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섭에 아스테시아가 나온 기념으로 한 번 써봄.

현실에 있는 점성술을 기반으로 쓴 거라 신뢰성 없는 오컬트 이야기니 듣고 걸러도 문제가 없는 내용임.

장문이니까 시간 낭비가 싫으면 그냥 나가도 괜찮다.

덤으로 어제 명빵갤에 썼던 분석글도 있는데 거서 할배갤이 분석글은 더 좋아할 거라고 해서 여따 써봄.



1. 점성술이란 무엇인가?


점성술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뭔가 수상쩍은 인간이 수정구 들고 중얼중얼하는 것이지만, 조금 더 전문적으로 보자면 꼭 그런 것은 아님.

분류상으로는 점복학, 즉 세상 돌아가는 일과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모든 기술 중 별을 이용한 기술. 그 중에도 서양에서 유행한 것을 점성술이라고 부름.


이 점성술의 기원은 인류학적으로 당연하게도 메소포타미아. 정확하게는 메소포타미아의 기술이 이집트를 통해 그리스로 들어간 것이 기원임.

당시 메소포타미아는 아시리아-히타이트 시기 이전까지 야금술보다도 먹고 사는데 중요한 농업 기술이 핵심이던 지역이었음.

당연히 가뭄으로 명줄 끊기기 싫으면 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 몸 비틀면서 온갖 잡기술을 동원해야 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별의 움직임을 통한 기후, 절기 예측이었음.


별이 움직이는 걸 보면 농사가 흥하고 무시하면 망하니 당연히 별이 세상의 이치를 움직이는 것으로 생각하거나, 혹은 상징적인 의미로 떠받는 것은 당연지사.

별과 하늘을 보면 다양한 일의 흥망성쇠를 알 수 있다고 믿었고, 그 결과로 국가의 대사를 정하는 지식인들의 업무 결정 수단이 점성술이었음.

다분히 공적이고, 큰 일에 대한 연구라고 보는 것이 맞았지.


그런데 이게 전쟁도 많고 탈도 많았던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된지라, 주변 문화에도 야금야금 영향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지중해 전역을 먹어버리는 알렉산더의 마케도니아 시기에 이집트를 거쳐 유럽으로 급속하게 유입이 된 거지.

배부르고 등따신 고대인들이 다 그렇듯이 이집트는 신비주의에 젖은 문화가 강했고, 점성술도 더 본격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지기 시작함.


이렇게 변모한 점성술이 철학과 수학의 중심지인 고대 그리스로 들어가 헬레니즘이 꽃피던 시기에 함께 불이 붙어버렸으니 더 체계적인 모습으로 변했지.

이걸 기반으로 한 것이 근현대 점성술의 원형 되겠다.


점성술에서 특기할만한 사항이라고 하면, 오컬트로 하나로 묶어 생각하는 근현대 마술결사와는 거리가 꽤 멀다는 것임.

쥰내 일본에서 씹덕들이 사랑하는 오컬트 하면 황금계열 마술결사를 떠올릴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 같이 취급되었을지언정 계열은 완전히 다름.

점성술은 실생활과 깊이 연관된 기술이 변모한 결과로 생활친화적인 성향을 띈다면, 황금계열 결사의 그레이 매직은 유대신비주의+이집트 신화, 철학+연금술의 짬뽕이기 때문임.


점성술은 별들의 속성, 관계를 통해 기본적인 틀을 잡고, 그 틀 안에 사람을 대입시켜 어떻게 될지를 해석해서(특히 aspect나 dignity 등의 관점으로) 점치는 기술이라면,

마법, 혹은 마술로 불리는 건 정신수양과 의식을 통해 지가 바라는 일을 이루려고 하는 것임. 대표적인 의식이라면 헥사그램 결계의식이나 LBRP가 있지.

해석 vs 의식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되겠음. 아니면 그냥 출발점부터 다른 녀석이라고만 생각해도 되고.



