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없이 모든 게 순조롭다.
[아카후유] 우타게?
[우타게] 아카후유?
[우타게] 내가 '키라라(云母, 코드네임과 다른 한자)'라는 동창이랑 여기서 만나기로 했는데, 어디 있는 걸까?
[아카후유] 뭐야, 너와 그 치료 받으로 온다는 동창도 여기서 만나기로 한 거야?!
[낯선 남자] 저기, 가이드씨?
[키라라] (한번 올려다 본다)
[키라라] (핸드폰을 들어 도로의 풍경을 향한다)
[키라라] (핸드폰에 계속 타이핑)
[낯선 남자] 가이드 아가씨......
[키라라] ......
[키라라] (핸드폰 화면에 타이핑)
[낯선 남자] 핸드폰은 왜 갑자기......
[낯선 남자] “가...... 이...... 드......”
[낯선 남자] 그리고 뒤에 물음표?
[낯선 남자] 너 나를 도시 밖으로 데려다 주기로 한 가이드 아니야?!
[키라라] (핸드폰 화면에 타이핑)
[낯선 남자] “아...... 니...... 야......”
[낯선 남자] 그런데 왜 내 차에 탄 거야? 너 설마 용문 근위국에서 보냈어?!
[키라라] (핸드폰 화면에 타이핑)
[낯선 남자] 글자 말고 말로 좀 해봐!
[키라라] ......
[키라라] 용문...... 근위국?
[키라라] 나는......
[낯선 남자] 똑바로 말해!
[키라라] 나는......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마중 나온 운전사인 줄 알았는데......
[우타게] 미안한데 방금 여기서 커다란 여행가방 끌고 다니는 여자애 못 봤어?
[남성 행인] 여행가방 끌고 다니는 여자애? 못봤는데.
[여성 행인] 너 1시간 늦어서 방금 급하게 왔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모르지!
[여성 행인] 네가 말하는 큰 여행가방 끌고 다니는 여자애, 너랑 비슷한 나이 맞지?
[우타게] 맞아 맞아! 걔를 봤을 때 혹시 휴대용 게임기로 게임을 열심히 하고 있지는 않았어?
[여성 행인] 그렇진 않았어.
[우타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여성 행인] 확실히 게임기처럼 보이는 걸 잠깐 가지고 놀긴 했는데, 곧 집어넣고 핸드폰을 꺼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더라.
[우타게] 핸드폰?
[우타게] (극동에서 가져온 핸드폰이 용문에서도 써지나?)
[우타게] (그런 거 신경쓸 때가 아니지.)
[우타게] 아마 걔가 맞을 거야. 어디 갔는지 알아?
[여성 행인] 아까 차 한 대가 앞에 멈추더니 운전자랑 눈빛을 교환하고 올라탔어. 운전자가 트렁크에 짐 싣는 것도 도와주던데.
[우타게] 그 차는 어느쪽으로 갔어?
[낯선 남자] 어째서 일이 이렇게......
[낯선 남자] 이런 우연이 어딨어, 길을 안내해주기로 한 가이드도 극동 스타일의 젊은 에기르 여성이라 그랬는데...... 왜 하필 너같은 골칫거리만 늘어난 건데!
[키라라] 저기......
[낯선 남자]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키라라] 그냥 물어보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왜...... 내가 입은 걸 극동 스타일이라 생각한 거야?
[낯선 남자] 뭐?
[낯선 남자] 극동 만화에서 나온 듯한 옷을 입은 게 극동 스타일이 아니면 뭐겠어?
[키라라] 무장(武將)이나 무녀처럼 입는 게 전형적인 극동 스타일일 거라 생각했는데......
[낯선 남자] 무장? 무녀? 그런 거 다 만화에 나오는 거잖아, 극동에는 그런 사람이 진짜 있는 거야?
[키라라] 어...... 됐어.
[키라라] 이렇게 빨리 운전해서...... 어디 가는 거야?
[낯선 남자] 어디 가냐고? 집이야!
[키라라] 그런데 내가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아까 거기서 날 기다릴텐데...... 먼저 나를 데려다주고 가면 안 될까?
[낯선 남자] 꿈도 꾸지 마!
[키라라] ......
[키라라] 아니면...... 네 집은 어디야? 일단 네 집까지 가고, 나는 친구한테 데리러 오게 할 방법을 찾으면......
