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이베리아의 마을이었고, 오늘날에는 지도나 책에서도 그 이름을 알 수는 없어.

아직 사람들이 살았을 적에는 그곳을 파도치는 암벽 마을이라고 불렸어.

암벽 마을의 주교는 어린 산크타 한명을 거둬서 키워줬어, 그 산크타는.... 여기서 자라고, 여기서 배우고, 여기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

소박하고 메마른 곳이었지만, 경건한 삶은 필요치 않았지.

대침묵 이후의 이베리아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산 삶도 쉽게 부서졌어.

한 번의 역병, 한 번의 기근, 한 번의 침략으로 모든 것이 망가질 수 있었지.

고향아닌 고향을 구하기 위해서, 산크타는 라테라노로 향했고 지원을 부탁했어.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매우 간단했어.

"당신은 우리의 일원이나, 그들은 그렇지 않다. "

산크타가 이베리아로 돌아왔을 때 "고향"은 사라져있었어.

모든 것은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지워져 있었지.

사막에서 사라지는 모래알처럼, 밀물에 녹아내리는 한 방울의 물처럼.

긴 여행 끝에 라테라노에 다시 도착한 산크타는 방황하는 영혼과도 같았어.

그는 성인으로 봉해진 주교를 찾아서 인도를 구했어.

아무리 성현이라고 해도 그의 질문에 침묵할 수 밖에 없었어.

그는 이른 새벽 벤치에 앉아서 다음날 해질녘까지 있었어.

피아메타, 그게 내가 안두인을 처음 봤을 때야.



교황: 에흠.



교황: 이런, 또 사비를 털어서 수리해야 되겠군, 이곳의 수리비는 비싼데...


교황: 당분간 간식 비용을 줄여야겠어.

(교황기사가 달려온다.)


교황기사: 교황 성하! 대성당안에서 총성이 들렸는데, 괜찮으십니까?!


교황기사: 이것은....?! 이단이 성하를 습격한 겁니까? 이건 제 불찰입니다!


교황: 걱정하지 마세요, 파울라리오, 지난번 대성당 팔씨름 대회 우승자가 누구였지요?


교황기사: .... 교황 성하입니다.


교황: 실수로 삐끗해서 사고가 난 겁니다.


교황: 도시내의 소란은 이미 진정되었군요.


교황기사: 네, 그들은 퇴각했습니다, 놈들을 튀겨버릴 수 있었는데ㅡ


? ? ? :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교황기사: 에헴, 죄송합니다, 성하, 제가 실성했나보군요.


교황기사: 찾으시는 분이 도착했습니다.


교황: 들어오거라. 얘들아.

(아이젤 세실리아가 들어온다.)



아이젤: 교황 성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세실리아: 안녕하세요 교황 성하, 저는 세실리아라고 해요.


교황: 아, 이런, 여기가 조금 엉망이지?


교황: 너희들.....


교황: 좋아하는 차나 디저트 있니?

세실리아: 저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교황: 글쎄다, 생각해보자꾸나....


교황: 찻잔에 설탕을 넣는건 어떻니?


교황: 아이젤, 부탁하마, 설탕은 긴장을 풀어주거든.


아이젤: 아! 네, 네...


세실리아: 성하, 제가.... 제가 라테라노를 떠나도 될까요?


교황: 내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받아드릴테냐?


세실리아: 음....아마 아닐 것 같아요.


교황: 그렇다면 가도 좋다.


아이젤: .....교황 성하?


교황: 나는 평생을 푹신한 흔들의자에서 보내는 것이 소원인 늙은이일 뿐인데, 이 어린 소녀의 여행 계획을 어찌 막겠느냐?


아이젤: 세실리아는....


교황: 왜 그러냐? 그 아이가 천사와 악마의 혼혈아로 하늘의 계시를 내리는 성도라도 되는거냐?


교황: 세실리아는 그냥 바깥 세상이 보고싶은 어린 소녀가 아니더냐?


아이젤: .......


교황: 너는 아직도 어머니의 수호총을 가지고 있구나?


세실리아: 앗, 죄송합니다! 아이젤 오빠한테 맡겨야하는 건가요.......


세실리아: 전 그저.....


교황: 괜찮단다, 꼬마야.


교황: 본래 수호총의 습득은 엄숙한 일이란다, 성대한 의식도 거행하지, 보호자의 출석, 지도교사의 확인, 그리고 많은 문서작업들....