2. 그래서 아스테시아 건 뭔데


출신지가 현실의 미국인 콜롬비아라는 점에서 당연히 동양식 점술(주역같은 녀석)이 모티브는 아니고, 별에 연연하는 것을 보면 점성술이 맞아보이긴 함.

문제는 과거, 현재, 미래를 다 본다는 캐릭터 소개임.

일반적인 점성술은 전술한 것처럼 미래를 보는 것이 기본적인 목적이기 때문.

이런 경향은 오히려 근대 심리학과 결합한 심리점성술에 가까워보이긴 함.


실제로 심리 점성술은 별의 움직임과 사람의 마음 상태 양쪽에 기반을 두고 해석하기 때문에 심리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과거사도 건들거든.


게다가 '별이 목소리에 답해준다'는 쓰잘데기없이 시적인 표현을 대사로 치는데, 이건 오히려 1에서 잠깐 언급한 마술적인 관점과 일맥상통함.

마술적 정신수양은 인간의 정신적 에너지를 다루는 것이 목표이고, 그 과정에서 그놈의 대우주 소우주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가 많음.

즉, 대우주의 흐름이 소우주의 흐름과 일치한다는 유사과학적 관점에서 우주를 보는데, 별도 그 요인 중 하나임.

다시 말해 '별에 묻는다'는 것은 대우주의 흐름을 별에게 물어 현실 세계에 대입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것이지. 연금술적인 의미도 좀 있고.


즉, 아스테시아의 점성술은 근본적으로 심리 점성술을 기반으로, 마술적 우주관을 가지고 해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검 실력이 의식하다가 생긴 거라고 하니, 마술적인 의식이 첨가된 것은 확실해 보이지?

점성술이 특수한 오리지늄 아츠라고 하니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이기도 하고.

실제로 단순 해석 기술에 광원 효과만 오리지늄 아츠로 추가한 거면 능력이 떨어지고 말고 할 것도 없자너.


좀 더 자세하게 보면, 마술적 우주관은 천문학적 지식이 별로 필요가 없었음. 그러니까 천문학자들이 겸임했던 점성술을 미리 끌어온 거기도 하고.

가장 근본이 된 기독교 영지주의+유대 신비주의식 우주관은 별 의미가 없는 수준이고, 이집트의 신화와 철학은 태양과 달을 제외하면 중요시하지도 않았기 때문이지.

연금술과 점성술 양쪽에 영향을 받아서 별이 뜨고 지는 시간에 따라 의식이 좀 달라지는 현상이 있거나, 아르카나의 해석에 행성 개념을 도입하긴 했지만 그건 후기에나 드러나는 특성이고.

어느쪽인가 하면 별에 속성을 부여하고 속성을 이용하는 쪽으로 발전해오기도 했음.

오히려 마술적 관점에서 더 주목하게 되는 부분은 바로 의식용으로 사용했다는 검임.


검을 의식용으로 사용하는 거야 서브컬쳐에서는 흔한 이야기지만, 일반적인 마술 의식에 범용적으로 사용하는 도구는 지팡이 하나인 경우가 많음.

아니면 검, 지팡이, 그릇, 원반 한 세트를 다 사용하거나.

장검은 거의 없고, 단검만 사용하는 LBRP같은 녀석이 있는데 이건 정화 의식에 가까워서...


아무튼, 검은 (후기에 덧붙여진 것이긴 해도) 속성은 바람, 권위와 상처 같이 전투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기물임.

밸런스보다는 권위주의적 성향이 강하단 말이지.

퇴치나 정화가 목적이면 모를까 천구도랑 검 하나씩 들고 의식하는 건 뭐가 의도인지 알 수가 없는 부분임.


으차피 중국 겜이니 대충 멋지게 만들고 능력만 보면 캐스터를 근위로 만들기 위해 넣어버린 설정에 가까워보이긴 하지만, 그러면 의미가 없으니 타로카드에 기대보도록 하자.


타로카드하면 떠오르는 22장은 메이저 아르카나, 그 외에 일반적인 사람들은 존재도 모르는 56장의 마이너 아르카나로 78장 한 세트임.

