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월요일 강의 때 처음 만났어

내가 원래 같이 앉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형이 워낙 사람 자체가 착해서 옆자리에 앉겠다는 사람 사양을 못한 것 같더라

그래서 진짜 오랜만에 앞자리 앉았는데 옆에 여자애가 이미 앉아 있더라고

처음엔 그냥 통성명하고 말았지 근데 교수는 피드백한다고 수업을 안 하지 난 이미 받았지 할 게 없어서 말 걸고 좀 친해졌어

그 누나는 21살이래 휴학한 건 아니고 재수인데 검정고시 2트클을 했다더라고 학교에 친구가 없어서 자퇴를 했대

뭔가 나 중학생 때 보는 것 같고 키도 좀 작아서 햄스터 같은 거야 그래서 좀 말을 붙였어

그러다가 노래 얘기가 나오고 자연스럽게 노래방 ㄱ? 가 나온 거야

솔직히 그 누나가 내 취향은 아니었는데 내가 노래방을 진짜 좋아해서 아는 애들을 다 한 번씩 데리고 다녀올 정도였어 근데 며칠 연속 가자고 하니까 애들이 나가 떨어진 거지

노래방 마려운데 가자고 하니까 일단 ㅇㅋ를 했지

그런데 그 누나가 통학을 하고 집도 멀어서 오가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니까 그럼 학교 오는 날 아침에 만나서 놀자 하고 얘기가 맞춰진 거야

이후로 진짜 거의 맨날 맨날 같이 노래방을 갔어 주중에 학교 나올 땐 물론이고 주말에도 그 누나가 대학 근처로 오거나 내가 그 누나 집 근처로 가서 놀기도 하고 그랬지

이 누나가 알면 알수록 좀 사람을 많이 고파하고 있는 게 느껴지더라고 밤중에 카톡해서 놀자고 계속 붙잡거나 별 말 안 했는데 억지로 크게 웃어주거나

근데 난 그런 모습이 금사빠이던 작년의 내가 비춰진 거야 내가 저랬거든 사람 하나하나 못 잡아둬서 안달이고 사실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건 아니고 그냥 내가 외로운 건데 계속 사람 붙잡아두려고 하고

그러다가 그 누나가 오늘 슬쩍 고백을 했어 같이 점심 먹다가 ㅅㅂ 주중저탄 중인 거 억지로 깨고 국밥 먹어주고 있었는데 갑자기 급발진 달리는 거야

내가 진짜 작년이었으면 좋아 하고 바로 사겼을 텐데 그 시기를 이미 지나본 경험이 있으니까 그 누나한테 누나는 진짜 나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사귀자고 한 거에요 아니면 그냥 외로운데 아는 남자가 나 정도밖에 없어서 사귀자고 한 거에요 물어봤어

내가 이렇게 물어봤다는 건 나도 크게 마음이 없다는 얘기였겠지 아무튼 그 누나가 그걸 듣고 아... 하더니 좀 생각을 하더라고

그래서 그냥 아무 말 없이 둘 다 국밥 다 먹고 또 아무 말 없이 돌아다니다가 지금은 자취방이다... 그 누나는 자기 집으로 갔고

ㅅㅂ 그냥 사귈 걸 어차피 내년에 군대 가는데 절실한 사람 잡아두면 버팀목 되는데


명방 얘기) 미즈키 언제 업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