교황: 허나, 너는 아직 수호총을 소유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그러니 조용히 가져가려무나.


세실리아: 그래도 될까요?


교황: 너한테 준다고는 말할 수 없겠구나, 모든 총은 한 자루 한 자루가 라테라노의 귀중한 자산이니까.


교황: 하지만 그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아이에게 맡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


교황: 들고가거라, 아직은 네가 너무 어려서 방아쇠를 당겨 나쁜 사람들을 제거할 수는 없겠지만..... 네가 어디에 있던, 그 시작은 라테라노임을 상기시켜 줄게다.


세실리아: .....감사합니다, 성하.


교황: 아이젤, 세실리아와 함께 있어다오, 너의 첫 장기외근으로써 말이지.


교황: 가끔씩은 꼭 돌아오는 것을 잊지말도록.


아이젤: .......


아이젤: 제게.... 정말 그럴 자격이 있을까요?


교황: 있고 말고, 너는 선택을 했지 않느냐, 그렇지?


아이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교황: 세실리아를 보살펴 다오.


교황: 됐다, 이만 가보거라,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지, 내 나이가 되면 낮잠잘 때만 기다리게 된단다.


세실리아: ....교황 할아버지.


세실리아: 저는 앞으로 나아갈 거에요.


교황: .....그래.


교황: 널 위해 기도해주마.

(세실리아와 아이젤이 나간다)

(바이올렛이 들어온다.)


바이올렛: 성하, 이걸로 충분한 건가요?


교황: 나는 그 아이들과 점심을 먹었고, 이거면 충분해.


바이올렛: ....지시한 대로, 그는 이미 떠났습니다.


교황: 그 녀석이 더 있어야 했을까? 초콜릿 하나 먹으면 정신 차릴지도 몰라.


바이올렛: ...성하, 성하는 너무 마음씨가 부드러우세요.


교황: 아니, 바이올렛, 우리는 추운 밤의 횃불이 될 수 없다.


교황: 하지만 월급쟁이들을 위해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네주는건.... 그래도 할 수 있어.


교황: "이 대지는 선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 말을 인정하지 않는 이들의 세상이 오기를.


교황: 우리도 이제 할 일을 해야지. 상황은 진정됐으니, 사절들을 소집하도록.


교황: 계시는 분명히 내려졌다, 나는 내가 해야할 일을 하겠다.





나는 지금도 종종 그날 밤을 생각해.

처음에는 평범한 살카즈 습격자들을 소탕하는 임무였지.

우리는 그들의 흔적을 쫒아 녀석들의 거점을 찾았어.

이상하게도, 아무런 적의도 없었지.

그들은.... 자신들에 시간에 갇혀있었어.

나는 구조 요청을 받았고.... 너희들을 잠시 떠났지.

내가 너희들을 떠났어.

구조 요청 신호는 매우 가까웠고 길어야 반나절도 안 걸렸을 거야.

그것보다 빨랐을지도 몰라....

나는 발 밑에 있는 벽돌의 얼룩덜룩한 무늬, 차가운 빗물이 얼굴로 흘러내리는 감각까지 기억해.

나는 네 검은 뿔을 기억해, 네가 나를 보는 눈빛마저도 기억해.

그리고 안두인은 사라졌고.

임무는....성공했지....

성공했고 말고 ! !

왜 이렇게 된거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내가 떠나지만 않았더라면.... 내가 거기 남아있었더라면, 너와 함께 있었더라면, 이 모든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적어도...적어도....

적어도 지금처럼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은 안됐을지도 몰라.

기분이 끔찍헀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켜보는 것 밖에 없었어.

너와 함께 있었어야 했어.



모스티마: 그렇게 생각하지 마, 피아메타, 너한테는 어떤 책임도 없어.

피아메타: 아니, 이건 내 결정이야.



피아메타: 그 녀석이 원했던 힘이 뭔지, 그 녀석이 밝히고 싶었던 비밀이 뭔지, 그 녀석이 알고 싶었던 답이 뭔지는 신경안써.


피아메타: 나는 그 녀석의 숭고한 이상이나 위대한 대의, 인도나 구원같은건 관심없어.


피아메타: 나는 용서하지 않을거야.


피아메타: 믿음을 위해서도, 라테라노를 위해서도, 수비대를 위해서도, 지난 시간을 위해서도 아니야.....