이게 검과 관련된 이유는 56장 중 14장이 검을 속성으로1~10까지의 숫자와 PNQK 네 장으로 이루어졌기 때문.

힘, 전투, 절망 같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대부분을 제쳐두고, sword 2와 K를 보면 경향이 조금 다름.

sword 2의 정석적인 의미(라이더 웨이트 쪽에서)는 균형, K는 정의와 재판을 의미함. 실제로 칼과 천칭을 든 정의의 여신이 법관의 상징이기도 하잖어.

또 비교적 중립적인 의미는 6에 있는 중개자. 이게 오히려 아스테시아의 이미지와 비슷해보이는 면이 있네.


즉 아스테시아의 본질은 별과 인간 사이의 중개자라는 의미. 혹은 균형의 수호자같은 느낌이 아닌가 싶음.

점성술은 오히려 덤에 가까운 거지.



3. 그럼 왜 능력이 저하되는 것인지.


이건 이프를 보면서 가설을 세운 건데, 이프리트 설명 중에 '여전히 살카즈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다'적인 느낌의 글이 있음.

단순히 일부 신체에 질병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리지늄은 생물체의 특성 자체를 바꿔버리는 변이를 일으킨다는 뜻.


문제는 아스테시아의 능력은 혈족 기반, 즉 유전적 특성에 가까워보인다는 것임.

종족적 특성까지 변화시키는 오리지늄이 유전적 특성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

그런데 이 유전 형질이 도대체


조금 더 현대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사실 대부분의 고등생명체는 유전자의 차이가 아주 크지는 않다고 함.

조금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애초에 몸을 이루는 세포들은 다 같은 유전자인데 기능이 왜 다르냐, 라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이야기기도 함.

분화라는 개념으로 쓸 유전자와 안 쓸 유전자를 결정하는 거지.


이걸 후성유전학에서는 어떻게 설명하냐,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유전자는 비활성화된 상태라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함.

어떻게 비활성화를 하냐, 라고 하면 유전자에 메틸기를 붙여버려서 단백질 합성 때 복호화하는 RNA의 기작을 막아버리는 것이긴 한데, 이건 어려운 생화학 이야기니 패스.

이 비활성화된 유전자들은 어떤 모양새이든 몸에 영향을 안 주고, 환경이 변함에 따라 세대를 거듭하며 유전자는 추가로 비활성화되거나, 혹은 활성화되거나 한다는 것.

실제로 후천적으로 획득한(활성화된) 형질은 후세대에 영향을 주기에 한정적인 용불용설이기도 함.


따라서, 별의 중개자적 특성 또한 많은 생물이 가지고 있지만 아스테시아네 가문에서만 활성화된, 그리고 후천적으로 활성화하려면 어떤 기작이 필요한지 모르는 형질로 볼 수 있다 이거임.

자, 그러면 몸의 대사에 개입하고 성장하는 오리지늄이 세포에 작용하면 당연히 세포의 정상 활동인 단백질 합성에 문제가 생기고, 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유전자의 발현으로 합성되는 단백질 또한 그 수가 줄어들고, 기능이 저하된다 이거임.


즉 단백질 합성에 영향을 주는 수준의 오리지늄 감염은 유전적 형질 기반의 아츠를 조져버릴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

아스테시아는 그런 현상을 1빠따로 당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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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현실 점성술은 오컬트랑은 좀 다르다.

2. 아스테시아는 점성술과 오컬트를 스까묵은 모양이다.

3. 유전자 기반의 아츠는 광석병에 취약한듯. 불쌍하다.


위에 단백질 합성 썰은 어제 명빵갤에 쓴 글인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mibj&no=1107317

랑도 관련이 있긴 함. 봐주면 좋고.


암튼 일상생활에 쓸모없는 내용 투성이인 글 봐줘서 고맙다.

랩에서 공부하다 멘탈 나가서 쓴 글이다보니 난잡할 것 같은데 읽느라 고생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