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시

...




세인트 카르멘

이베리아의 눈. 이곳에 마지막으로 상륙한 게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모르겠군.


세인트 카르멘

수많은 징벌부대 병사들이 희생되었고, 시본은 결국 우리 방어선을 무너뜨렸고, 수많은 엔지니어는 등대 안에서 헛되이 죽었네.


세인트 카르멘

마지막 배가 삼켜지기 전에, 우리는 여기에서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 채 떠나버렸지.


세인트 카르멘

그러나 지금, 바라보게.


세인트 카르멘

등불을!


카르멘의 목소리는 오랜만에 떨렸다.

켈시는 말없이 먼 곳의 암초 가운데를 바라보고 있다. 거대한 등대가 대낮처럼 하늘을 비춘다.


켈시

배는 보이지 않네요.


세인트 카르멘

이것은 좋은 징조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찾았음을 의미하지.


세인트 카르멘

전진하세. 불이 꺼지지 않는 한 우리는 전진할 수 있다네.




시 테러

(대문을 에워싸고 꿈틀거리며 바스락거리는 소리)


켈시

......Mon3tr.


Mon3tr

(날카로운 울부짖음)


켈시

대문을 정리해. 우리는 들어간다.


세인트 카르멘

...



불의 열기.

문 앞에 모인 시 테러들이 배회하며 빙글빙글 돌고 있다.

카르멘의 시선이 먼 곳을 향하자 그는 가증스러운 괴물의 검게 그을린 시체들이 바람에 휩쓸려 늘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세인트 카르멘

시 테러는 두려움을 모르지.


켈시

하지만 그들은 이익을 추구하는 법을 알고, 본능적으로 사냥하는 방법을 가르치죠.


세인트 카르멘

...그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이 생물들이 국가를 이해하지 못해도, 율법과 도덕을 경멸하지.


세인트 카르멘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이베리아의 대재판관, 우리가 문명 위에 구축한 모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세인트 카르멘

다리오!


켈시

...



켈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볼 수 있었다. 그녀는 형광을 발하는 땅 위에 기이한 고리가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검게 그을린 시체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고, 무수한 동포의 죽음을 통해 시 테러는 완전히 새로운 습성을 키웠다ㅡㅡ

ㅡㅡ저 탑에 다가가지 마라.


희미한 불길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다. 이것은 큰 화재였다.

그리고 시 테러가 마치 파도처럼 죽어가기 이전에, 이곳에는 본래 가연물이 존재하지 않았었다.

화염의 중심에 한 사람이 서 있다. 그는 등불을 들고 검을 짚으며 마치 젊은 시절 보초를 서는 훈련을 받은 것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




말 없는 다리오

...


세인트 카르멘

다리오, 잘 했네.


세인트 카르멘

편히 쉬게.




다리오가 손에 든 랜턴이 카르멘의 작별인사에 호응하듯 불길이 순식간에 더 많은 시 테러를 삼켰고, 불길은 침묵하는 대재판관을 감쌌다.

그의 흐린 두 눈은 여전히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카르멘은 조각상처럼 서 있는 다리오의 앞에서 오랫동안 침묵했다.

켈시는 카르멘의 애도를 끊지 않았다. 그녀는 눈에 보이는 것만을 포착할 뿐이었다. 이곳에 헌터즈의 흔적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대재판관만이 홀로 서서 시 테러와 함께 끊임없이 사투를 벌였다.

설령 전사가 쓰러지더라도 시 테러는 여전히 그를 두려워할 것이다. 불은 꺼지지 않고 여전히 등불에 빛을 발하고 있다.

대재판관은 자신의 목숨으로 이베리아의 눈의 순수함을 지켰다.


한참 후, 카르멘이 고개를 들었다.

켈시는 그제야 나이 든 노인에게서 세월의 흔적을 발견했다. 재판부는 그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사용했지만, 이 순간에도 여전히 눈에 피로를 숨길 수 없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켈시를 바라보면서, 점점 불길 속으로 빠져드는 다리오를 바라보았다.




세인트 카르멘

그는 내 생애 최고의 제자였네, 켈시.


