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chanist: 이 익숙한 맛은……

Mechanist: 알코올이 몸속에서 흘러내리는 감각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는걸.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단 게 너무 아쉽군.


가끔 Mechanist의 스페셜 드링크는 기계의 윤활유라는 소문이 있더라.

간혹 들리는 말에 Mechanist는 과음하면 의자에 올라가서 시 낭송회를 한다던데.


1

Mechanist: ……분명히 그건 블레이즈가 말한 거겠지.

Mechanist: 블레이즈는 왜 자기 소문이 가장 많은 건지 모르겠다는 둥 한탄하거나, 자신의 신무기 테스트의 모의전에서 내가 너무 얄짤없다고 불만을 품곤 했으니.

Mechanist: 그리고 사실 “엔진 오일”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특제 칵테일의 이름일 뿐이야.

Mechanist: “딱 한 잔만 더” 술집의 단골들 모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2

Mechanist: 박사, 정말로 이런 소문들의 진실이 궁금하다면, 다음번에 블레이즈가 같이 술 마시자고 끌어당길 때, 거절하지 마라.

Mechanist: 로고스나 다른 녀석들도 다 있으니까──

Mechanist: 그때쯤이면 네가 본 광경은 나에 대한 소문을 잊기엔 충분하고도 남을 거다.


Mechanist: 사리아, 찾는 사람은 왔나?


사리아: 그는 매일 이곳에서 거진 20시간을 머물고 있다.

사리아: ……이쪽으로, “트리몬트 선샤인” 두 잔을.


Mechanist: 당신이 근무 시간에 술을 마실 사람처럼 보이진 않는데.


사리아: 단언컨대 아니다.


사리아: 알코올이 늘 내 머릿속을 헤집어놓는 게 익숙하지도 않고.


만취한 사람: 여전히 재미없는 사람이구만, 사리아.


사리아: 두 잔은 모두 네 것이다.

사리아: 세 번째 잔을 살 생각은 없다, 그러니 슬슬 정신 차리도록.


만취한 사람: 쳇…… 뭐야, 당신도 라인 랩을 떠난 뒤에 나처럼 홈리스가 된 건가?


사리아: 내가 널 위해 술값을 얼마나 지불할지는 네가 내게 준 정보의 가치에 따라 달라질 거다.


만취한 사람: 말해봐, 뭘 알고 싶은데?


사리아: ……이 시험관 안에 있는 액체가 보이나?


만취한 사람: 허, 어디 보자……


사리아: 마시는 게 아니다.


만취한 사람: 그럼 댁은 날 찾아오지 말았어야 했어.


사리아: 네 오른손을 보여봐라.


만취한 사람: 뭐 하는 거야?


사리아: 오른손잡인데도 왼손으로 술잔을 쥐고 있군.

사리아: 이건 네 오른쪽 팔뚝이 여전히 피하에 삽입된 소형 아츠 유닛 때문에 아프다는 걸 말해주는 게 아닌가?


Mechanist: 피부밑에 아츠 유닛을 삽입했다고?


만취한 사람: ……사리아.

만취한 사람: 이 남자랑 가장자리에 저 얼굴 안 보이는 사람이랑 무슨 관계지?

만취한 사람: 라인 랩 엔지니어링과, 볼보트 코친스키, 아니면……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기관의 사람인가?

만취한 사람: 그 자식들은 결국 날 완전히 입막음시키기로 마음을 바꾼 거냐?


Mechanist: 난 내가 방금 네가 말한 이 기업들 또는 조직들과는 영원히 아무런 관련이 없을 거라고 약속하지.


만취한 사람: 약속? 말뿐인 약속 같은 건 내 앞에 있는 이 술보다 무의미한데.


Mechanist: 박사,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한 그는 솔직해질 마음이 없는 것 같군.


만취한 사람: ……문제는 너야. 난 널 믿지 않아, 특히 그 괴상한 몸뚱이를 말이지.

만취한 사람: 컬럼비아 과학계의 엘리트란 냄새가 아주 폴폴 풍기는구만, 응?

만취한 사람: 후드 낀 놈은 남아도 좋아. 넌 날 훨씬 더 안심하게 만들거든.


Mechanist: ……


Mechanist, 먼저 좀 쉬어.

일도 잠깐 멈췄겠다, 한잔하는 건 어때?


Mechanist: 좋아, 나는 바로 옆에 있겠다, 박사.


