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오, 자네가 박사로군. 어서 와,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건 반갑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 으음, 기록으로는 알고 있지. 내가 조금 더 젊었을 때, 필사적으로 남긴 것 같은 쇳덩어리에 그리 적혀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나는 기억하지 못해.

- 네게는 조금 이기적으로 들릴 지 몰라도, 나에게는 좋은 느낌이야. 새로운 것은 지루하게 긴 인생에서 좋은 자극이 되니까 말이지. 그러니 울지 마라, 박사.

- 그래그래, 나는 충분히 행복하니까. 그것보다 전에 부탁했던 그, 마라 소스란 건 들고왔나? 궁금해 죽겠군, 얼마나 맛있으면 그런 거에 목숨을 걸듯 살았었나, 나는?

- 우욱, 매워.... 화산의 용암 구덩이보다도 뜨겁게 느껴지는데?!

- 뭐? 이런 건 내가 성에 차지도 않아 했다고? 농담도 적당히 하라고, 박사!

- 증거 사진도 있나?! 대단하군, 인간인 나는.... 꽤 먹어주게 생겼었네.

- 내가 그랬었구나.... 기억이 날 법도 한데, 아니라서 더욱 아쉬워. 너에게는 미안할 뿐이야. 또, 또 운다?

- 이제 가 보려고? 하긴, 원본이 박살나서 얼떨결에 신격에 오른 신의 파편이, 살아있는 사람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는 것도 실례야. 마지막으로 가기 전에, 나를 좀 쓰다듬고 가 줘.

- 이게 온기인가. 한창 쇠를 두드렸을 때의 열기하고, 화산의 열기와는 조금 다르네. 그립다, 는 건 모르겠지만.....

- 그래, 조심히 들어가라고. 다음에는 덜 매운 걸 부탁하지.


모든 게 끝나서 신 대접받으며 사는데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용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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