켈시

우리는 3분의 시간으로 전사의 죽음을 애도하였습니다. 불길이 꺼지면 시 테러를 가로막는 장벽이 없어질 것입니다. 그들은 곧 몰려오겠죠.


켈시

게다가 저는 그 여자를 보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다리오의 제자는 살아남은 듯 합니다.


세인트 카르멘

여기에 더 고등한 시본은 없나?


켈시

당분간은 그렇습니다.


세인트 카르멘

염려할 정도는 아니군.


켈시

다만 "당분간"일 뿐입니다.


켈시

우리는 한 번에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브레오간이 만든 이베리아의 눈은 에기르와 연결할 기회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세인트 카르멘

그녀들이 이미 그 배를 찾았다는 전제하에…. 잠깐.


세인트 카르멘

누가 이베리아 눈을 재가동시켰나? 에기르와 다리오 모두 처음일텐데...


(털썩)


켈시

...위에 있는 것 같군요.




조디

어...드디어...


조디

하아...하아...제, 제어콘솔은 별 문제 없네...


조디

억, 흐압...


Mon3tr

(호기심에 찬 울음소리)


조디

으아아악


조디

너, 너는ㅡㅡ


켈시

...인정해야겠군,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해내다니.


켈시

혼자의 힘으로 이베리아의 눈을 재가동하여, 적어도 30%정도의 기능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됐어.


켈시

너 혼자. 이런 환경에서.


조디

다...당신은 엘리시움 씨의 그...아!


조디

재, 재판관님은요?! 밑에서 계속 사투를 벌이고 계셨는데, 저...저는 감히 다가가서 도울 겨를이 없었어요. 여기서 콘솔을 지키기만 했는데...


세인트 카르멘

그는 희생했네.


조디

설마...


세인트 카르멘

그러나 그의 희생은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니며 신념을 지키는 희생은 곧 존재의 연속이네.


세인트 카르멘

그는 재판부의 재판관, 이베리아의 수호자로서 용감하게 전사했고, 그의 이상은 영원히 이베리아의 해안에 머무른다네.


세인트 카르멘

적어도, 자네, 에기르인. 자네가 그의 희생의 의의를 지켜냈지. 자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냈네.


세인트 카르멘

잘했다.


조디

...대...대재판관님...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지만...하지만 그분은...아...


조디

그렇다면 그란파로는....저의 집은 어떻게 되었나요?


세인트 카르멘

...평소라면, 나는 일반 시민의 모든 질문에 일일이 대답하지 않을 거네.


세인트 카르멘

하지만 지금은...자네를 속이고 싶지 않네. 그란파로는 곧 징벌부대에게 넘어가 시민들을 통제하고, 최전방 초소 구축에 힘을 보태게 될 거라네.


세인트 카르멘

그리고...티아고는 이교도의 손에 죽었네.


조디

ㅡㅡ!


조디

그, 그럴수가?! 티아고 아저씨가ㅡㅡ?!


세인트 카르멘

그는 심해교도의 존재를 일찍부터 알고 있었지만 외면했었다. 그의 은닉때문에 징벌부대의 계획이 차질을 빚었고, 우리가 이곳을 지원하는 시간도 지체되었지.


세인트 카르멘

설령 그가 재난을 피했더라도, 나는 그를 가만히 두지 않았을 걸세, 젊은이.


조디

...


조디는 땅바닥에 폭삭 주저앉았다.

그는 피로와 무감각을 느꼈다. 그는 이전에 시종일관 팽팽히 당겨졌던 긴장이 너무나 쉽게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조디

...티아고 아저씨...어째서?


켈시

...Mon3tr, 입구를 지켜라.


Mon3tr

(신을 내며 승낙)


세인트 카르멘

...'우인호'가 마지막으로 나타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나?


조디

...


세인트 카르멘

켈시 여사.


켈시

멀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기록은 48시간 전이었습니다.


세인트 카르멘

뭐...?


세인트 카르멘

여전히 신호를 보낼 수 있던 건가?


켈시

브레오간이 이베리아 왕족의 등대와 함대 건설을 도운 것은 고향과의 연락을 다시 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켈시

이베리아의 눈도 그렇고, '우인호' 어딘가의 은밀한 모퉁이의 발신 장치도 에기르의 기술을 기탄없이 활용하였죠.