[낯선 남자] 내 집은 시라쿠사에 있어, 이제 됐어?
[키라라] 시, 시, 시라쿠사?!
[키라라] 절대 안돼! 내가 극동에서 여기까지 왔어도, 또 시라쿠사까지 갈 시간은 없단 말이야!
[낯선 남자] 쳇.
[낯선 남자] 아가씨, 이 칼 보여?
[키라라] 설마...... 마피아? 시라쿠사의 마피아인 거야?!
[낯선 남자] 정확하진 않아도...... 대충 비슷해.
[낯선 남자] 얌전히 앉아있어, 넌 이제 내 인질이야.
[키라라] 그런데...... 안내를 받지 못한다 했는데, 용문을 빠져나가도......
[낯선 남자] 닥쳐! 나한테 다음 기회는 없다고!
[근위국 멤버] 그 멍청한 도둑이 보석 가게를 털었을 뿐만 아니라 인질도 잡았다는데......
[근위국 멤버] 정말 죄송합니다 아카후유 씨. 저희가 로도스 아일랜드 쪽에 공조 수사를 요청해 놓고서, 이런 일 때문에 친구분까지 휘말리게 하고......
[아카후유] 그런 소리는 나중이다! 지금 너희의 조치는 어떻지?
[근위국 멤버] 고속도로와 이동도시의 각 출입구에 검문소를 설치해 뒀습니다......
[낯선 남자] ......
[낯선 남자] 왜 말이 없어?
[키라라] (휴대용 게임기를 든다)
[낯선 남자] 이런 상황에도 게임할 생각이 들어?
[키라라] (끄덕인다)
[낯선 남자] 이해가 안되네.
[낯선 남자] 뭐야, 게임이 질려서 이젠 또 핸드폰을 드는 거야?
[키라라] ......이건 내가 극동에서 가져온 핸드폰이야.
[낯선 남자] 그래서?
[키라라] 극동 핸드폰은 용문에서 못 쓰나봐.
[낯선 남자] 흥.
[낯선 남자] ......뭘 쓰고 있었는 지 보여줘.
[키라라] ?!
[키라라] 안 돼!
[낯선 남자] 잔말 말고 핸드폰 넘겨!
[키라라] 절대 안 돼!
[낯선 남자] 내놔——
(브레이크 소리)
[낯선 남자] *시라쿠사 욕설*, 차가 막히잖아?!
[낯선 남자] 잘 됐네, 아가씨, 이제 내 손이 비니까 핸드폰 보여줘봐. 만약에 네가 다른 사람한테 뭔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뭔 짓 안 할테니까.
[키라라] 약속할게, 너한테 불리한 짓은 안 했어!
[낯선 남자] 약속이 무슨 소용이야? 약속이 쓸모가 있었으면 내가 이런 곳에서 사기를 당했겠어?
[낯선 남자] 일단 핸드폰이나 내놔!
[키라라] 핸드폰 꺼둘게, 어때?
[낯선 남자] 안 돼——
[키라라] 옆 차 사람들이 이쪽을 보고 있어!
[낯선 남자] 뭐?!
[낯선 남자] *시라쿠사 욕설*!
[키라라] 타자 안 칠게, 핸드폰 안 하고, 게임이나 계속 할게, 괜찮을까?
[낯선 남자] ......
[낯선 남자] ......
[키라라] ......아.
[낯선 남자] 아까부터 몇 분마다 “아” 거리는데, 또 왜 그래?
[키라라] 한 스테이지에서...... 네다섯번 죽었어....... 마음이 가라앉지를 않아.
[낯선 남자] 내가 방해라는 거야?
[키라라] 아니......
[키라라]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꺼낸다)
[낯선 남자] 뭐하는 거야?!
[키라라] 미, 미안! 습관적으로 그랬어!
[낯선 남자] 흥.
[낯선 남자] 시라쿠사 돌아가면 놓아줄게, 그 때는 문자를 보내든 게임을 하든 신경 안 쓰니까 마음껏 하라고.
[키라라] 진짜 시라쿠사에 돌아갈 거야?
[낯선 남자] 아니면 어디를 가겠어? 빌어먹을 친척 녀석이 사업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나를 속여서 용문으로 데려왔는데...... 망할! 사업 기회는 무슨!
[낯선 남자] 사실 남한테 휩쓸려서 마피아 가입해놓고는 그냥 자기 심부름꾼 구하려는 거였어!
