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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청년: 무슨 일이지? 천둥이라도 치나?


지나가던 노인: 산 너머에서 번개가 치는 것 같은데, 요즘 날씨는 왜 이러는지......

지나가던 노인: 음? 산 위에 뭔가 있는 것 같은데......?


거리청년: 어? 저게 잘 보여요?



타이허: ......


젱사장: 우리는 여기서, 2밤하고 3일간을 머물렀었죠.

젱사장: 만약 더 이상 빠져나갈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설마......


타이허: 조용히 기다리면 된다.


오유선생: 하하...... 언젠간 시 아가씨가 기분이 좋아 우리를 내보내는 날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유선생: 그런데, 그 짐꾼 영감님은요?


젱사장: .......그의 아들은 산에 묻혔는데, 그런 곳에서 저와 만나고 싶진 않았겠죠.


오유선생: 두 분 사이의 원한은 저도 들었습니다만...... 그저...... 꼭 이런 식으로 끝내야 하나요?


젱사장: 그게 아니면?


오유선생: 저는 그냥 좀......


젱사장: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상관없습니다.

젱사장: 또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이 '불필요한지'는 마음 속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이치는 누구나 이해하겠죠.

젱사장: 다만 때때로 인간의 감정은 간혹 이치를 따지지 않습니다.


늙은 뱃사공: ......비가 오는군요.


타이허: ......


오유선생: 어휴, 우리가 이렇게 기다리는 건 일도 아닙니다.


묵량: 갸우......


오유선생: ......아니면 여러분도 묵량 한 마리 키워보심이 어떠실까요? 제가 이 쬐끄만한 녀석을 찾았습니다, 차분히 대하면 아주 귀엽다구요......


묵량; 가오......?


타이허: ......시 수이타이가 그를 경계하는 게 무리는 아니군.


오유선생: 좋아요, 여기서 이것 저것 따지고 드는 것도 별 의미가 없고...... 아니면 집 안에 들어가 비를 피하시겠습니까?


젱사장: 이런 곳에서도 비가 내리다니, 신기하군요.


오유선생: 떨어지는 게 먹물이 아니라는 게 참 신기하죠.

오유선생: 타이허씨, 진짜 안 들어오시겠습니까?


타이허: ......


오유선생: 그럼 쉔사부께서는요?


늙은 뱃사공: ......


오유선생: 쉔사부께서는 뭘 하시는걸까요? 아까부터 손아귀를 내려보고 계시는데......


타이허: ......비를 보고 있나?


늙은 뱃사공: ......그렇습니다.

늙은 뱃사공: 우요우씨의 말을 들어보면 이 세상은 그 사람의 그림에 불과합니다만, 곳곳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만들어져 있군요.

늙은 뱃사공: 해가 뜨면, 새는 숲을 나오고, 자욱한 안개가 대지를 덮고, 하늘은 밝지만 해는 보이지 않으며 수천 개의 그늘이 진 듯한 땅은 고요하군요.

늙은 뱃사공: 이게 그림이라면, 이 화가는 대체 대염의 산수 속에서 무엇을 보았을까요.


타이허: 우사께서는 매우 고상하시군.

타이허: 부평우사 쉔로우는 10년간 종군했다는 것만 알았는데, 생각 외로 시경에 재능이 있으신데?


늙은 뱃사공: ......예. 지내온 날이 많을 뿐이죠.

늙은 뱃사공: 초봄에 내리는 비는 이런 온도가 아니라는 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늙은 뱃사공: 갑시다, 찢어 열기.



오유선생: 엑......!?


젱사장: ......이, 이건?


타이허: ......우사께서는 고명하시군.


늙은 뱃사공: 그저 실수로 부딪혔을 뿐입니다.


젱사장: 샹종.


심마니: ......이게 바로, 당신들이 그 술잔을 노리는 목적이오?

심마니: 산에 구름의 바다가 넘실대는데, 그 곳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번개 치는 소리가 계속 울려퍼진다)


"세의 형태" (무언의 굉음)


니엔: 아, 좀 짜증 나기 시작하는데.