*걸어가는 소리*


만취한 사람: 사리아, 예전에 몇 번 사준 걸 생각해서, 내가 충고 하나만 해줄게──

만취한 사람: 만약 나랑 같은 꼴이 되고 싶지 않다면 더 이상 파고들지 마.

만취한 사람: 네가 가져온 이 시험관 안의 것이나 그 동력 갑옷들 뒤에 있는 작자들은 모두 네가 건드릴 수 있는 인간이 아냐.


사리아: ……


만취한 사람: 그래, 너조차도 안 돼.





퍼디낸드: 방금 네가 무슨 말을 한 건지 모르는 건가?


파르비스: 그럴 리가.

파르비스: 자네가 나에게 일깨워준 듯이, 난 아직 노망이 들 정돈 아니네.


퍼디낸드: ……그건 아주 심각한 고발이다만.


파르비스: 고발이라니? 그런 게 있었나?

파르비스: 아, 뮤엘시스의 행방불명이 자네와 관련이 있다는 뜻인가? 아니면 라인 랩의 총책임자란 직함을 제 것으로 삼겠단 뜻인가?


퍼디낸드: ……

퍼디낸드: 날 협박할 생각이면 좀 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해야 할 거다.


파르비스: 진정하게, 나의 오랜 친우여.

파르비스: 우리가 함께 일한 지 얼마나 되었던가? 자넨 합류가 좀 늦은 편이지만, 그래도 10년은 됐잖나?

파르비스: 아직도 나를 모르는가? 내가 자료 뭉치나 전화 녹음, 법률문서의 초고를 들고 오랜 친우를 찾아다니며 수다를 떨 사람으로 보이나?


퍼디낸드: 너……


파르비스: 자네가 나에게 그랬다고 해서 내가 자네에게도 그럴 거란 뜻은 아니네.

파르비스: 컬럼비아인들은 모든 것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걸 좋아하네만, 자네는 내가 자네의 입에선 가장 바보스럽고 음흉한 척하는 것을 좋아하는 라이타니엔의 늙은 염소란 사실란 사실을 잊었나 보군.


퍼디낸드: 도대체 뭘 원하는 거지?


파르비스: 그냥 지나가는 길에 오랜 친우에게 용기를 복돋아주고 싶었네.


퍼디낸드: 이해할 수 없어. 난…… 네가 총책임자의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파르비스: 우리 모두 연구자인데 설마 아직도 이 이치를 모른다는 말인가? 알 수 있는 것은 알 수 없는 것보다도 영원토록 많은 쪽에 있다네, 그리고 그것이 연구의 묘미 중 하나고.

파르비스: 자네와 키어스틴은 사실 많이 닮았네. 자네들은 지나치게 젊으면서도 또 지나치게 총명하지.

파르비스: 자꾸 위로만 날아오르려다가는 조만간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을 모두 지치게 할 게야.

파르비스: 나는 단지 좀 더 차분히 연구를 하고 싶을 뿐, 함께 땅으로 떨어지고 싶지는 않네.

파르비스: 라인 랩이 자네의 수중에 있다면 아마 2, 3년 후에 군과 다른 큰 자본에 의해 완전히 갈기갈기 찢어질 거야. 물론 내일 당장 산산조각 날 정도는 아니네만.


퍼디낸드: 네가 날 이렇게 높이 평가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군.


파르비스: 하지만, 키어스틴을 움직이게 하려면, 자넨 우리 방위과 주임부터 먼저 해결해야 해.


퍼디낸드: 지금의 라인 랩에 방위과 주임이 있었다는 기억은 없다만.


파르비스: 자네 좀 보게, 나이는 어리지만, 기억력은 떨어졌군.

파르비스: 키어스틴은 아직도 사리아의 사표를 승인하지 않았네.





만취한 사람: 사리아, 나는 사실 한 번도 네가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한 적은 없었어.

만취한 사람: 로켄…… 내 말은, 내 옛 회사에 사고가 터졌을 때도 아무도 그 일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는 거야.

만취한 사람: 아무리 실험의 내막을 잘 알고 있어도 걔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관계를 청산하는 걸 선택했지.

만취한 사람: 그게 바로 똑똑한 사람들의 방법일 테고.


사리아: 그렇다면 네가 멍청한 사람이었단 건가?


만취한 사람: 히히… 그래, 말만 하기 시작하면 이렇게 화내는 건 여전하군.