[낯선 남자] 억지로 참으면서 몇 달 같이 일했는데 정말 못 참도록 더러운 일이더라, 집에 돌아가려 그러니까 보석 가게를 털어서 그걸 나한테 뒤집어 씌우는 거야!
[낯선 남자] 나는 타국에서 수십년을 갇혀있고 싶진 않거든!
[낯선 남자] 내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시라쿠사에 계셔, 출발 전에 충고를 해주셨는데 나는 생각도 없이 전혀 안 들었고......
[낯선 남자] 나는 그저 집에 가서 두 분을 만나고 싶어! 한 번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겁쟁이 취급을 받거나 강물에 빠져버려도 괜찮다고!
[키라라]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꺼내 타이핑을 한다)
[키라라] (작은 소리) 사실...... 나도 집을 떠나고 싶지 않아.
[키라라] (작은 소리) 내 집이 있는 이동도시에서 여기까지오는 길에 나도 고생이 많았는데......
[낯선 남자] 뭐라고?
[키라라] 별 거 아니야.
[키라라] 그런데 너 가이드 없이도...... 정말 시라쿠사 돌아갈 수 있어?
[낯선 남자] 그러면 어쩌게? 근위국이라도 찾아갈까?
[낯선 남자] 속아서긴 해도 지금 나는 마피아야. 마피아가 근위국에서 이치를 따지면서 “제가 누명을 썼습니다.”라고 하잖아? 그러면 듣기나 하겠어?
[키라라] 들을 생각이 없으면 뭐라 해도 안 듣겠지, 아니면 원하는 대로 왜곡해서 듣거나. 알고 있어.
[낯선 남자] 근위극에 “상황을 설명”하라고 필사적으로 설득하려 들 줄 알았는데.
[키라라] 그런데, 설득에 실패해도 죽지는 않지만...... 만약 황야에서 무슨 일이 생긴다면 진짜 돌이킬 수 없을텐데.
[키라라 & 낯선 남자] ......
[낯선 남자] 잠깐.
[키라라] 어?
[낯선 남자] 잠깐만, 저건...... 용문 근위국의 봉쇄선?! 한 대씩 검사하는 건가?!
[낯선 남자] 그리고 너 또 핸드폰을 꺼냈지?!
[낯선 남자] 역시 근위국에 연락하고 있었어! 핸드폰을 내놔——
(검 소리)
[아카후유] 단념해라!
[아카후유] 키라라, 빨리 내려라, 우리는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 너를 데리러 왔다!
[낯선 남자] 빌어먹을 근위국의 앞잡이가!
(엔진 소리)
[아카후유] 키라라, 내 손을 잡아......
[아카후유] 뭐야, 왜 가만히 있어? 상황이 급하니까 할 말이 있으면 나중에 하라고!
[키라라] 하지만......
[우타게] 걱정 마, 트렁크에 넣어둔 컬렉션은 내가 이미 챙겨뒀어, 어서 아카후유랑 차에서 내리고 강도는 근위국에게 넘기자고!
[키라라] 우타게?!
[키라라] 아, 알겠어!
(엔진 소리)
(검 소리)
[우타게] (한숨)
[우타게] 녀석이 도망가긴 했어도 키라라도 무사하고, 가방도 잘 지켰으니까 잘 됐네, 잘 됐어.
[우타게] 키라라, 듣고 있어?
[우타게] 아직 충격이 남은 건 알겠는데, 거기 계속 서있으면 차가 못 지나간다?
[키라라] 아! 미안......
[우타게] 과일차도 마셨고, 용문의 유명한 어묵도 먹었는데, 이제 좀 진정이 돼야하지 않겠어?
[키라라] 으......응. 고마워.
[우타게] 소개할게, 이 무장같은 사람은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 아카후유야, 아까 그 강도의 차는 원래 그녀가 타기로 했지.
[키라라] 왜?
[우타게] 그 강도가 말한 그 “가이드”거든.
[키라라] 그 사람이 찾던...... 극동 스타일의 젊은 에기르 여성이...... 그녀야?
[아카후유] 그래. 용문 근위국은 이미 그 강도를 주시하고 있었고, 들키지 않게 가이드로 위장해서 잡으려 했지.
[아카후유] 내가 실수할 줄 누가 알았겠어, 그쪽을 놀라게 해서 정말로 미안.