시: ......


링: 우...... 내가 혼자서 세의 형태를 봤을 때보다 확실히 좀 더 강경한 것 같은데.


시: ......우리가 아직 여기 있는데, 저걸 어떻게 '신'이라고 할 수 있겠어?

시: 거의 그 술잔이랑 비슷한 수단을 썼지만, 그 도를 거꾸로 해서 몇 분의 형체를 얻었을 뿐이야.

시: 유형무신이야(형태만 있고 신이 아니다), 그러니까 결국——


"세의 형태" (소리없는 굉음)


시: ——!


니엔: 뭐야, 너 안 무섭다더니.


시: 너, 너 뭐라고!


니엔: 뭐가 유형무신이야. 네가 날 질책하는 걸로 밖에 안 느껴지거든.


시: 지금 저건 잠시 이 정자에 갇혀 있으니까 그냥 소란 좀 피우게 놔둬...... 뭐라 말하기 어렵네.


니엔: 귀찮아, 이건 폭죽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링: 흐우......하.

링: 음? 계속 노력해 보는 거 아니었어?


시: 너 진짜 아무런 힘도 없구나!


"세의 형태" (소리없는 굉음)


링: 아...... 네가 무서워하는 게 이거구나.


시: 나는——


링: 시이 쨩.


시: 그렇게 부르지 마!


링: 내가 보기엔 너 좀 떠는 것 같은데, 괜찮니?


니엔: ......내 귀여운 여동생은 눈 앞의 그림자가 무서워서 자기 그림 속에 백 년 동안 숨어있었는데, 지금 주눅이 드는 것도 당연하지 않을까.


시: ......그렇게 가볍게 얘기하지 마......

시: 그림자일 뿐이라도 무섭단 말이야......


니엔: 정확히는 우리 셋의 그림자, 1/4의 그림자네.


시: ......그건 우리라고.

시: 우리는 어떻게 해야......


"세의 형태" (조롱하는 웃음소리)

(갑자기 배경이 변한다)



시: ......칫, 내 그림을 가지고 놀다니, 날 비웃는 거야!?

(그리고 다시 정자로 돌아온다)


니엔: 아, 지금 쓸데없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지금 이 놈 내가 생각지도 못 했던 일곱 번째 무기를 단조해냈는데......

니엔: 다음엔 우리가 그림에 갇히지 않 록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을거야——

니엔: ——그림?


시: ......!


링: 발견했어?

링: 도법은 자연스럽고, 도리는 간략하지.

링: 세의 원본이 이렇게 많은 잔수작을 부리겠어? 결국 눈 앞의 거대한 세의 모습은, 너와 나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거울에 지나지 않아.

링: 그래...... 세월이 흐르면서, 그는 적지 않게 변한 것 같아. 머지않아 미쳐버리겠지.


니엔: 이미 미쳤거든.

니엔: 지금 이 순간, 우리는 그가 꾸는 꿈과 같아.

니엔: 그게 깨어나면 우린 다 같이 죽게 되는데, 우리 뿐만 아니라 대염도 같이 화를 입을거야.

니엔: 링!


링: ......니엔쨩, 그래서 넌 그것에 반항하고 싶은 거니?


니엔: 그래.


링: 그럼 너는 분명히 꽤 그럴듯한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할 거야.


니엔: ......그건 모르겠지만, 앉아서 당하는 것보단 훨씬 낫다고 밖엔 말할 수 없어.


링: 그렇구나.


니엔: 왜?


링: ......왜냐하면 내가 납득하지 않으니까.


니엔: 엄청 불복하겠지.


링: 너는?


시: 그냥 쟤한테 끌려 다녔을 뿐...... 그래도 조금 기대도 하지 않았을까.


니엔: 진짜로?


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링: ......지금 내가 너에게 물었지, 우리의 최후에 대해, '모르겠다' 라고 대답했고.

링: 이 대답은 확실히 좋다고는 할 수 없어.

