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도스 아일랜드에는 미친 레즈 보빔마들이 많다. 처음에는 기억을 잃은 자신이 상호간의 연애 감정과 우정을 구분하지 못해서 생긴 해프닝인줄 알았지만 기억을 되찾고 약 일 년 남짓이 지난 지금은 그것이 착각이 아닌 명백한 사실임을 눈치챌 수 있었다.


한 두명 정도라면 상관없었다, 로도에서는 온갖 인종이 각자의 사정을 가진 채 몰리고는 했으니까, 당장 닥터 자신만 해도 기억을 잃은 상태가 아니던가. 수많은 인종이 있는 만큼 각자의 사랑의 형태는 존중해주고 싶었다. 적어도 닥터는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망할년들이 여자라면 전부 따먹고 다니고 싶어하는 미쳐버린 크레이지 싸이코 레즈 보빔마들만 아니였다면.


소중한 오퍼레이터들한테 이런말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눈물겹기 짝이 없게도 모두 사실이었다. 그래, 차라리 닥터 자신의 눈의 착각이었으면 다행이었겠지만 닥터는 똑똑히 봤던 것이다. 사람이 없는 무역소에서, 숙소에서, 제어실에서, 자신들의 숙소에서 시도때도없이 발정이라도 난듯 보벼대는 오퍼레이터들을 똑똑히 봤던 것이다! cctv가 있는 장소라는 것도 까먹고, 심지어 사람이 지나다니는 데에도 그게 뭐가 문제냐는 듯 보란듯이 키스를 해대는 년들이 로도에서는 너무나도 많았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닥터는 자신의 눈을 의심한 채 며칠간 진득하게 로도스를 관찰해봤지만 돌아오는 건 더욱 강한 확신뿐이었다. 그리고 장담할 수 있었다. 로도스에는 앰병 전부 미쳐버린 레즈 보빔마들 뿐이야.


그나마 사정이 나은 에기르인들은 어찌나 비벼대던지, 바다를 떠난지 시간이 오래 된 것 같음에도 해산물 냄새가 찌들어서는 세 사람한테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펭귄 물류의 천사는 타천사와 어찌나 비벼댔던지, 머리에 떠있는 링이 기분탓인지 조금 검은색으로 물든 것 같아보였다. 가장 압권인 것은 루포족 두 마리였다. 평소에는 따라다니는게 싫다고 땍땍거리면서 거부...하긴 개뿔이, 한 쪽의 일방적인 사랑일줄 알았더니 정작 같은 숙소에 밀어넣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역시나 보비기 시작했던 것이다.


차라리 이런 식으로 커플이 딱딱 나눠져있으면 안심이라도 하지, 짝이 임무 때문에 부재중인 경우에는 그런 것 조차 없었다. 지나가는 여자들을 가리지 않고 아무나 덮치고는 했던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죽은 옛 여자친구를 잊지 못해서 로도스에 들어온 스캐빈저가 차라리 더 얌전해보일 지경이었으니 말 다했겠지.


일이 이쯤되자 닥터는 겁에 질리기 시작했다. 이래서였을까? 켈시가 기억을 되찾기 전까지는 후드로 얼굴을 꼭꼭 가리라고 한 것이? 주변이 동성애자로 둘러쌓여 있다지만 닥터 자신은 어디까지나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이성애자였던 것이다. 닥터 자신의 취향은 어디까지나 오퍼레이터 실버애쉬나 쏜즈, 엘리시움 같은 미형의 남성들이었지 절대로 짐승들이나 미형의 여성들이 아니었다!


이러다가 자신의 성별이 밝혀지면 닥터 자신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끌려가서 귀신같이 덮쳐질 줄 모르는 노릇이었다. 그럴 수는 없었다, 왠 미친 싸이코 레즈 보빔마한테 덮처져서 처녀를 잃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아직까지는 철처하게 비밀주의를 고수한 덕분에 닥터의 성별을 아는 자는 켈시 말고는 없긴 했지만 후각이 좋은 루포족을 비롯해서 감이 좋은 오퍼레이터 몇 명한테는 몇 번인가 들킬 위기에 쳐한 적도 있었다. 그 때 마다 적당히 임기응변으로 빠져나가고는 했지만 슬슬 숨기는 것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평생을 지켜온 처녀였지만 이런 곳에서 저런 년들한테 바칠 수는 없었다.


바치더라도 아미야...나 켈시, 잘해도 로즈몬티스까지는 바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해산물 냄새나는 에기르나, 꼬리가 붙을 때 까지 비벼대는 루포족이나, 타락할 때 까지 비벼대는 산크타 놈들한테 바칠 수 없었다.


그런 닥터에게 인생 최대의 위기가 오고 말았다. 지금까지는 꼬리치는 년들을 최대한 커버해주었던 켈시와 아미야가 출장이라는 명목으로 자리를 잠시 비웠으니까. 두 사람이 없으면 연약한 닥터는 한입에 꿀꺽, 보빔마들의 손아귀에 떨어진 가련한 새끼양에 불과했다.


두 사람이 돌아오기까지 일주일, 닥터는 무사히 싸이코 보빔마들의 손에서 자신의 처녀를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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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새벽에 뭘쓴거지 맙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