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

이 단어의 의미는 너무 좁은 의미로 보편화되어있다.

아주 먼 옛날, 우리는 천지 만물을,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하는 모든 것을 표현할 거창한 단어가 우리에게는 있었을까?

이 위대한 단어는 하늘과 땅, 그리고 내륙의 여러 나라들부터 미지의 대양까지를 망라하고 있다.... 단어 하나가 수천만 수억년간 살아온 생명의 진척을 담아낼 수 있을까?

켈시, 그 단어는 인간의 마음 그 어디에 존재하는 거지?

켈시

모르시지는 않겠지요.


점잖은 노인

나는 많은 것을 알고있지만, 계속해서 질문할 수 밖에 없다. 모든 사람은 미지로부터 구속되어 있으며, 미지는 영원히 인간을 괴롭히기 때문이지.


켈시

...........


켈시

.......(고대 살카즈어) "세계"


점잖은 노인

저는 분명.... (사르곤어) "세계" 라고 답하실 줄 알았다만.


점잖은 노인

그건 살카즈의 언어인가?


켈시

네.


점잖은 노인

이상하군, 스스로를 의사라고 칭하는 필라인 여성이, 마족의 언어로 답하다니.


점잖은 노인

자네에 대한 평가는 대양 위를 지나는 구름처럼 시시각각 변하는군.


켈시

언어가 본질을 변화시키지는 않습니다.


점잖은 노인

언어.... 보게나, 켈시, 여기 있는 우물을.


점잖은 노인

여기서 신선한 물을 얻는 방법을 알고 있나? 이베리아의 사람들이 푸른 초석을 다듬어 집을 짓는 방법을 알고있나?


켈시

과거 이베리아의 귀족들이 오만함에 사로잡히지만 않았더라면 바다는 이베리아를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었을 것입니다.


켈시

우물은 깊고 바다와 거의 닿아있죠.


점잖은 노인

저기 보게나, 우물이 아직 마르지 않았군, 빛이 반사되고 있어.


켈시

서둘러야 합니다, 각하.



노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땅에서 돌을 하나 집었다.

덧없이 평범한 돌맹이 하나, 노인은 바닷바람이 주는 감촉을 느끼듯 여전히 우물 속을 들여다본다.

켈시는 보채지 않았고, 묵묵히 앞에 선 노인이 답하기를 기다렸다, 그녀는 구름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었다.

바람이 세다.


점잖은 노인

서두르지 말게, 켈시, 아직 쉴시간은 많이 남았으니까, 무엇을 목표로 하던간에.


점잖은 노인

이 아래로 돌을 떨어뜨리면 물소리가 들리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켈시

5~6초.


점잖은 노인

이베리아에서 가장 소박한 사람들도 바다를 이용할 줄 알고 있으며 이 우물의 깊이에는 그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지.


켈시

오늘날 빅토리아의 농부나 콜롬비아의 노동자들은 바다의 크기 조차 모르고 있을겁니다.


점잖은 노인

음....켈시. 내가 질문을 몇개나 했지?


노인은 돌을 쥔 팔을 공중으로 들었다가 내렸다, 그러자 손에서 돌이 미끄러졌다.

둘은 돌을 쳐다보았지만, 돌은 곧 어둠 속으로 사라져 돌의 궤적을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2 3초 동안 침묵이 두 사람을 감쌌다, 순간 바람또한 멈췄다.

정적, 켈시는 얼마나 조용한 곳인지 생각했다.

(물소리가 난다)

"출렁"

작은 소리가 우물의 벽을 타고 올라왔고, 이 소리는 마치 두 사람에게 수 초라는 짧은 순간이 너무나도 고요했음을 상기시켜주는 듯 했다.


켈시

백이십삼, 이 숫자에는 마력이 담겨있군요.


점잖은 노인

백이십삼 문제, 백이십삼. 지금의 재판부에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재판관이 없다네.


