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투스 소년은 자신의 양친을 직접 본 적이 없고, 얼굴도 겨우 사진 몇 장에서나 찾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림 빌리턴 채광선에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그리 희귀한 일이 아닌 듯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습관처럼
받아들이라 할 수도 없었다.
소년은 여타 카우투스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활동적이고, 때때로 사고를 치기도 한다.
그러나 도서실에 자주 가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가 가만히 앉아서 아버지가 남긴 기술 서적을 뒤적거리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이런 영향은 소년 시절 때 부터 함께 하며 훈계해 온, 혈연관계가 아닌 한 박신한 노인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심상치 않은 보호자에게, 소년은 당연히, 그의 입장에서 꼭 알고 싶은 몇 가지 질문들을 던진다.
내 부모님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그분들은 무슨 일로 돌아가셨나요?
소년의 마음 속에 자신의 해답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이미 책에서, 아버지와 함께 광산에 찍혀있는, 옆의 설비들과 기구들의 의미를.
소년의 마음은 겉보다 훨씬 여리며, 자신이 질문하기 전까지,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던 아버지가 실수로 주변 사람들을 위기에 빠뜨린 것은 아닐까하는, 차마 어떤 죄책감을 지울 수 없었기에 그를 꺼리는 게 아닐까 걱정한다.
박학한 노인은 소년의 의구심을 눈치챘다. 허나 노인은 엘리시아와의 약속인, 그녀의 아이들을 잘 돌볼고, 그녀의 아이들이 아버지와 같은 선택인, 재난 답사라는 명분을 내세워 당초 그를 믿지 않았던 낯선 이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몇 번이고 붕괴 현장을 드나들거나 하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게 하고, 그녀의 아이가 어머니의 슬픔을 아버지 탓으로 여기지 않도록 해야 했다.
하지만 노인은 단 하나 아이에게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아이에게 그의 아버지가 영웅이 아니었다고 차마 거짓말 할 수 없었다. 해당 채광선의 재앙 정보 전달자인 노인은,
빅토리아에서 추방 당하면서도, 끝까지 재해에 맞서려고 헌신한 그 청년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엘리시아...당신이 레온하르트 란 이름을 지어줬을 때, 솔직히 난 그러지 않길 바랐다네. 아이의 아버지 처럼 될 수 있으니까..."
피는 못 속이는 지, 아이는 결국 재앙 전달자의 길을 택했고, 목숨을 맡길만한 단짝을 만나 일사천리로 성과를 내며 주변 모두로부터 인정 받았다.
이는 모두 먼 훗날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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