켈시

물론 이 모든 것은 시본이 그 배를 파괴하거나 그곳을 보금자리로 삼지 않았다는 전제 하의 이야기입니다.


카르멘은 조용히 빛을 따라 펼쳐진 방향을 향해 먼 곳의 해수면을 바라보았다.

육안으로는 '우인호'의 방향을 잡을 수 없고, 바다는 너무나 광활하여 소위 "멀지 않다"라는 말은 육지의 기준에서 여전히 질 나쁜 농담이라 할 수 있다.

처음 피로한 모습을 보였던 성도는 다시 한 번 나이에 걸맞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의 입술의 미동에는 마치 천만 가지 생각이 들어있는 것 같다.


세인트 카르멘

...알폰소...가르시아...투레...줄리아...


세인트 카르멘

아직 거기있나?





스카디

...대장과 글래디아 모두 바다로 쫓아갔어.


스카디

가서 도와야 해.




스펙터

아뇨, 여기 있는 게 좋겠어요. 바닷물이 불안정하고 시본의 냄새가 한데 뒤섞인 것은 아마도 그뿐만이 아닐 거라구요.


스펙터

...


스펙터

뭔가 들리지 않았나요? 스카디?


스카디

뭐...아무것도.


스펙터

좋아요.




캡틴 알폰소

네놈들 여기서 무슨 짓을 하는 게냐?!


캡틴 알폰소

너, 에기르인, 도대체 어떻게 들어온 거지?


캡틴 알폰소

이곳을 열 수 있는 자는 나밖에 없어. 그 노인이 죽은 후 열쇠를 바다에 던졌다고! 50년 전에!


스카디

이것이 이 운송수단의 동력시설이라면 이곳을 봉쇄하는 것은 희망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지 않아?


캡틴 알폰소

그 노인은 마지막 엔지니어였고, 그는 죽었어. 이 배를 수리할 수 있는 자는 이제 없다.


캡틴 알폰소

하물며 그때…. '시본'이 이미 우리를 붙들어버려 우리는 갈 수 없었다. 내 배에 동요하는 선원따위 필요 없어.


캡틴 알폰소

내 질문에 대답해, 너희들은 여기서 무엇을 찾았지!?


스펙터

브레오간. 대장은 그가 남긴 단서를 따라 이베리아까지 쫓아왔었죠.


캡틴 알폰소

너희들은...배의 건조에 대해 알고 있나?


스펙터

아니요, 저는 그런거에 별로 깊은 인상이 없어요. 결국 저는 '기술'의 편인 셈이죠. 예술도 기술의 일종이니까요.


스펙터

하지만 이상할 것도 없잖아요. 에기르로 돌아가고 싶다면 에기르인의 단서를 찾아라ㅡㅡ


스펙터

ㅡㅡ그런 거겠죠?


캡틴 알폰소

아, 추잡한 짓거리를 했군. 심지어 브레오간의 개인 소지품까지 들춰내다니...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하지 않는 게 에기르의 전통인가?


스펙터

...


스카디

뭐라고 써있어?


스펙터

브레오간의 육지에서의 견문, 마치 여행기 같네요.


스카디

2대대장이 찾은게 이거였나?


스펙터

모르죠. 왜 그녀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았나요?




글래디아

...그건 단지 일부일 뿐입니다.


캡틴 알폰소

허탕치고 돌아오는 길인가? 흥.


울피안

사라졌다.


울피안

또 다른 소식은 우리가 깊이 쫓는 것을 포기한 이유는 인근에 다른 시본의 흔적이 근처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거다.


울피안

그들은 멀리서 냄새를 따라 왔고, 군체는 소리를 냈지.


울피안

이대로 살육을 이어나가는 것에 대해선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그 전에 이 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캡틴 알폰소

감히 나의 이베리아까지 넘보는 겐가?


글래디아

오직 이 배만이 우리를 아고르로 돌아오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배만이 에기르의 도시로 연결되지요.