점잖은 노인

대부분 전사했거나, 다른 이유로 생을 마감했지, 그렇지 않다면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에 눌려 정신을 잃거나, 그들의 최후는 좋은 편이 아니었어.


점잖은 노인

나는 이베리아의 모든 것을 경험했다. 나는 함대가 항구에서 나가는 것을 보았고, 빅토리아 사절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었다.


점잖은 노인

대침묵은 긴 꿈에서 깨어나듯이 모든 것들을 파괴했다, 모든 이베리아인들은 여전히 재난에 대한 증오와 산산히 부서진 꿈에 몽롱함에 빠져있고.


켈시

리볼리는 장수하는 종족이 아니며 리볼리의 신민이라고 해도 이베리아가 당한 재난을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켈시

그렇기에 당신의 장수는 기적에 가깝습니다, 재판소가 만들어낸 기적은 전례없는 사명감을 줄지도 모르지요.


켈시

사상과 영광이 그 빛을 바래는 시대에, 당신과 최초의 재판관들은 "성도"로써 추앙받았죠.


점잖은 노인

"성도". 한때 세상을 이끌었던 이 칭호는 이제는 그저 종이땔감이나 다름없다네....지금은 아예 타서 재만 남았겠지.


점잖은 노인

123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중 겨울만이 내게 흔적을 남기는 것만 같았다, 나는 많은 진실들을 보았으나, 유독 봄의 모습만은 기억이 나지 않아.


점잖은 노인

.....켈시.


켈시

네.


노인의 눈빛이 달라졌다.

믿음은 언어이며, 기도는 길을 열어나간다. 이베리아라는 국가는, 혹은 국가를 초월한 무언가는 지금 자신의 턱을 가볍게 쓸며 바람의 속도를 계산하고 있다.


점잖은 노인

나는 이날까지 123년의 세월을 보냈다. 나는 자네에게 123개의 질문을 했고, 제가 일찍이 알아낸 사실들과 자네의 대답을 하나하나 대조했다.


점잖은 노인

그럼에도 자네는 내가 건넨 모든 질문에 대답했어, 자네는 내가 아는 모든 것들을 알고 있는거야.


점잖은 노인

인류는 전진하며, 비밀은 끊없이 생겨나지만, 앎의 높은 벽은 넘지 못해.


점잖은 노인

우리가 맞서 싸운것은 그 높은 벽 너머에 있던 것, 어둡고 검은 숲이었다.


점잖은 노인

그렇다면 켈시, 당신은 벽 안에 있는건가. 아니면 벽 밖 숲에 있는건가?


켈시

그건 당신에게 달려있습니다.


점잖은 노인

흥. 허허허.... 자네는 아마 그 숲에 있는 나뭇잎 개수까지 알고 있겠죠. 무서운 여자같으니.


점잖은 노인

이베리아의 성도는 궁핍한 조건에서도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먼 곳까지 도달했지만, 자네는 그 이상이야, 자네는 인간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존재군.


점잖은 노인

어떤 특별한 아츠로 수명을 연장했거나, 한 인물의 신분을 물려받은 것이거나, 아니면 원대한 꿈을 지닌 영혼이 깃든 것일지도 모르지.


켈시

........


점잖은 노인

비록 신앙이 하나의 생각으로 이루어진 허상에 불과할지라도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네. 애석하게도 노환이 우리를 하나하나 쓰러뜨릴 때까지 우리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지만.


점잖은 노인

스스로의 아츠나 다른 수단으로 노화를 이겨낸 장생들은 끝없이 고통받을 긴시간을 두려워 할 뿐이지.


켈시

에기르가 이베리아에게 있어 미지의 공포로 여겨진 것은 언제입니까?


점잖은 노인

맨주먹인 아이가 쉽게 낯선 무기를 든 낯선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켈시

하지만 그 아이가 물에 잠겨 익사하기 직전이라면?


점잖은 노인

자네가 말해보게, 정말로 에기르의 현 위치는 자네가 말한것과 일치하나? 정말로 해사와 그것들이 나온 뿌리를 물리칠 방법이란게 있나?


