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략)

박사는 수지를 끌어 안았다.


'박사님...'

수지는 박사의 품에 안긴채로 눈을감았다.

자신의 귀 앞을 가볍게 쓰다듬는 박사의 손길이 느껴졌다.

편안한 마음으로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박사님, 고마워요."



그녀는 나지막히 말했다.

"박사님과 로도스의 모든 분들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그곳에 계속 주저앉아 있었을 거에요.

그렇지만 덕분에, 지금의 저는 약간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비록 가게는 불에 타서 사라져 버렸지만, 제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곳인, 로도스가 생겼으니까요.


고마워요, 박사님."

박사는 아무말이 없었다.




"박사님?"

아무말이 없다.

"박사님..?"

아무말이 없다




수지는 고개를 들어 박사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멍한 눈으로 이쪽을 쳐다보는 박사의 표정이 보였다.




그녀가 깜짝 놀라 박사에게서 떨어지려 했지만 그녀를 감싼 박사의 팔목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흐익...바, 박사님?"


수지는 겁에질려 헛숨을 들이켰다.

"왜, 왜 그러시는 거에요... 표, 표정이 무서워요."

"저, 저를 놔주세요...!"


그녀가 박사로 부터 떨어질수록 그의 목을 억죄는 팔의 힘이 더 강해졌다.
떼어내려 낑낑거렸지만, 팔은 떨어지지 않았다.

처음엔 바닥에 닿았던 발이, 이젠 발끝조차 닿지 않았다.

그녀의 생존본능이 그녀가 박사를 발로차며 발버둥치게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켁,  큭....잘못...했...어ㅇ..."


목이 짓눌려 숨쉬기 힘들어지고, 말을 할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얼굴이 창백해졌고, 눈이 풀리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몸은 힘없이 축 늘어진채, 박사의 품에 안겨있었다.





- - -

1시간 후.


"아, 젠장 또 무의식적으로..."

그는 자기앞에 벌어진 광경을 보고 난감하다는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서 주머니에서 휴대용 단말기를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어, 거기 샤이닝 있지? 잠깐 오라고 해줘."

전화로 자신이 있던 방의 위치를 이야기하고 끊었다.
전화를 마치고선 방의 불을 끄고 문턱앞에 섰다.

"미안하다 수지, 방금껀 실수였어.





잘자."



불꺼진 방의 문을 잠그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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