글래디아

유지보수에 관해서 브레오간의 기술을 어설프게 알고 있는 이베리아인보다 제가 조금 더 강할지도 모르겠군요.


글래디아

무력을 쓰는 한이 있어도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습니다.


스카디

...


스펙터

...


캡틴 알폰소

4대 2인가? 흥.


일등 항해사

(경계의 포효)ㅡㅡ




울피안

3대 3이다.


스카디

...대장?!


울피안

경거망동하지 마, 글래디아.


울피안

내가 한 말 잊지 마.


글래디아

...그것이 우리가 에기르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해야 할 이유가 되진 않습니다만.


울피안

너는 에기르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모른다고, 내가 얘기했다.


울피안

둥지와 생존 영지가 위협받지 않는 한, 시본은 결코 주도적으로 도시를 공격하지 않았었다. 모든 학살, 모든 파괴의 이면에는 에기르의 타락한 자들이 있었지.


울피안

그들은 우리가 죽었다고 여겼다. 그들은 우리와 연락이 끊겼다. 우리 몸에는 시본의 피가 흐르고 있다.


울피안

오랜 세월동안 이 생물들과 싸워왔었고, 바로 지금이야말로 보기 드문 좋은 기회다.


글래디아

소수의 타락한 자들이 그 찌꺼기와 무관하다는 건가요? 이대로 두어도 시본의 영토는 바다까지 무질서하게 부풀어 오를 겁니다.


울피안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울피안

그리고 이 두 문제는 고향으로 돌아가 군대를 재정비하고 다시 출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울피안

우리는 왜 생각을 바꾸어 문제를 처리하지 않는 거지?


글래디아

그래서 당신은 하등생물의 말을 듣고, 그것들과 동행하며, 그것들과 함께 알아가는 것을 선택했죠.


울피안

그들은 우리를 동족이라 부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잘 알지 못하고, 충분히 이해하지도 못하지.


울피안

나는 심지어 내가 본 것조차 알 수 없다. 그들의 신에 대한 답이 나올 때까지, 무엇을 하더라도 헛수고에 불과해.


스카디

대장, 그게 무슨 뜻이야!?


스카디

당신...당신과 시본이...어떻게 결국 우리편에 설 수 있다고 약속할 수 있는 거지? 어째서...


스펙터

시본으부터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헌터들은 결국 모두 실종되었죠.


스펙터

물론 저보다 당신이 더 잘 아실 거예요.


스카디

그들의 속삭임...공감...그것들은 당신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당신의 뇌로 파고든다고!


울피안

...스카디.


울피안

이 또한...두 문제에 해당된다. 구체적인 것은 글래디아가 전하는 걸로 하지.


울피안

선장, 그녀들을 배에서 내려라.


캡틴 알폰소

꽤 마음에 드는군, 에기르인...


글래디아

...유감이군요.


스카디&스펙터

...


침묵, 적막. 오랫동안 이별했던 헌터들은 결코 이상적인 재회의 순간을 만끽하지 못한 것 같다.

무엇이 스카디와 스펙터의 가슴을 꿈틀거리게 하는 것일까. 일등 항해사는 망설이고 있었고 상처는 여전히 살살 쓰라려왔다.

일촉즉발의 상황.

고요함.

너무나 고요하다.

잠깐, 어떻게 된 거지? 파도소리, 바람소리, 시본에 의해 부서진 선체가 삐걱거리는 소리가ㅡㅡ

멀어지고 있다.




재판관 아이린

헌터즈...!


재판관 아이린

이, 이 배가, 항행하고 있어요!


캡틴 알폰소

무슨 소리냐, 옛 이베리아인...이건 몇 년 전에 이미...


재판관 아이린

아니! 정말이에요! 뭔가가 이 배를 밀고 있어요. 게다가...게다가 아마 저희가 그 시본을 사냥하는 동안 계속 항행하고 있었을 거예요...


재판관 아이린

그리고...아까부터...어.


재판관 아이린

주변이 너무 조용하지 않나요.




로시난테

시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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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족, 모인다. 상자와 함께, 멀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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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간다...우리는 따라간다. 우리는 폭풍의 끝을 찾는다.


로시난테

(순순히 고개를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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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물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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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이, 임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