점잖은 노인

그렇지 않다면, 이베리아는, 나는 자네를 신뢰하지 않을걸세.


점잖은 노인

내가,켈시, 내가 죽기 전까지, 자네들이 이베리아에 증명해보게나.


점잖은 노인

그렇지 못한다면, 바닷물은 넘쳐서 문명의 불꽃을 꺼트리고, 다른 국가들이 이 위협에 대비하기 전에 이베리아에서 나와......."세계"를 찢어버리겠지.


점잖은 노인

테라의 문명과 사회의 모든 것들은 부정되고, 한 줌의 사고 속에서는 모두가 자연의 티끌일 뿐이겠지.


켈시

아마, 우리는 근본적으로 다르진 않을지도 모르겠군요.

Dan

...바다 옆 작은 마을, 한가하면서도 음산하고, 조용하면서도 떠들석 하며, 생기가 넘쳐보이지만 위기가 사방에 도사리고 있는....


Dan

창작욕구가 마구 생길 것 같은데?!


Dan

너희들은 뭐하고 있어?


Frost

(가벼운 연주를 한다.)


Aya

해변, 이 불안한 기운, 벌써부터 악취가 나고있어.


Aya

난 여전히 우리가 이렇게 섣불리 해변에 나타나선 안된다고 생각해.


Alty

괜찮을거야, 이런 자극은 영감을 준다잖아, 저기 봐, Dan은 벌써 시작했잖아?


Frost

(느린 솔로 연주)


Dan

영감이 떠오를 것만 같아!


Alty

....그래, 영감이 떠오를 기회라고.


Aya

난 우리가 이런 바다에 의지해서 영감을 얻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Dan

그렇기 때문에 더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거지.


Aya

말은 잘하네.


Frost

(동의한다는 의미의 연주)


Aya

....그럼, 우리는 따로따로 행동할까? 나 혼자서도 호텔에 짐은 다 옮겨놓을 수 있어.


Dan

좋아! 그럼 저기부터 가볼까?


Alty

정말 혼자 갈 수 있어?


Aya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여기있는 건  "위험"하다는 것도 이해해줘서 고마워.


Frost

호텔, 어디있어?


Dan

그나저나 이런 곳에 호텔이 있다니, 이런 작은 동네를 누가 오길래?


Aya

모두들 어떻게든 살 방법을 찾아야 해.


Alty

네 말이 맞아, 일단 살아있어야 음악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


Frost

(짧은 솔로)


(Aya를 제외한 나머지가 떠난다.)



Aya

.....대양, 바다.


Aya

우리는 돌아왔어.

조디

실례합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엘리시움

아, 물론이지.


조디

오늘도 예배당에 하루 종일 앉아 있으셨어요? 어....


엘리시움

엘리시움이야.


조디

죄송합니다....여러번 뵜는데도....


엘리시움

신경 쓰지마, "엘리시움"같은 이름은 흔치 않잖아.


엘리시움

아 맞다, 나처럼 잘생기고 멋있는 남자는 원래 흔치 않지?


조디

...........


조디

확실히 당신처럼 자신감 넘치는 분은....정말 거의 본 적이 없네요.


엘리시움

.......응.


엘리시움

나도 여기 몇일 있으면서 내가 원래 살던 곳이 이 곳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


조디

엘리시움 씨, 오늘도 여기서 누군가를 기다리시는 건가요? 벌써 몇일이나 지났는데.


엘리시움

아하하, 내 일은 항상 이런 느낌이라 어쩔 수 없어, 그리고 벌레랑 오리지늄이 가득한 정글보다는 여기가 훨씬 나아.


조디

...엘리시움 씨는 바깥에서 오신거에요?


엘리시움

오, 알아보겠어? 내 비범한 분위기 때문인가?


조디

그건 아... 그것도 맞고요.... 예를 들면....


엘리시움

예를 들면?


조디

복장이라고 해야할까... 거의 모든 부분에서요.


엘리시움

잘 알고 있네.