링: ......보렴, 너희들은 여전히 너희들이야, 너희 자신의 생각, 희로애락, 사랑하는 것들, 마음에 든 사람, 미련이 남는 풍경들......

링: 이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건, 참 좋지 않니?

링: 그것에 대해 상관하지 말렴.


시: 우리는 그것이랑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링: ——나는 나야, 그게 무슨 상관이니?

링: 속세에서 만년을 취해 있었는데, 나는 계속 큰 꿈 한번 꾸는 것도 안돼?


니엔: 그럼 뭐라고 답하려는건데?


링: 하하......

링: ——'상관없어'.


고개를 젖히고 술을 마신다.

꼬리는 붓과 같고, 그림자는 먹과 같다.

바람이 일고 칼날이 튕긴다.

비가 내려 장식용 끈을 씻어낸다.

도수 센 술은 탁하고, 나의 마음은 맑다.



리: 바둑? 무슨 바둑, 나는 바둑 둘 줄 모른다고.


리? 대염식 바둑.


리: 너무 복잡한데.


리? 그럼 넌 볼테냐?


리: 차라리 오목이 낫지 않아?


리? 어린애들 장난을.


리: 나는 꽤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바둑 좋아하시나?


리? 좋아하지 않는다 , 바둑을 두는 건 재미가 없지.


리: 나는 당신이 바둑광인 줄 알았는데, 밥 먹고 바둑만 두는 그런 사람.


리? 바둑판의 양 측은 같은 규칙에 따라 세로와 가로, 흑과 백으로 싸우고 있을 뿐이니 무슨 소용이 있을까.

리? 바둑은, 결국 하나의 놀이에 불과하지.


리: ......그럼 왜 날 찾으셨는지?


리? 나와 내가 싸우는데, 너무 지루해.



량쉰: ......


닝: 이, 이건...... 저희 지금 산기슭에 있었잖아요......


량쉰: ......이런 재주를 가진 건, 그들 뿐이죠.


닝: ......


량쉰: 닝 양께선 제게 바짝 붙어 따라오십시오.

량쉰: 앞쪽의 방에서......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다시 아까 그 방)------


리: ......너 이놈. 바둑을 두는데 절차가 없구나.


리? 너희들은?


크루스: 바둑 두는 건 나한텐 정말 난처한데......


주오레: ......조금 알 뿐 인지라.


리? ......급할 것 없다, 급할 것 없어.

리? 이번 대국...... 나는 많은 해를 기다렸다.


리: 문외한인 네가 나를 이긴다 한들, 또 어떻겠는가.


리? 너는 도움을 기다려야 한다.


(량쉰과 닝이 걸어 들어온다.)

량쉰: ......리? 이게 대체......


리: 량쉰!?아, 그리고 닝 양......


닝: ......


주오레: ......닝 시랑님을 뵙습니다.


닝: 병촉인께 묻고 싶은 게 많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닌 것 같군요.


크루스: (시랑!?)


리? 앉으시게 앉으시게

리? 이만하면 거의 다 온 거겠지.


량쉰: ......뭘 하실 생각입니까?


리? 여러분들과 바둑 한 판을 두려고 하네.


리: 당신, 바둑을 싫어한다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바둑을 두려 한다고?


리? 그런 셈이지.


리: 네 술잔은 나한테 적지 않게 피해를 줄 수 있지.

리: 만약 마지막에 그 아가씨가 나를 위해 진실을 밝혀주지 않았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리? 아마도, 잠에서 깨어난 순간, 자신이 꿈의 포영임을 알게 되겠지, 포영이 터질 때 눈을 뜨는 사람은 나다.

량쉰: ......뭐라고?


크루스: 그거 너무 무서운데.


리: 무섭긴 무섭구만.


리? ......넌 오히려 별 반응이 없는데.


리: 아니 무섭다니까.


리? 헤에...... 그렇다고 생각해두지.

리? 량쉰이 널 골랐던 건 정말로 우연이었다, 아마 너희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

리? 안타깝게도 하늘 아래 우연은 수 없이 많지만, 너 만은 그런 우연이 아니야.