만취한 사람: 편하게 갈 수 있다면 나도 가고 싶어. 그 사람들은 날 놓아주려고 하질 않아.

만취한 사람: 넌 항상 나한테 오른손이 아프냐고 물었지, 어떻게 안 아프겠냐? 하지만 내가 스스로 실험체가 되어 오른손을 버리지 않았다면 그 자식들이 과연 지금까지 내가 살도록 내버려뒀을까?

만취한 사람: 내가 그 빌어먹을 집도의였다고! 설령 내가 그 자식들이 내 몸에 무얼 심었는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도!


사리아: 네가 울분을 털어놓는 것도 오랜만이지. 알코올이 아직 네 신경을 완전히 마비시키진 않았나 보군.


만취한 사람: 넌 많이 변했어, 사리아.

만취한 사람: 몇 년 전에 네가 처음으로 나를 찾아왔을 때 나는 네가 무진장 화가 났다는 걸 알 수 있었거든.


사리아: 그랬나?


만취한 사람: ……네 표정에서는 잘 안 드러나지만 말이야.

만취한 사람: 그래도 그 분노만큼은 나도 잘 알아. 그때 내가 어떤 실험에 참여했는지 알게 됐을 때 나도 마찬가지였으니까.

만취한 사람: 만약 라인 랩을 타도하고 싶다면, 너에겐 다른 길이 얼마든지 있겠지.

만취한 사람: 넌 라인 랩의 창립자 중 한 명이고, 라인 랩을 노리는 조직은 모두 너에게 미친 듯이 구애할 테니까.


사리아: 오로지 라인 랩에만 초점을 기울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사리아: 죽은 맹수의 피와 살은 더욱 두려운 맹수를 키워낼 수 있지. 로켄 수조의 붕괴가 이미 이 점을 증명했다.


만취한 사람: 핑계는.

만취한 사람: 요 몇 년 동안 너는 계속 라인 랩을 위해 뛰어다녔잖아. 표면상으로는 라인 랩과 맞서고 있는 꼴이지만 실제로는 사실상 그들의 뒷수습에 나선 셈이지.

만취한 사람: 너를 보고 나서야 나는 그 소문이 거짓말이 아니란 걸 알았어.

만취한 사람: ──너는 라인 랩을 위해서 감옥에까지 가기도 했으니까.


맨스필드 사건을 말하나?

맞는 말인데 이상하게 들리네……


사리아: ……진실은 소문과 다르다.


만취한 사람: 하이드 형제가 쓰러졌으니 라인 랩의 에너지과 주임 양반도 머리가 아팠겠지?

만취한 사람: 원재료 공급업체가 사라지고, 새로운 실험 기지의 비준이 자꾸만 막히니, 난 이미 그 사람이 몇 개의 큰 계약을 잃었다고 들었어.

만취한 사람: 그 양반이 무슨 실험을 하든 진도를 늦출 수밖에 없겠지.


사리아: 하이드 형제를 감옥에 보낸 사람은 결과적으로 내가 아니었다.


만취한 사람: 네가 조금 거들어준 수준이 아닐 텐데.

만취한 사람: 하이드 형제가 감옥에 들어갔으니 지방 검사들도 이걸 이용해서 더 큰 놈을 낚으려고 했단 것도 다 알아.

만취한 사람: 왜 뉴스에서 라인 랩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거지? 왜 라인 랩은 항상 이런 사건에서 늘 손을 뗄 수 있었던 거지?

만취한 사람: 사실은 네가 라인 랩이 저지른 모든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 끝까지 쫓아다녔단 거야.


만취한 사람: 그렇지 않으면 너도 날 찾아오지 않았을 거고……

만취한 사람: 너는 이 시약이 라인 랩과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해.

만취한 사람: 마음속 깊은 곳에선 너는 라인 랩 방위과의 주임이야. 너는 여전히 라인 랩이 저지른 난장판을 수습하는 걸 자신의 소임으로 여겨.

만취한 사람: 라인 랩에는 아직 네가 버릴 수 없는 게 있는 거겠지. 그게 사람이든 뭐든 간에……

만취한 사람: 하핫, 사리아, 너도 감정에 휘둘린다는 걸 내가 찾았잖아!

만취한 사람: 결국, 우리들은 피와 살로 이뤄진 인간일 뿐이야.