조디

...그린팔로에 오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여기는 사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마을 사람들은 전부 서로 알고 지내거든요.


조디

그리고.... 바다와 무척 가까운 곳이라서.... 에기르 사람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려는 리볼리 분들은 거의 없어지고 있고요.


조디

게다가 재판소 분들도 자주 왔다가고, 더군다나....


엘리시움

......그 정도면 됐어.


엘리시움

나도 알고 있어, 나도 이런 일은 적지 않게 봤거든.


조디

이베리아의 다른 도시에서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요? 노래와 춤으로 소문난 도시들도요.....?


엘리시움

이베리아 뿐만 아니라 그 밖에 모든 곳들도, 내가 봤을 때는 그렇게 다르지 않아. 어느 곳이던 자신들만에 문제가 있지.


엘리시움

하지만 나는 더 힘든 에기르 사람들도 본 적이 있어, 말하기에는 좀 그런데,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이 통하지 않을 정도야.


엘리시움

넌 아주 잘 지내고 있어.


조디

음....


엘리시움

....왜 " 당신의 상식이 과연 상식이 맞을까요" 라는 눈으로 쳐다보는거야?


조디

아, 아니에요!


엘리시움

지금은 뭐 한량처럼 매일 빈둥거리면서 시간이나 때우고 있지만, 나도 먼 길을 걸으며 많은 것들을 봤어.


조디

엘리시움 씨는 모험자셨군요.... 그럼 다른 곳에서는 에기르인이 어떻게 살고 있나요?


엘리시움

.....하하.


엘리시움

그런대로 잘 살고 있어.


엘리시움

그런대로 잘...

???

티아고 이장님..... 매일 여기 오실 필요는 없어요.


티아고

안 좋은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걱정되네요, 아마야.


아마야

안 좋은 소문이라면.... 그 사이비 소문 말인가요?


아마야

재판소는 우리와 가까이 있어요, 우리는 바다뿐만 아니라 이베리아의 심장과도 맞닿아 있는 셈이죠.


아마야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어요?


티아고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 일은 바다 근처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드문일이 아닙니다.


티아고

그리고.... 누군가 해변에서 괴물을 봤다고 합니다.


아마야

.......페드로 영감님의 말씀을 들으신 거에요?


아마야

그 분은 항상 취해계서셔 하는 말들은 죄다 헛소리 뿐이라고요.


티아고

..........


아마야

마음씨 깊은 티아고 씨는, 예배당에서 일하는 조디가 걱정되시는 거죠?


티아고

아마야...당신이라면 나를 편안하게 해줄 답을 줄지도 모릅니다....내게는 그런 교양이 없어.....


티아고

그 전설들은 사실인가요? 유령선....오컬트 사교도, 그리고 깊은 바닷속에서 나타난 괴물들....


아마야

종교 재판소 때문에 저희는 오랫동안 바다로 갈 수 없었어요.


티아고

네, 나도 85년인지 84년인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아마야

1038년에 대 침묵이 일어났고, 금지령은 50~60년동안 지속되었죠.


아마야

티아고 씨, 당신은 자신의 기억 속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갇혀 계신건가요? 하지만 당신은 그 정도로 늙지는 않았는데, 혹시 태어날 때 부터 이곳에 갇혀 있던 건가요?


티아고

이런 삶이 감옥이라고 한다면,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감옥살이를 했다고 할 수 있죠.


티아고

마를렌이 죽고 나서부터, 나는 바다를 쳐다보기도 싫어졌습다.


아마야

....... 그런 유언비어를 걱정하시는게 아니군요, 당신이 걱정하는 것은 재판소에요, 더 많은 징벌군이 와서 에기르인들을 데려갈까 두려운거죠.


티아고

............


아마야

아아, 가여운 티아고 씨......


아마야

종교 재판은 당신의 사랑하는 연인의 목숨을 앗아갔죠, 당신의 불만과 울분 모두 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를 위해서 언행에는 신중을 가해 주세요.


티아고

당신의 말이 아마 옳겠지요.