리: ......


리? 어떤 사람이 있는데, 그의 성은 괴 씨지


리: ......!


리? 표정이 변했구만, 네 친구에 대해 언급할 때만, 너는 그 정도의 진지함이 나오는 것 같아.

리? 자, 네 차례다.


리: ......


리? 깨우쳐 줘야겠구만.

리? 한 수를 망치면, 한 판을 잃게 되지.


리: ......오.


량쉰: 리.

량쉰: 진정해.


닝: 선생께선 어떻게 탈출하셨나요?


리? ......오랜만에 생각해보니 방법이 하나 생각났을 뿐이야.

리? 너는 이 위협에 어떻게 대처할 건가.


량쉰: ......이번 대국은......


닝: 바둑으로 따지자면 본디 선생과 견줄 만한 사람이 몇 없지 않나요?


리? 그저 오래 살았더니 지루할 뿐이야.

리? 닝 양께서도 한 수?


닝: ......


량쉰: ......생각에 두지 마십시오.


탁.

백돌이 바둑판에 놓여졌다.

승부는 명확했다.


리: 처음 몇 수가 너무 엉망이었어.


량쉰: 자네 탓이 아닐세.


주오레: ......이 대국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리? 그냥 게임일 뿐이야, 깊게 생각하지 마.


주오레: 그러긴 어렵군요.


리? 승부부터 생각해라, 너희들 차례다.


주오레: ......판세가 이미 기울어졌으니, 굳이 뭔가를 감출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리? 너는 진 걸 인정한 거 같고, 나머지 사람들은?


크루스: ......

량쉰: .......

닝: ......


리: 이 대국의 의미는 결코 이 바둑판 위에만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탁.


리? ......음.

리? 너와 나는 이기던 지던 이런 모퉁이에 있어선 안 된다.


리: 허세를 부리는 놈을 상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앞에 두고 바보인 척을 하는 거지.

리: 나는 바둑 두는 재주는 없지만...... 눈치를 살피는 건 잘 하는 편이지.


리? ......지금 네 질문에 답하려 한다, 젊은 병촉인.

리? 전에 변고가 있어, 나는 내...... 여동생을 한 명 잃었다. 너는 비록 젊으나 책무가 있어 여기에 있으니, 내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 것이다.


주오레: 그건 여기서 논의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닝: ......확실히 그렇습니다, 선생께서도 말을 삼가주세요.


리? 그 뒤에, 나의 소박한 거처인 바둑통에서 흑점 하나가 없어졌다.

리? 그저...... 그 변고 속에서 망가졌을 뿐이다.

리? 그 뒤에 나는 계속 생각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 지를.

리? 당대의 태부는...... 내가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아직 학생일 뿐이었는데, 그 덕망 높은 노선생의 손에 이끌려

침체 된 도시를 지나, 높은 궁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오레: 당신은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태부를 만나선 안되었을 터.


리? 그는 흥미로운 사람이다. 그는 내 마음으로 말을 걸었지, 나도 이 차가운 운자들에 싫증이 났었고.

(운자: 밥알같이 잘고 흰 돌, 아마 바둑돌을 말하는 듯)


리: 지루하신 것 같군요.


리? 더럽게 재미없다.


리: ......


지금 리의 뒤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친구, 동료, 갓 만난 고관대작, 일시적인 적.

그러나 리는 여전히 눈 앞의 사람을 확실히 볼 수 없다. 자신의 모습으로 나타난 이 남자.

그의 얼굴이 흐릿하다.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흐릿하다.


리: ......한 수 더, 내가 아무리 바둑을 모른다고 해도 네가 진작 이겼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어.


리? 너와 내가 같은 규칙을 인정했으니 바둑판에 승패가 어디 있겠느냐.


리: 이건 진짜 좀 궤변이다, 너는 세상 수 많은 명수들에게 사과해야 돼.


리? 좋아, 아무튼, 네 곁에 있는 날들은 즐거웠다.

리? 이 판은 네 승리다.


리: 아직 끝난 것 같지 않은데.