[키라라] 괘...... 괜찮아......
[키라라]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꺼내려 한다)
[키라라] 어?
[키라라] (당황하며 핸드폰을 꺼내려 한다)
[우타게] 맞은편 사람이랑 문자로 대화하는 건 예의가 아니야.
[키라라] 아, 아니...... 내 핸드폰을 그 차에 두고 내렸어!
[우타게] 걱정 마, 이따가 같이 새 거 하나 고르자, 너 진정시키는 셈 치고.
[키라라] 그치만 그 핸드폰에 정말 중요한 게 있는걸, 정말로 중요한 게!
[우타게] 안에 어떤 게임 비책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면 고수의 연락처라도 들어있어?
[키라라] ......있긴 한데, 그게 문제가 아니야!
[키라라] 우타게, 우리가 그 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우타게] 아카후유?
[아카후유] 범인 추격은 이미 용문 근위국에 넘겼으니, 우리가 다시 따라가면 폐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인걸.
[키라라] ......
[우타게] 아카후유, 키라라가 진짜 초조해 보여.
[우타게] 내가 알기로는 만약 얘 컬렉션이 그 차랑 같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해도 이렇게 초조해하진 않을 애거든.
[우타게] 그렇지, 키라라?
[키라라] (거듭 끄덕임)
[아카후유] 그런 거라면 근위국이랑 인사 좀 나눠서 안 될 것은 없어. 그러나 그 강도는 이미 도망쳤는데 그를 어디서 찾지?
[키라라] 그건...... 괜찮아, 방법이 있어......
[우타게] 대단한데, 핸드폰의 위치를 게임기에서 추적할 수 있다고?
[키라라] 사실 출발 전에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게 전자 기기를 몇 가지 개조했는데, 그 중에 위치 추적 기능도 있어서......
[우타게] 네 전자 기기 개조 실력이 더 뛰어나질 줄은 몰랐어!
[키라라] 아무튼, 저 계속 움직이는 빨간 점이 핸드폰이 있는 곳이야, 그 사람은 내가 핸드폰을 차에 떨어트린 걸 아직 모르나봐......
[아카후유] 이렇게 되면 일은 간단하군.
[아카후유] 우타게, 네 동창 능력 보통이 아니잖아.
[우타게] 당연하지, 내 친구들은 다들 특기가 있다는 걸 내가 제일 잘 안다고.
[키라라] 하하......
[키라라] 전방으로 500미터 직진 후 우회전이야.
[우타게] 아까부터 든 생각인데, 게임기의 지도를 보면서 지시를 내리는 게 마치 게임같네.
[키라라] 아니, 그게 아니라 그냥...... 지도를 볼 뿐이야.
[우타게] 이럴 때까지 겸손할 필요 없어.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 ......저항을......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 ......투항하면......
[아카후유] 틀림 없군, 목표에 매우 근접했다!
[근위국 멤버] 더 이상의 저항을 그만둬라, 무기를 내려놓고 두 손을 머리에 두고 나와라!
[낯선 남자] 너희들 다...... 다가오지 마!
[낯선 남자] 나를 보내줘, 용문을 떠나고 시라쿠사에 돌아가게 해줘, 집으로 돌아가게 해줘!
[근위국 멤버] 헛된 망상 그만두시지! 무기를 버리면 관대한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낯선 남자] 말도 안 돼! 너희들 모두 나를...... 나를 속이려는 거잖아! 나는 절대로 집에 갈 수 있어, 여기서 나가기만 하면 시라쿠사로 돌아갈 수 있다고!
[낯선 남자] 그 친척도, “패밀리”도, 너희도, 아까 그 여자애도, 좋은 사람은 하나도, 거짓말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
[낯선 남자] 너희 전부 사라져버려! 나를 방해하지 마! 나를 속일 생각 마! 나는 집에 갈 거야!
[우타게] 이런, 이미 정신을 놓았네.
[우타게] 계속 이 상태면 근위국은 공격 지령을 내릴 거야. 일단 불이 붙으면 키라라의 핸드폰도 무사하지 못하고 저 사람도 그리 좋지 못하겠지.
[우타게] 아카후유, 우리가 몰래 숨어들 수는 없을까?
[아카후유] 절대 안 돼. 근위국의 경계선에 뛰어들었다간 근위국은 우리 신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이제 저 사람이 어서 진정하는 것을 바라는 수 밖에.