티아고

...알겠습니다, 당신은 우리보다 더 많은 것들을 알고있으니. 오늘은 무엇을 하실 생각인가요?


아마야

언제나와 같죠, 티아고, 이 음산하며 한가로운 마을에서의 제 일은, 미숙한 번역가의 일이에요.


아마야

그러는 와중에 메신저도 몇 달 째 오지않아서 원고만 가득 쌓여있고요.


티아고

아아, 번역! 나는 평생 마을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베리아어 말고는 이해할 수 없어요.


아마야

날이 늦었네요....


티아고

네, 조디가 어서 일을 마쳐야 할텐데.... 이 이틀간 소문 때문에 그 녀석이 재판소와 엮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티아고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마야.


아마야

안녕히가세요, 티아고 이장님.


아마야

....이교도들이라...


아마야

..........


아마야라는 이름의 젊은 여성은 생각에 잠긴채로 앞에 놓인 종이에 글을 적었다.

우르수스의 소설, 카시미어의 전기, 라이타니아의 시, 사르곤의 서정곡......

이 순간, 이 대지는 책이라는 이름으로 여자의 눈앞에 쌓여졌고, 문자라는 이름으로 분해되어 질서정연하고 엄숙했다.

공기가 너무 습해 그녀는 페이지의 귀퉁이를 세게 잡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넘기는 소리)

아마야

.... 바다의 감촉.


아마야

"조류는 빨라지며, 바람은 거세진다, 하늘은 형광빛을 내는 산호로 가득찼다. "


아마야

"우리는 날개가 없는 자신을 미워할 것이다. "

엘리시움

일은 다 끝났어?


조디

아, 어, 네.....


조디

보시다시피 평소에는 사람도 없어서, 제가 하는 일이라곤 청소뿐이지만요.


조디

오늘도 여기서 기다리시게요?


엘리시움

글쎄, 사실 지난주에 도착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워낙 이상한 사람들이라서 말이지, 지각은 별일도 아니야.


조디

지각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일부러 그린 팔로에서 만나려 하는 사람들이 있나요?


엘리시움

이상하지? 나도 그래, 그래서 미저리 씨가 얘기를 꺼냈을 때 자진해서 왔어.


엘리시움

근데 한달이나 걸릴거라곤 생각도 못했단 말이지. 얼마나 대기하라는거야.


조디

그런데 재판소에서.... 엘리시움 씨 같은 외부인이 그린팔로에 들어오는 걸 허락해줬나요?


엘리시움

여기가 재판소의 중추랑 가까운 곳이라서?


엘리시움

아니면... 여기가 바다랑 가까워서?


조디

어쩌면 둘 다일지도요.


엘리시움

그렇구나......


조디

어떻게 여기 오신거에요? 저는 가본 곳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린 팔로가 낙후된 지역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엘리시움

네가 듣고 싶다면, 하루종일도 얘기해 줄 수 있어, 지금 지루해 죽을 지경이거든.


조디

가능하다면 듣고 싶어요..... 앗!


조디

죄송해요, 벌써 시간이 이렇게..... 티아고 삼촌이 절 기다리고 계세요, 저는 저녁을 하러 돌아가야해요....


엘리시움

가족이 있어?


조디

진짜 가족은 아니고.... 티아고 삼촌은 저를 키워주신 분이세요.


엘리시움

에기르라고 해서 너무 위축되지마, 너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긍정적으로 살도록 노력해.


조디

....네, 고마워요 엘리시움 씨.




그린팔로, 고대 이베리아어로 등대를 의미한다.

등대는 한때 배를 비추어줬고, 등대는 한때 선원의 집으로 사용되었다.

바다와 배가 사랑에 빠져 서로를 부둥켜안고 죽을 때 까지 얼마나 많은 영혼이 암초 아래에 잠들었을까?

조디

(아마야 씨? 어디로 가는거지.....음.)


조디

(앞이 시끌벅적하네, 보기 드문 일인데.... 무슨 일이지?)