리? 난 그저 좀 얕본 것 같군 내...... 여동생들을.

리? 우리의 대국도 더 이상 의미가 없으니, 내가 패배를 인정한 것으로 치자.


리: 나는 네가 승부에서 굽히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리? 음? 아...... 그래, 나의 패배다.

리? 그리고 너, 크루스 라는 이름의 카우투스

리? 니엔이 로도스 아일랜드를 선택한 것은 다른 속셈이 있다.


크루스: 나는 네가 니엔과 우리의 관계를 설명할 때 좀 더 긍정적인 단어들을 썼으면 좋겠어.


리? .....음......괜찮겠지, 그냥 네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라.

리? 너희들은 이미 이 일을 관심밖에 둘 수 없거든.


링: 어휴, 만약에 시쨩이 너의 이 졸렬한 정원을* 본다면 아마 엄청 화를 내겠지.

(진짜로 졸렬한 정원이라고 적혀있었음......)


리? ......왔나.


(누군가 걸어 들어온다)

링: 말투를 보니까 날 반기진 않는 것 같네.

링: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네 주위에 둘러 앉혀서 당신과 대국 이야기나 나누게 하다니, 왜, 오랫동안 적적했나 봐?


리? 네가 그 미혹을 간파했군, 그렇지 않았다면, 니엔과 시는 분명 그걸 이겨낼 수 없었겠지.


링: 짐작하고 있었구나...... 크루스 좀 비켜줄레, 내 형제에게 좀 더 가까이 가게.


크루스: 아......그래요.

크루스: (그러고 보니...... 그녀는 언제 우리 이름을 기억한 거지?)


링: 너는 흑돌을 잡았고, 누가 백돌을 잡은거야?


리? 몸소 운자를 주조하고, 놀이를 창생하니, 멈추지 않고 쉬지 않는다.


링: ......지에(颉,사람 이름에 쓰는 한자)가 없어져서야?


리? 나는 이미 돌을 던져 패배를 인정했으니 너희는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다. 다만, 링, 내가 너에게 작은 선물을 주었는데 넌 아직 눈치채지 못했구나. 그걸 받은 뒤에 다시 나를 찾아와라.


링: 너는 그녀에게......


리? 이 일과는 무관하다.

리? 그냥 이 세상이 지루할 뿐이야.



심마니: ......계속하자고.


젱사장; 그 이상한 곳에서 유유자적 하고 있을 때, 넌 뭘 하고 있었어?


심마니: 나는 기회를 틈타 멜대를 찾으려고 했지만, 찾지 못 했지.


젱사장: 아쉽겠군.


오유선생: 아니 두 분 아직도 싸우고 싶으십니까!? 그렇게 오래 쉬었는데도 분을 삭히지 못하셨습니까?

오유선생: 덩치선생!, 쉔사부님! 두 분도 뭐라 말 좀 해 주십쇼!


타이허: ......


늙은 뱃시공: 산 꼭대기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은 양 대인께서 설명하셨던 일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합니다.


타이허: 세의 형상이 나타난다면, 대사(大事)가 우선이다.


늙은 뱃사공: ......저도 산으로 가야겠습니다.


심마니: 그럼 부탁 드립니다.


늙은 뱃사공: 아이고...... 여러분께선 정말 제 말을 한 마디도 안 들으신 겁니까?

늙은 뱃사공: 웃! 산꼭대기에서 무슨 일이——

(번개가 치는 소리와 동시에 무언가 무너지는 듯 한 소리가 들린다)


늙은 뱃사공: ——머리 위 조심하십쇼!

젱사장: 웃——!


바위가 떨어져 뒹군다.

젱퀴엔이 칼을 휘두른다.

20년 전, 아니 10년 전이라면 머리 위로 떨어지는 이 산바위를 흙먼지도 묻히지 않고서 둘로 나눌 수 있다고 자신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늙었다.


미스 두: 아버님! 위험해요!


젱사장: ——야오예!


늙은 것이 늙어간다면, 아이들은 자란다.

