항상 어딘가 맛이 갔죠.”
내가 서랍을 열기 시작한 사이 그녀는 조금 호기심이 생겼는지
“단순한 주사위인데 귀족 거라는 건 어떻게 안 거야?”
라며 질문을 해오기 시작했다.
“일단 재질이 금이랑 뼈잖아요? 금으로 장난감을 만드니까
남들보다 재력이 뛰어나겠죠?”
“그렇지”
“그리고 레타니아에선 뿔이나 뼈 같은 유기물을 이용한
공예기술이 발달해있는데 이게.. 아 무거운 얘기는 넘어가죠,
그게 뭐 이상한 뼈도 아니고 그냥 동물뼈 같은데
어쨌던 그 쪽에선 귀족이 아니면 재력을 얻기가 힘들어요.”
“금과 뼈를 이용한 장난감, 이란 거에서 그런 걸 알 수 있구나..”
“그렇죠.. 아 이건 어때요?”
대화를 이어나가는 와중에도 계속 물품을 찾던 중에
나는 딱 이거다! 싶은 물건을 발견해버리고야 말았다.
“어떤건데?”
“짜잔!!”
아츠---킬러, 아주 재미있는 드론이다.
어린애들은 RC카같은 장난감을 아주 좋아하지, 내가 그랬다.
골동품점에서 취급하기도 그렇고 적재적소..
“안 돼.”
“예?”
“안 된다고.”
워째서..
“같이 놀지도 모르는데 난 그거 못 만진단 말이야.”
“.. 혹시 세간에 도는 기계치라는 소문이 사실이었나요?”
“어 뭐야, 그런 소문이 돌아?”
아 이거 본인은 몰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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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고마웠어, 일단 더 찾아볼게.”
결국 마땅한 걸 찾지 못한 우리는 카운터로 돌아왔다.
“지금 다른 걸 찾긴 좀 어려우실텐데 괜찮으시겠어요?”
“뭐 어떻게 하겠어, 운 좋게 뭔가 찾기를 바래야지.”
“일단 그 그웬이라는 아이에 대해서 좀 더 알려주시겠어요?
저도 걔가 좋아할만한 걸 생각해 볼게요.”
아직 나는 그 아이에 대해 많은 걸 알지 못한다.
어쩌면 내가 이걸 듣고 뭔가를 떠올릴지도 모르지
내 말을 들은 메테오씨는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그웬.. 그 애는 수 개월 전에 가족을 잃은 여자아이야.
의료부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혼자 있는걸 불안해 해,
번개가 치는 것에 놀랄만큼 겁이 많아 보이지만
사실 속마음은 봄햇살처럼 상냥하고 부드럽지.”
그녀는 계속 말을 이었다.
“같이 지내면서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혼자 있는걸 무서워 해.
그래서 난 이번 선물이 의미 있었으면 좋겠어,
혼자 있더라도 나를 떠올리면서 불안감을 줄여줄, 그런 선물을..”
..이런 말을 들었으니 더욱 의미 있는 물건을 찾고 싶어진다.
그렇게 생각하니 문득, 그녀가 가게에 처음 방문한 날이 떠오른다.
정확히는, 그녀가 처음 가게를 방문한 이유가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메테오씨, 혹시 그 때 고장난 하모니카 지금 가지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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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들판을 달리는 봄바람같은 그녀가
어떻게 이런 골동품점을 방문하게 되었는가,
그건 그녀가 작전에서 돌아오고 난 뒤의 일이었다.
무언가에 크게 뚫린 하모니카를 들고 와
어떻게 해서든 고쳐달라고 하는 걸 보고
수리보단 차라리 새 걸 사는 게 낫겠다 싶어서
실제로 불고 다닐 새 하모니카를 사도록 권유했다.
그게 어릴 때부터 계속 들고 다닌 거란 걸 알았으면
나도 최선을 다 해서 고쳤겠지..
여튼 그 뒤로 한 번도 꺼낸 적 없는 하모니카는 지금
그녀에게 소중한 사람의 선물이 되기 위해
외부부품을 제외하고 싸그리 교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 때 같이 주문한 정비세트가 호환이 돼서 참 다행이네요,
내일 오후까지는 무리 없이 끝날 겁니다.”
“그래.. 그래..”
“..제가 제안했지만 이거 진짜로 선물로 줘도 되는거에요?
이렇게 망가진 걸 계속 가지고 계시는 걸 보면
절대 그냥 물건은 아닌 것 같은데..”
그 말을 들은 메테오씨는 잠시 고민하다
결심을 굳힌 듯 나지막히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 하모니카를 계속 가지고 다녔던 이유를 알아?”
“글쎄요.. 오래 쓴 물건이라 애착이 가서?”
“애착.. 후후 그래, 그런 이유도 있겠지 하지만..
내가 이걸 정말 아꼈던 건 고향에서 가져온 거라서야.
외로운 밤에 하모니카를 불고 있으면
이제는 갈 수 없는, 카시미어의 들판이 눈 앞에 그려지지.”
그리고 그녀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 몇 달간은 꺼내보지도 않았어.”
“어째서요?”
“새 하모니카를 불어도 고향의 풍경은 떠올릴 수 있고
이제는 그웬이나 박사, 아미야, 그리고 동료들이 기다리는
로도스가 내 고향이나 마찬가지니까.”
“..마음 누일 곳을 찾으셨군요.”
“그렇지, 마음 누일 곳..”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멋쩍게 웃었다.
“그럼 수리는 맡겨둘게, 얼마 줘야 해?”
“음.. 25 용문화만 주시면 택배로 보내 드릴게요.”
“그래, 잘 부탁해!”
“걱정마십쇼, 새 것처럼 번쩍번쩍하게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손을 흔들며 가게를 나서는 그녀를 배웅하고
나는 가게의 셔터를 내렸다.
허세를 부려놓았지만 한번 박살 난 하모니카를
다시 만드는 거랑 거의 진배없다.
내일은 공업부에서 잠깐 용광로랑 레이저 각인기를 빌리고..
생각이 깊어지지만 일단 지금은 분해부터 해보자.
집중할 시간이고 밤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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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며칠이 지났을까
수리요청이 들어온 회중시계를 전부 고치고 나서
문득 해가 지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그웬이라는 아이가 하모니카를 잘 받았을지 궁금해진다.
메테오씨도 그 이후로 따로 연락이 없고
혹시 실망한 건 아닐까
아니 그렇지는 않을텐데..
그런 걱정에 나는 의료부의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들려오는 하모니카 2대의 소리에
그리고 그 뒤에 들려오는 익숙한 그녀와 아이의 웃음소리에
나는 비로소 안심하고 골동품점으로 향할 수 있었다.
내일은 하모니카 악보집이라도 찾아서 진열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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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생각은 해뒀던 록라 유물로 골동품,전당포 하는 소설
메테오대회 한다길래 순간 아이디어 튀어서 적어봤는데
대회 낼만한 퀄리티는 아닌거같아서 일단 창작으로
좀 써보고 괜찮게 나오면 시리즈로 적어봐야지
하나 이야기하자면 애기 이름 공식 번역에서 지아나더라
홀리 쉿
암튼 내용 조타 따봉
상당하네
좋구만
후반에 오타났다 로드스라고
빠른 수정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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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