Alty

어디가?


Dan 

예배당! 사람들의 손은 기도를 위한게 아니라 드럼과 북을 치기 위해 존재한다고!


Aya 

....이 광장이 마을의 중심이구나. 모든 건물이 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어.


Frost

조각, 등대.


Frost

바다를 위한 등대이자 도시를 위한 등대,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는 셈이야.


Dan 

그 비유 참 멋진데?!


지나가던 마을 사람

이상한 사람들이네, 가까이 다가가지 말자....


활기찬 마을 사람

페드리 영감님이 전에 말하던....


지나가던 마을 사람

괜히 엮이지 마, 법원에 끌려갈지도 몰라.


지나가던 마을 사람

정말이지, 최근 외부인들이 그렇게 많이 왔는데, 재판소는 왜 무시하고 있는거야?


조디

(처음보는 분들이네... 복장으로 추측해보면...무슨 뮤지션인가?)


조디

(어, 방금 눈이 마주친 건가?)

Aya 

.........


조디

저기, 안녕하세요...?


Aya 

바닷가에서 에기르인을 보는 건 당연한 일인데, 이 곳을 걷다보니 당신 같은 에기르 인을 만나는 것이 오히려 드문 일이네.


Aya 

무슨 일이라도 있어?


조디

네? 어떤 일이요?


Aya 

아, 모르면 됐어, 너도 바다에서 태어난게 아닌 육지에서 자란 에기르인이었네.


Aya 

뭐, 그럴줄 알았어.


Alty

Aya, 여기야!


Aya 

지금 갈게.


Aya 

아 맞다, 너는, 어, 음.....


조디

제, 제가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나요?


Aya 

이 조각상이 뭔지 알아? 여기 사는 사람들이면 다 알고 있는 거야?


조디

등대에요, 옛날에 그 등대를 둘러싸고 많은 작업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때의 작업자들이 이 곳에 정착해서 마을을 만들었다고 해요.


Aya 

너도 그중 하나고?


조디

아..... 네, 제 집에는 아직도 그 때의 물건이나, 사진들이 있어요.


Aya 

음.... 등대, 이베리아의 등대라.... 육지의 등대라니, 뭔가 유머러스하네.


Aya 

그 냄새는 너한테서 나는게 아닌거 같네, 그렇다면 너도 조심해야 할거야.

(아야가 떠난다.)


조디

못보던 분들... 저건 악기인가?


조디

...엘리시움 씨가 기다린다는 게 혹시 저분들?


(티아고가 걸어온다.)


티아고

조디.


조디

아, 티아고 삼촌, 죄송해요, 더 빨리 들어갔어야 했는데ㅡ


티아고

저 사람들하고 엮이지 말거라, 꼬리도 귀도 없고, 깃도 없는 이들이니, 에기르인일지도 모른다.


조디

전ㅡ


티아고

조디, 나도 에기르인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알지만, 요즘 도는 소문을 잊지말도록 해라,


티아고

외부에서 온 에기르인에게 너무 접근하지 않는게 좋을거다, 에기르인이 바다에 나타났는데도 근처에 재판관이나 징벌군이 없다면, 문제가 있는 걸지도 모르니까.


티아고

나도 저자들이 선량하다고 믿고 싶지만, 재판부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나는 네가 끌려가는 걸 보고 싶지 않다, 넌 좀 더 영리하게 행동해야 해.


조디

죄송해요, 티아고 삼촌.


조디

.....저도 알고 있어요.

켈시

이렇게 간단하게 동의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성도 카르멘

세 명의 헌터..... 그리고 살비엔토에 대해서는 들었다, 아이린의 보고서는 늘 상세하게 적혀있지.


성도 카르멘

그리고 자네같은 사람이 이베리아를 해하려 마음먹었다면 더 쉬운 방법이 있었을테지.


성도 카르멘

어비셜 헌터즈.... 보고서에 적힌 것과 같이 강하고 빠른 사냥꾼들이라고 하더라도, 그둘 중 3명은 여전히 재판부의 통제 하에 있다.