젱퀴엔은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딸이 그를 구하려다 산바위에 맞고 벼랑에 떨어졌지만,

그는 주저하지 않고 몸을 날려 뛰어내렸다.


오유선생: 주인장!


심마니: 칫.


오유선생: 이, 이보세요! 지금 뭘 하시려는——

오유선생: ——설마 당신도 따라서 뛰어내리려는 겁니까——


타이허: ......쉔로우!


늙은 뱃사공: 쳇, 제가 내려가서 찾아 볼 테니 먼저 올라가십쇼! 산 꼭대기에서 무엇을 보더라도 절대 경솔하게 행동하시면 안됩니다!


오유선생: 전 덩치선생과 함께 가죠!



젱사장: 어...... 어째서...... 야오예! 야오예!


미스 두: ......


젱사장: 야오예!

젱사장: ......괜찮아, 기절만 한 거야......


심마니: 마지막에 내가 힘 좀 쓰지 않았으면 너희 둘은 벌써 오래전에 죽었을 거다.


젱사장: ......샹종.


심마니: 또 한번이다, 젱퀴엔, 또 한번!

심마니: 그 당시의 너는 나의 아들도, 두야오예의 아버지도, 그 깨진 술잔조차 지키지 못했다!


젱사장: ......


심마니: 너는 네가 얼마나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네가 아직 스스로 뉘우칠 때가 되지 않았고, 스스로 뉘우칠 자격은 더욱이 없다.

심마니: ......너는 팔을 다쳤고, 나는 다리를 다쳤으니 너와 나 사이에 빚은 없다.

심마니: 거추장스러운 놈들이 와서 훼방 놓기 전에 계속하자.

심마니: 한 합이면 충분하겠지.


젱사장: ......정말 높군, 평소에 길을 갈 땐 잘 몰랐는데 이 산봉우리가 이렇게 가파랐다니.


심마니: 사람들이 항상 길을 걷는 건 아니니까.


젱사장: 방금 이 일로, 이미 네가 내 목숨을 구해준 셈이야.


심마니: 나는 아이를 구했을 뿐이다.


젱사장: 그래, 넌 아이도 구했지, 그렇다면 지금 너와 어떻게 생사를 가를 수 있겠어?


심마니: ......너!


젱사장: 해라.


숲 속 싶은 곳에 흰 눈만이 남아 있다.

두 사람은 마주보고 말이 없다.

문득 한 가닥의 거문고 소리가, 처절하게 울려퍼진다.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링: ......


심마니: 온 사람은 누구신지?


링은 말이 없었다, 그녀는 가만히 다리를 벌리고 앉아 차가운 돌 위에 앉았다.

바람이 불어 석양을 기울이고, 곧 해가 질 것이다.

한 쌍의 원수는 다시금 서로를 바라보았다.

거문고 소리가 하늘에서 들려오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여자는 분명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



크루스: 흠흠...... 우리들...... 그 괴상한 놈의 손아귀에서 탈출했잖아?

크루스: ......그리도 우리는 아직 곤경에서 벗어나진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리: 자신에게 협박을 당하는 건 실로 좋은 경험이 아니군요.


타이허: ......공자님.


주오레: 타이허 삼촌.


타이허: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주오레: ......그 죄인을 만났습니다.

주오레: 그러나 그 죄인의 말대로라면 그들은 지금 자기 자신의 족쇄와 마주보고 있습니다.


타이허: 공자님의 마음에 의심이 있는 듯 합니다.


주오레: 저는 그저, 태부깨서 왜 그 죄인을 믿으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주오레: 만약 그녀들이 실패한다면 우린 샹슈에서 그 그림자를 마주하게 될 겁니다. 비록......극히 일부분일지라도.


타이허: 시 수이타이는 본디 이 일로 백천사가 조치를 취하도록 몰아세울 작정이었습니다.


주오레: ......그랬죠.

주오레: 아버님께서 그러길 바라셨죠.

주오레: ——!

주오레: 하늘에!



주오레: 그림자가 모여 모양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세의 그림자?