[아카후유] 근위국에 물어보니까 보석 가게를 털면서 사상자는 안 냈다 하니, 감금 처분을 받겠지.
[우타게] 에휴, 죽는 것보다는 갇히는 게 낫지, 언제쯤 눈치채 주려나?
[키라라] 하지만...... 자기는 억울하다 그랬어.
[우타게] 어?!
[키라라] 차에 있을 때 나한테 사실 보석 가게를 털지 않았고, 누명을 썼다고 그랬어.
[우타게] 진짜 그랬어?
[키라라] 응......
[우타게] 아카후유, 수고스럽겠지만 이 일을 근위국 사람들한테 알려줘.
[아카후유] 나야 상관 없지만, 근위국 사람들은 증언 하나로 그를 놓아주진 않을텐데.
[우타게] 지금처럼 굳어있는 상황보단 낫지! 어서!
[아카후유] 그래!
(아카후유 퇴장)
[우타게] 근위국 사람들이 이걸 알고 전략을 바꾸면 좋겠네.
[우타게] 키라라, 우린 먼저 자리를 떠나자, 보이는 것처럼 이제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잖아.
[근위국 멤버]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말한다, 무기를 버려라!
[근위국 멤버] 만약 계속 법 집행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곧 공격 지령을 실행하겠다!
[낯선 남자] 지옥에나 가시지! 알겠다, 너희는 처음부터 나를 이런 곳에서 죽이려고 속인 거지!
[근위국 멤버] 10을 세겠다, 그때까지 항복하지 않는다면 공격에 나서겠다!
[근위국 멤버] 1......
[우타게] 이런, 아카후유가 늦을지도 모르겠는걸. 키라라,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
[우타게] 키라라? 뭐하는 거야?
키라라는 게임기를 들었고, 손가락이 화면 위를 움직였다.
[우타게] 이건...... 게임기 조작 인터페이스가 아닌데, 자체 제작 인터페이스로 명령을 보내는 건가?
(진동음)
[근위국 멤버] 2......
[근위국 멤버] 3......
[근위국 멤버] 4......
[우타게] 게임기로 자신한테 전화? 그 사람하고 연락하려고?
[키라라] 그냥...... 몇 가지 알려주는 거야.
[키라라] 제발, 제발......
[근위국 멤버] 9......
[근위국 멤버] 10!
[근위국 멤버] 곧 공격 지령이 내려질테니 각자 위치로——
(낯선 남자 등장)
[근위국 멤버] 목표 출현, 무기를 소지하지 않고 있다!
[근위국 멤버] 목표의 무장 해제를 확인......
[인사부 오퍼레이터] 입원 수속은 다 끝났어요, 키라라 양.
[키라라] (핸드폰에 타이핑)
[인사부 오퍼레이터] “고마워”?
[인사부 오퍼레이터] 천만에요!
[우타게] 키라라, 내가 말 했잖아, 얼굴을 마주하면서 문자를 쓰는 건 예의가 아니라니까!
[키라라] 아...... 미안.
[우타게] 에이, 됐어, 그런 성격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도 아닐텐데.
[우타게] 가자, 살게 될 곳 구경시켜 줄게!
[우타게] 그 때는 진짜 위험했지, 나는 그 사람이 죽는 줄 알았다니까.
[우타게] 엄청 놀랐을텐데 상황이 정리되고 그 사람을 위해 증언까지 하다니, 너도 참 고생이 많네.
[키라라] 그 사람 판결은 났대?
[우타게] 그렇게 빠를 리가.
[우타게] 그래도 아카후유 말로는 근위국에서 조사하니까 확실히 보석 가게 강도는 아니래, 현재의 죄목은 공무 집행 방해하고...... 뭐더라, 기억이 안 나네.
[우타게] 마피아 가입도 속아서 그런 거를 생각하면 1년 반 갇혀있다가 쫓겨나지 않을까.
[우타게] 이게 다 네 덕분이야.
[키라라] 나도 그 사람이 핸드폰에 주의를 돌리게 했을 뿐이야.
[키라라] 내용물을 보고 내가 차에서 속인 게 아니라는 걸 알았겠지, 그게 다야.
[우타게] 진짜? 도대체 핸드폰에 어떤 주문이 있길래 그런 극악무도한 녀석이 저항을 포기하게 할 수 있는 거야?