*매섭게 몰아치는 불길들*


라인 랩 실험자: 통제가 불가능하다…… 실험체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라인 랩 실험자: 속박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라인 랩 실험자: 실험체 의식 식별 불가…… 진정제 투여 실패!


라인 랩 방위과 멤버: 실험체는 현재 대규모 오리지늄 아츠를 시전하고 있다!


*삐삐삐-*


라인 랩 방위과 멤버: 괴물이… 초대형 생물체가……

라인 랩 방위과 멤버: 아니, 화염을 구현화한 건가……

라인 랩 방위과 멤버: ……즉시 주임님에게 알려라!


*달려가는 소리와 걸어오는 소리*


사일런스: 불… 엄청난 불이야… 콜록콜록……

사일런스: 이프리트는 어디에……

사일런스: 이프리트──!


*걸어가는 사리아*


사일런스: 사리아…?!



불꽃이 복도를 가득 메웠음에도 그녀는 오히려 뜨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녀를 바라보는 와이번의 눈빛이 방패보다 단단하고 칼날보다 차가웠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 안에 내포된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


그녀는 아직도 자신이 와이번의 눈에서 무엇을 바라봤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소니: 사일런스 박사, 괜찮아?


사일런스: 전……


소니: 피곤한 거겠지.

소니: 오면서 당신은 무어 박사와 우리 모두를 돌봐줬으니.


소니: 아까 내가 너무 과민반응해서 당신을 다치게 할 뻔했습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소니: 로도스 아일랜드는 라인 랩과는 달리 우리에게 친절하지만, 보답을 바라지 않았죠.


사일런스: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고요……?

사일런스: 소니 씨, 저는 무결한 사람은 아닙니다.

사일랜스: 저도 라인 랩의 연구원입니다. 제가 주도했던 실험에서 하마터면 한 구역의 사람이 전부 죽을 뻔……


소니: 예?


사일런스: 게다가, 한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애는 저를 가족처럼 대할 정도로 의지했어요.

사일런스: 그리고 그 애가 바로 그 실험의 피험자였습니다.


소니: 그럼 지금 그 애는……


사일런스: 아직 살아있어요.

사일런스: 단지 살아있기만 할 뿐…… 몇 년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여전히 그 애를 정상적인 생활로 되돌릴 수는 없었어요……

사일런스: 심지어 저는 상황이 악화되는 걸 막을 수조차도 없었습니다.


소니: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저는 당신이 그 애를 해치려고 한 적은 없었다고 믿습니다.


사일런스: 하……하하……

사일런스: 재밌는 점은, 저도 과거에 이렇게 스스로 위로를 해본 적이 있단 거예요.

사일런스: 원래 정말로 미웠던 건── 다른 사람들이란 사실을 몰랐어요.

사일런스: 하지만 정말로 단지 그것뿐이었을까요?



실험 진행 단계의 1차 책임자로서 나는 처음부터 이 연구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까?


답은 뻔해.


목전까지 다가온 획기적인 성취에 눈이 멀어버렸거나……


아니면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연구자로서 뛰어나지 못하거나.


이걸 인정하는 건 남을 미워하는 것보다 더 어려웠어.



사일런스: 어쩌면 제가 정말로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은……

사일런스: ……


소니: 당신에게 이런 과거 있으리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사일런스: 이건 제 과거일 뿐만 아니라 제가 이 기지에 온 이유기도 해요.


소니: 당신은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 온 게 아닙니까?


사일런스: 물론 조이스는 구해야죠.

사일런스: 하지만 저는 여러분을, 엘레나를, 프랭크스 주임을 구하고 싶어요.

사일런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기 전에 저는 비극을 막으려고 노력할 겁니다.


소니: ……제 변명을 믿으시는 건가요?


사일런스: 제가 말했듯이, 저는 진실을 믿습니다. 저는 제가 직접 본 것을 믿어요.

사일런스: 방금 생각났는데, 비슷한 장면을 예전에 본 적이 있습니다.

사일런스: 저희들을 쫓아 달려오는 저 은색 물체들은── 마치 통제할 수 없는 오리지늄 아츠의 산물 같군요.





파르비스: 참, 내가 벤에게 자네에게 물건을 좀 전해달라고 했으니, 지금쯤이면 자네의 책상에 있겠군.


퍼디낸드: 벤?


파르비스: 자네 또 잊었나? 자네가 벤에게 날 찾아와 같이 차를 마시자고 했잖나. 그 녀석이 더듬더듬 말을 늘어놓아서 하마터면 내 티백을 다 마실 뻔했다니까.