타이허: 예부는 샹슈에 청뢰백 백정산(青雷伯白定山)을 거느리고서 지키고 있지만, 그저 세의 그림자일 뿐, 파란을 일으킬 순 없을 겁니다.


"세의 형상": ......


주오레: ......그건 ......뭘 보고 있는 거죠?


주오레는 문득 느꼈다, 세의 형상이 이 땅을 조심히 살펴보고 있다는 것을.

갑작스러운 그리움, 갑작스러운 슬픔, 갑작스러운 연민.

미풍이 스쳐지나가자, 그 거대한 그림자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주오레: .....! 사라졌다고?


링: 큰 꿈에서 깨어났으니 사라졌을 뿐이지.


시: 넌 어떻게......


니엔; ......링.


링: 응?


니엔: 너는 원래부터...... 언제나 이런 일을 할 수 있었어?

니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위해서 애쓰고 있었을 때, 넌 손뼉 한 번으로 그 환상을 깨트릴 수 있었어?


링: 인생이란 몽환적이고, 이슬에 전기가 흐르는 듯 하며, 흔적조차 없는 포영같은 것이지.

링: 너나 나는 그것고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반 그림자에 경치와 같아,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지.

링: 포영이 되어 깨지는 건, 그것이면 안 되는 걸까?


니엔; .....간단하게 말하시는구만.


링: 아주 간단한 일이니까.

링: 그래서 내가 너희들의 언니 아니겠니.


주오레: ......시 수이타이는 니엔과 시의 설명이 필요합니다.

주오레: 또한 세 사람은 함께 행동할 수 없으며, 시 수이타이의 감시 하에 샹슈를 떠나야 합니다.


니엔: ......뭐야, 그러면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홈파티를 열 수 없단 말이야?

니엔: 나는 아직 몇 명 더 불러들이고 싶은데.


크루스: (야...... 진심으로?)


주오레: 로도스 아일랜드가 더 많이 관심을 끌고 싶다면야......


니엔: 만약에 네가 내가 한 말을 믿는다면, 너는 직접 와서 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지.


크루스: 흠흠——

크루스: 그...... 그 일에 대해서......


???: 제가 보증하죠.


(붉은 로브를 둘러 쓴 사람이 걸어온다)

타이허: ......린큉얀(麟青砚,린청연)


크루스: 레이즈씨!


레이즈: 오랜만이에요, 크루스.

레이즈: 옆에 있는 그 분은 새 대원이신가요?


오유선생: 소, 소생 오유, 반갑습니다 레이즈 양.


레이즈: 음.


주오레: ......대리사께서 시 수이타이의 업무에 간섭하시는 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레이즈: 저는 그저 천사부의 후계자로써, 사백께(스승의 형), 여지를 남겨 둘 것을 권했을 뿐입니다.


주오레: 어쩐지 닝 아가씨께서 끝까지 가만히 계시더라니...... 당신이 먼저 그 백천사를 설득하셨군요.

주오레: ......그러나 천사부가 언제 이 일을 처리할 수 있겠습니까?


레이즈: 당연히 안 되겠죠.

레이즈: 다만 지금 당장은, 시 수이타이도 함부로 결정할 수 없을 겁니다.


주오레: 뭐라구요?


레이즈: 태부께서 이미 샹슈에 이르렀습니다.

레이즈: 시 수이타이의 병촉인 주오레, 예부좌시 랑 닝 사추, 숙정원 부감찰어사 타이허, 샹슈지부 량쉰, 그리고 저는 오늘 밤 자정까지 량쉰의 관사로 돌아가야 합니다.

레이즈: 대부의 명령을 기다리시죠.


주오레: ......


타이허: ......존명.


레이즈: 니엔, 시, 링.

레이즈: 세 분께서도 량가로 이동해 주십시오. 태부께서 당신들을 직접 만나보고 싶다고 하십니다.


링: 좋아.

링: 지난번에 그를 보고서 벌써 삼십 여 년이 지났는데, 오늘날의 그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니엔: 아이고, 또......


시: 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