피아메타: 나는 그저 용서할 수 없어. 단지ㅡ


피아메타: 안두인, 네가 너를 믿었던 사람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에.


안두인: ....여러분들.


피아메타: ....너는 어떻게 여기 멀쩡히 서 있는거야?!


피아메타: 어째서 교황 성하마저.....


안두인: 어째서일까요.....


안두인: 어째서.... 길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는데, 공허 속에서 무엇을 찾으라는 것일까요?


모스티마: 지금 참회하는 거야?


안두인: 참회? 아니요, 저는 참회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제가 참회할 수 있겠습니까? 빛도, 미래도 없고, 재앙만이 저를 반기며, 제 앞에는 슬픔만이 있을 뿐입니다......


안두인: 구원도 낙원도 없습니다, 여기는 라테라노, 여긴 우리들만의 낙원....


안두인: 빛이 그저 환상이었다면....아니 원래 환상이었던 것을....우리가 좋을대로 생각한 걸지도요......


안두인: 빛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빛은 한번도....


피아메타: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안두인?!


안두인: 제가 왜 여기있는 걸까요, 제가 포기한 걸까요?


안두인: 이렇게 벽이 두꺼운데, 제가 그들을 품어줄 수 있었을까요?


안두인: 어쩌면 저는 거짓 희망을 퍼뜨리는 거짓말쟁이일지도 모릅니다.... 스스로까지 속여버린 어리석은 자......


안두인: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것의 판단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저를 어디로 움직이게 하려는 겁니까? 그것의 존재 자체가 제 모든 길을 막았습니다......


안두인: 저는 어디로 가야합니까?


피아메타: 안두인 ! 정신차려 ! 네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똑똑히 보라고!


안두인: 당신은....아...피아메타....


피아메타: 드디어 미쳐버린거야?! 당당하고 의로운 척하던 너는 어디로 간거냐고? 혼이라도 빠졌어?!


피아메타: 내가 허수아비에 대고 죄를 묻게 할 생각은 접어, 네가 어디있는지 똑똑히 보라고!


안두인: ...저는 라테라노의....피아메타...라테라노의 대성당 위에 있습니다.


안두인: 다시 보게되서 기쁩....아니, 지금은 전혀 기쁘지 않습니다......

(실린더가 회전하는 소리, 폭발소리)

(안두인이 아츠로 막는다.)

안두인: .........


피아메타: ....... 어떻게 저항할 수 있어?


피아메타: 어떻게 막을 낯짝이 있냐고 ! !


안두인: .........


피아메타: 사과해, 안두인.


피아메타: 모스티마와 르무엔에게 사과하라고 !


안두인: .........


피아메타: 네가 옳았다고 생각해?!


안두인: 제가 저지른 잘못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피아메타: 그런거 치고 *라테라노 욕설*나 건방진거 아니야?!


안두인: 그렇지 않습니다.


피아메타: 잘 들어, 안두인, 난 네 신념이 어떤지는 상관없어, 네 믿음이 완전히 박살나도 나는 신경안써.

피아메타: 모스티마는 너를 용서하고, 르무엔도 너를 용서하고, 에반젤리스타 11세가 용서하고, 라테라노 전체가 너를 용서한다고 해도ㅡ 나는 널 결코 용서할 수 없어.


안두인: .....죄송합니다, 피아메타


피아메타: 사과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야.


안두인: ....하지만, 그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아마 같은 선택을 할겁니다.


모스티마: ....아니 진짜로? 그렇다고 해도 굳이 피아메타 앞에서 말해야 해?


모스티마: 그리고 당신 지금 상태가 좀.....


피아메타: 좋아ㅡ 안두인.


피아메타: 총을 꺼내.


안두인: 당신도 알다시피, 이 방법으로는 결과가 나지 않을 겁니다.


피아메타: 내가 *라테라노 욕설*처럼 결과를 원할거라고 생각해?! 내가 널 죽이면 르무엔의 8년이 돌아올까? ! 모스티마도 원래대로 돌아올까?!


피아메타: *라테라노 욕설*같은 결과를!


피아메타: 나는 그저 이 "라테라노 욕설*의 끝을 보고 싶은거야, 알겠어, 안두인?


안두인: ...이것이 당신의 집념입니까?


피아메타: 그렇다면 어쩔건데?

(실린더가 돌아가는 소리)

피아메타: 다시 말한다 안두인ㅡ 총을 꺼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