퍼디낸드: 내가 너에게 무언가 빚진 기억은 없는데.


파르비스: 음? 나의 키메라 생체실험이 막 끝났을 때 자네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데.


퍼디낸드: ……다이아볼릭 실험.


파르비스: 자네가 아직 기억하고 있어서 기뻐.

파르비스: 그 실험의 최종 단계에서 나의 학생은 그녀가 직접 만든 신경 마취제를 사용했지.

파르비스: 마취제가 정말 충격적인 효과를 냈었네──

파르비스: 아, 사일런스는 정말 총명한 아이야. 또 그 아이가 생각나기 시작하는군.

파르비스: 내 실험이 중단된 후 그동안 입수한 몇몇 데이터를 다시 검사해보니 결코 우연 같은 게 아니었던 게야.


퍼디낸드: 무슨 데이터?


파르비스: 가끔 무언갈 찾기 위해 폐품을 뒤지는 사람은 자네뿐만이 아니네.


퍼디낸드: 로켄 수조를 말하는 건가? 그 자료들은 분명히 내가 다……


파르비스: 절차상의 일에 관해 자네와 내가 논쟁할 필요는 없겠지?

파르비스: 로켄 월리엄스는 정말 천재였어. 그의 데이터를 보고 나서야 나는 실험적인 생각의 길에서 우회로를 걷고 말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네.

파르비스: 그 무렵 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실험체의 세포 활성을 끌어올려 삽입된 파편의 에너지와 더 잘 동조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파르비스: 실험체의 신경 반응을 억제하는 게 옳은 일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퍼디낸드: 억제……?


파르비스: 이상의 추측에 근거해서, 나는 자네의 공식에 대해 약간의 수정을 가했네.

파르비스: 부디 내 독단적인 결정에 너무 개의치 않길 바라지.


퍼디낸드: ……정말 교활하군, 늙은 염소.


파르비스: 왜 그리 화를 내는가? 나는 그저 자네가 요청하기 전에 능동적으로 선물을 보내 줬을 뿐이야.

파르비스: 단지 날 상대할 약점이 하나 빠졌을 뿐일 터, 그렇게나 아쉬워할 일인가?


퍼디낸드: 그 선물이 내 실험에 충분히 도움이 되어야 할 거다.


파르비스: 나는 자네가 놀라움을 느낄 것이라 확신하네.

파르비스: 참, 만약 자네가 성공한다면, 뮤엘시스가 내게 빚진 검은콩 차 열 상자를 채워줄 수 있겠나?

파르비스: 내 공식이 없었다면 그건 본디 내가 이길 수 있는 내기였을 테니까.





사리아: 본론으로 들어가지.

사리아: ──이 시약.


만취한 사람: 네가 꺼냈을 때 이미 냄새를 맡았어.

만취한 사람: 그래, 똑같은 냄새야.

만취한 사람: 흐흐…… 내 수술대 위에서 죽은 유령들이…… 또 돌아왔구나.

만취한 사람: 농도는 더 짙고, 양도 더 많아……


사리아: 누가……?


만취한 사람: 누구냐고?

만취한 사람: 누가 로켄 수조의 폐허에서 가장 많은 유산을 긁어냈을까?

만취한 사람: 아무래도 집으로 돌아가서 좀 봐야겠는걸, 사리아.


사리아: ……라인 랩.


만취한 사람: 봐라, 너도 알고 있잖아.

만취한 사람: 너는 일찍이 “틴 맨”을 만났어, 그리고 그가 널 도와 날 찾아줬겠지.

만취한 사람: “다이아볼릭” 실험의 가장 큰 후원자는 누굴까? 로켄 수조의 투자자는 또 누구고?

만취한 사람: 누구에게 거의 동시에 여러 개의 일류 실험실을 고용해서 이런 근사한 연구를 진행할 능력이 있을까?


만취한 사람: 몇몇 실험실은 정말 보잘것없는 특허 하나에 큰 피해를 보기 마련이야, 그런 그들에게 서로 연구 자료를 공유할 수 있게 한다면, 누가 과연 이 제안을 거부하겠어?

만취한 사람: 그리고……

만취한 사람: 살아남은 실험체들은 컬럼비아로 송환되기 전에 누구의 손을 거쳤을까?


그러니까……


???: 이야, 서로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그리 즐겁게 하실까.

???: 내가 좀 늦었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