[키라라] 무슨 주문이 있겠어, 그냥 평범한 것들이야.
[우타게] 그래?
[키라라] 당연하지!
[우타게] 평범하면 왜 안 보여주는데?
[키라라] 볼 필요가 없으니까, 진짜로!
[우타게] 흥......
[우타게] 그러면 더 안 물어볼게.
[우타게] 바이바이, 키라라, 피곤하면 한숨 자.
(우타게 퇴장)
[키라라] 정말로 주문이 아니라, 그냥......
[키라라] 그냥 옮겨써서 보낼 것들이야.
키라라는 핸드폰을 꺼내 임시 보관함에서 자신이 출발한 날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고향의 이동도시를 떠난 이후로 핸드폰의 메일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처음 집을 떠난 소녀는 그럼에도 길 위의 견문과 감상을 메일 임시 보관함에 빠짐없이 담았다.
키라라는 서랍에서 편지지 한 묶음을 꺼내 임시 보관함의 글자들을 하나씩 옮겨쓰기 시작했다.
임시 보관함에는 대략적인 글도 있고, 어수선한 말도 있었다.
“2일째. 이동도시의 신호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서 앞으로 핸드폰으로 연락할 수 없게 됐어. 그래도 걱정 마, 우타게가 말한 로도스 아일랜드에 도착하면 편지 한 뭉치 보낼게.”
“5일째. 오늘은 하루종일 차에 타있었어. 황야에선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게임도 못 하고 계속 멀미했어.”
“11일째. 염국에 도착하니까 도로 상태가 갑자기 좋아졌어! 여기 식물은 고향하고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원래 아는 게 별로 없어서 대략적인 것 밖에 구분을 못 하겠어. 운전사도 염국 사람으로 바뀌었어, 겉으로는 흉악하게 생겼는데 염국 특산품 간식도 챙겨주는 괜찮은 사람이야. 로도스 아일랜드에는 염국 사람이 많을까?”
키라라는 가장 나중 날짜의 초안까지 편지지를 한 장 한 장 가득 베껴썼다.
“34일째. 드디어 용문이야! 우타게랑 저녁에 만나기로 했는데, 우타게가 일이 있어서 못 오니까 다른 사림이 데리러 올 거래. 그런데 우타게는 항상 장난을 잘 치니까 아마 직접 올 것 같아.”
“한참을 배고프게 기다리다가 드디어 데리러 온 사람을 만났어. 다가가기 쉽지 않아보여. 로도스 아일랜드에 이런 사람들만 있으면 절대 안 될텐데, 말을 한 마디도 못 할 거야.”
“차를 잘못 탔나봐, 운전사는 로도스 아일랜드 사람이 아니라 시라쿠사 마피아야. 시라쿠사에 간다고 하면 어떡하지.”
“누명을 썼대, 이 사람은 그저 집에 가고 싶을 뿐이야.”
“나도 집에 돌아가고 싶어.”
“집이 그리워.”
“사실 계속 집이 그리웠는데 참고 말을 안 했어. 염국은 다 좋은데 밥 맛이 장소마다 다 달라서, 먹는 게 익숙해지지 않아서 계속 속이 불편했어. 핸드폰을 못 쓰고 연락할 친구도 없는데, 사람들한테 말을 걸지도 못해서 정말 힘들었어. 황무지의 바람이 너무 세서 모래가 눈에 들어가도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직접 티슈로 해결하는 수 밖에 없었어.”
“엄마 아빠 보고 싶어.”
“만약 내가 이 일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면, 만약 내 광석병이 안정될 수 있다면, 로도스 아일랜드가 극동에 갈 때 꼭 걱정을 끼치지 않는 밝은 사람이 돼서 돌아갈게.”
초안은 여기서 뚝 끊겼다.
키라라는 이 초안이 적힌 편지지를 찢고 구겨서 바닥에 던졌다.
그녀는 핸드폰 화면을 끄고 새 편지지 위에 “34일째”를 다시 썼다.
“34일째. 드디어 용문이야! 우타게랑 용문에서 만났고, 우타게가 나를 로도스 아일랜드에 데려왔어. 우여곡절 없이 모든 게 순조로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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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라 본명 云母가 영어로 mica라서 처음에는 '미카'로 써뒀는데 나중에 찾아보니까 '키라라'라고 발음 가능한 단어라서 고침
운모팀 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