성도 카르멘

재판소는 이를 집행할 권리가 있다, 나는 당신이 말하는 진실이 궁금하기에 그들이 이베리아 영토를 밟는 것을 허락한 것일 뿐이지.


켈시

그러한 오만이 현재의 이베리아를 만든 것은 아닐까요?



성도 카르멘

사실, 우리는 오만이라는 단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 오만은 인간의 그림자와도 같아서 우리가 가는 걸음마다 함께하니까.


성도 카르멘

자네와 관련된 그 두 재판관은 재판부로 부터 비밀 명령을 받았고, 필요하다면 이곳으로 부를 수도 있어,


성도 카르멘

......그린팔로에도 정체불명의 에기르가 몇 명인가 온 듯 하더군, 이 부분은 자네에게서 들은 적이 없는데.


성도 카르멘

그들은 누구지?


켈시

그들은 에기르가 아닙니다.


성도 카르멘

.......


성도 카르멘

비록 이베리아의 역사에 대한 언급은 극히 드물지만, 이 나라가 전성기일 때, 우리는 대륙 전체를 가로지르며 볼리바르의 평원으로 진군하기도 했다네....


성도 카르멘

얼마나 많은 금화와 지식들이 폭포처럼 우리 도시로 밀려들어왔는 지 아는가? 


성도 카르멘

(사르곤어) 떠오르는 존재, 혹은 "베히모스"


성도 카르멘

난 그들에게 주의를 기울일 수 밖에 없네, 그들이 적대적이지는 않지만 난 그녀들로부터 위협을 느꼈다네... 어쩌면 바다에서 온 자들일지도 모르니.


성도 카르멘

켈시, 자네는 의사지. 자네가 재판부를 도울 수 있나?


켈시

말씀만 해주신다면요.


성도 카르멘

재판부의 중추는 지금의 해안선과 매우 가깝다, 우리는 언제라도 파멸을 맞이할 준비가 되있어.


성도 카르멘

그러나 나는 자네가 필요하네, 외부인이, 우리의 미래를 내다볼 눈이 필요하네.


켈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같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당신을 거부할 이유는 없습니다.


성도 카르멘

세월이 자네에게 씌운 신비를 잠시 외면하겠네, 의사 양반, 사람들 속에 숨은 악당들이 어디있는지 살펴보도록하지.


켈시

그 칭찬... 영광스럽게 생각하겠습니다.


스카디

......글래디아.


글래디아

짧은 시간 동안 같이 다녔더니 표현법이 바뀌었군요, 지금의 당신은 확실히 이전과는 다릅니다.


스카디

.....2번대 대장, 질문이 있어.


글래디아

분명 그 썩은 해변에서 떠난 이후로 정보를 모두 공유했을텐데요.


스카디

전부는 아니지.


스카디

이해가 안 돼, 우리만으로도 충분한데 왜 그녀를.....


글래디아

지금 그녀가 어떤지 보십시오, 이게 그녀의 원래 모습입니다.


글래디아

저는 그녀가 로도스에서 치료받았을 때의 기록을 전부 조사했습니다.... 당신도 그녀가 이렇게 조용한 걸 본적은 없겠죠.


글래디아

그녀를 돕고 싶지 않으세요?


스카디

이게 그녀에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해?


글래디아

아마도요.


글래디아

어찌됐건 그녀는 그 환상을 물리친 유일한 인물이니까요, 그녀는 그녀 자신의 열쇠이며 그 불쾌한 실험실을 깨부쉈습니다, 그녀는 로렌티나입니다.


글래디아

하지만 그전에 그녀를 위한 온상을 준비해야합니다.


스펙터?

.......


스카디

그녀는 잠시동안 깨어있었어.... 그런데도 난 그녀를 쳐다볼 수 밖에 없었어.....


글래디아

그렇게 감성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우리는 그녀가 아닙니다, 그녀 자신도 그런 자신의 모습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아직 우리가 입을 열 차례는 아닙니다.


스카디

당신은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도 Dr.켈시를 신뢰하더군.


글래디아

그럴지도요, 그녀가 우리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베리아에 남기로 했을때는 놀랐습니다.....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죠.


글래디아

그녀의 행운을 빕니다.

(종소리가 들린다.)

엘리시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엘리시움

오늘도 글렀구만, 이 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에 있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만날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엘리시움

하지만 여기서의 생활은 너무나도 지루하다고, 이럴 줄 알았으면 로도스에서 책이라도 많이 들고 올걸 그랬어.

(문이 열린다.)


Alty

라테라노 성당! 바다에 손상되지 않은게 남아있다니 믿을 수 없어! 그런데 여기 스타일은 정말 다른 것 같네.


Alty

결국 라테라노 예배당이라 하더라도 사람만 있다면 즉흥 공연이라도 했을텐데, 여기는 너무 칙칙하고 생기가 없어.....응?


엘리시움

어ㅡ


엘리시움

ㅡAlty씨? !

티아고

당분간 바다 근처에는 가지 말거라, 조디. 예배당이 가장 안전하고 깨끗할 거다. 거기에만 머물도록 해.


티아고

다른건 신경쓰지 마..... 올해는 돌아오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아, 여기를 떠날 수 있다면 대게 큰 도시로 가서 정착할 수 있을거다..... 지금 우리는 전적으로 재판부의 도움으로 연명하고 있지만.


티아고

너도 내가 한 말을 잘 생각해보고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여기 사람들은 모두 과거에 등대 수리를 위해 모인 노동자들의 가족이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이 곳은 조만간 버려질 거다.


티아고

......조디?


조디

듣고 있어요 삼촌.


조디

하지만. 에기르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티아고

아마야는 외곽 일부 지역과 이베리아의 타지역은 에기르에게 덜 잔인하다고 말했어.


조디

하지만 저는 항상 제 집을 찾아야 해요, 어떤 것들은, 어떤 관계들은 제가 간단히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니에요....


조디

전 아직 준비가 안됐어요.


티아고

......알았다.


티아고

그건 그렇고, 아마야가 내게 또 다른 책을 주었다, 그녀가 번역한 책이지, 어찌됐건 나는 못 알아먹겠지만, 예배당에서 시간을 보내려거든 가져가거라.


조디

네.


조디는 조용히 거리를 걸었다.

점점 구부정해지는 눈앞의 노인을 바라보자, 작년의 티아고의 모습이 겹쳐보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노화란 항상 조용히 다가오며 세월의 흐름을 증명한다, 잠에서 깨는 모든 순간이 숨쉬기 힘들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조디는 불평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삶에 익숙해져 있다.



조디

티아고 삼촌.


티아고

응?


조디

저는 지금의 생활이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예배당에서 아이들을 돌보고나, 일을 하다 다친 사람들의 상처를 치료해주기도 해요.


조디

최근에 만난 엘리시움이라는 리볼리분도 다른 사람들과 달리 친절해서, 너무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조디

어쨌든 재판관이 이 마을에 온 건 얼마 되지않았으니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


티아고

그건 원래 예배당이 아니라 초소였다, 노동자들이 등대를 수리할 때 재판부는 우리를 감시하기 위해서 이곳에 초소를 설치했지.


티아고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해안선이 진정되었고, 이베리아의 눈 복원은 보류됐지. 물론 종교 재판소가 우리의 삶과 죽음을 신경쓰지는 않겠지만.


티아고

물론 따지고 보면 재판부가 그렇게 나쁜것만은 아니야, 그들만이 그것들을 막을 수 있으니까.....


조디

......그것들?


티아고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노동자들 사이에서 전해진 소문일 뿐이니까.


조디

......소문.....


티아고

얘야?


조디

......

(회상시작)

조디

여....여기 있는건가?


조디

그게뭐던간에.... 일단 티아고 삼촌에게 알리는게 좋지 않을까......

(바다괴물이 튀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