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 이 동상들은.....

알레데일: 빅토리아의 역대 군주들.


어떤 환영들이..... 이곳을 맴돌고 있다.


그것은 죽은 자의 의지가 아닌..... 역사와 기억의 안개다.


"알렉산드리나"

그들의 부름이 분명히 들린다.


그 목소리는 마치 기억의 잊혀진 한구석에서 나온 것처럼 너무나 익숙하고 따뜻했다.


그녀가 아직 어렸을 때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정원에서 놀고 있으면 누군가 사랑과 꾸짖음을 담아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알렉산드리나"

또 그녀가 몰래 궁전을 빠져나가 밖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도 누군가가 재촉하면서 초조해 하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알렉산드리나"


그녀가 열심히 목검을 휘두르며 자신의 환상 속에서 천하무적이 되었을 때도 누군가 뿌듯함과 찬사를 담아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알렉산드리나"


하지만......


누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을까?


알레데일: 여기 전시되어 있는 것들은 아슬란 왕과 드라코 왕의 조각상이야.


알레데일: 알렉산드리나 전하, 여기 있는 조각이 "가울의 정복자" 프레드리크 3세 님 즉 너의 조부이시고 옆에 있는 조각상은 폐하의 어머니 "영광"의 엘리자베스야.


무심코 그들 모두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시즈: .....


그녀는 무언가를 계속 찾고 있었다.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녀의 시선은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녀는 마침내 어떤 조각 앞에 멈춰섰다.


그것은 미완성된 윤관만 확인할 수 있는 조각이었다.


화려한 배일에 감춰져있지만 조각의 흔적은 여전히 군데군데 보였다.


시선을 위로 올리면 얼굴이 있어야 할 곳은 흐릿해 눈썹과 눈만 어렴풋이 보인다.


머리의 왕관만이 이 사람의 신분을 증명하고 있다.


알레데일: 이곳의 모든 석상은 오리지늄 아츠를 사용하지 않고 수년 동안 왕실의 석공들이 건축해야만 하지.


알레데일: 폐하는..... 갑자기 떠나셨지.


시즈: .....알고있어.


알레데일: 폐하는 윤리적이든 법률적이든 많은 압박을 받고 계셨어.


알레데일: 전쟁으로 인한 부채는 왕가를 압박했고 드라코는 더 이상 이슬란의 통치를 납득할 수 없었지.


알레데일: 다른 사람들이 전하를 어떻게 평가하든 나와 이버지에게 있어서 전하는..... 여기있는 왕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어.


시즈: 그럴지도.


시즈: 괜찮아, 잘 기억이 나지않거든


시즈: 아마도 이 조각상이 내가 기억 속에 가지고 있던 아버지의 모습일지도.


"알렉산드리나"


그가 부르는 걸까, 아니면 그들 전부?


조각들은 서로 각기 다른 엄숙하거나 온화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들에 대한 어떤 추억도 찾을 수 없지만 마음 속으론 그들과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빅토리아라는 성은 빅토리아의 군주와 왕위 계승 서열 1위만이 받을 수 있었다.


따라서 그녀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빅토리아라 할 수있다.


그녀는 더 이상 그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거대하고 광활한 빅토리아보다, 그녀는 여전히 노베르트 구의 작은 술집의 스파이시한 러프 브루드 에일 그리고 최선을 다해 싸운 후의 신맛 막대사탕에 더 익숙했다.


그녀가 돌아서기로 결정하고 시선을 돌리는 순간 조각상 뒤의 그림자를 발견했다.


시즈: 조심해!


시즈의 목소리를 듣고 모두 각자의 무기를 들었다.


토터: .....


토터: 그 흔적을 남긴게 누군지 알겠군.


토터: 이건 살카즈의 시신이야.


토터: 백명은 넘는군. 아마 훨씬 더 많을지도.....


토터: 시체는 다 썩었지만 장비로 보아하니 아마 살카즈 왕정의 정예부대와 고해신부의 위병같아.


토터: 아니, "정예"라는 단어는 이들에게 있어선 모욕일지도 몰라, 이중에 한명만 있었어도 이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


알레데일: 그럼, 이들의 상대는.....


시즈: .....


시즈는 옆에 있는 알레데일의 호흡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체의 그림자 속에서 구릿빛의 빛만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역사조차 그들을 더럽힐 수 없었다.


그녀는 계속 걸었다.

제국의 기사들은 결코 물러나지 않았다.


한 명, 또 한 명.


칼에 베이고 칼에 찔리고 불태워지고 부폐의 아츠에 녹아내리고. 어떤 갑옷이든 핏자국이 말라붙어 있었다.


5m가 넘는 아츠의 긴 못들이 그들의 몸을 관통했다.


하지만 그들은 진형을 유지하며 여전히 싸웠다.


왕정도 고해신부도 그들을 무너뜨릴 수 없었다.


죽음조차도 할 수 없었다.


시즈는 즉시 이해했다.


어째서.... 런디니움에 4년간 증기의 분사음이 들리지 않았는지.





알레데일: 증기기사.....


비틀거리던 알레데일을 시즈가 부축했다.


시즈: 괜찮아?


알레데일: .....


알레데일: 괜찮아, 여기 공기가 조금 좋지 않아서 그래.


알레데일: 단지..... 컴버랜드 가의 증기갑옷이 생각났어.


알레데일: 어떤 댓가를 치르더라도 끝까지 지킨다.


알레데일: 그것이..... 증기기사.


알레데일: 빅토리아의 영광을 짊어진 자들.....


시즈: .....아니.


시즈: 틀렸어.



그 소리들은 시끄럽고, 울부짖고 있다.


기사들이 돌격할 때의 분사음일까?


거의 모든 것을 뚫고 나올 것처럼 넘치는 감정은?


당황스러움에 눈을 감았지만 결론은 명확했다.


시즈: 이 사람들은..... 배신당했어.



다그다: .....배....신?


시즈: 이 잔해와 흔적들의 배치를 보면 공격하는 쪽은 증기기사들이고 지키는 쪽은 오히려 살카즈들이야.


시즈: 믿기지 않지?


시즈: 여기서 일어난 일은 살카즈에게 둘러싸인체 빅토리아의 상징을 필사적으로 지키는 증기 기사단의 영웅담이 아니야.


시즈: 오히려.... 함정이지.


시즈: 이 영광스러운 기사들은 살카즈가 미리 준비한 포위망 속에 걸려들었어.


시즈: .....빅토리아 왕들의 안식처에 세워진 살카즈의 포위망에.


다그다: .....모욕이야!


다그다: 살카즈에 여기를 어떻게 들어와! 왕의 안식처의 열쇠는 오직.....


다그다: 설마.....


시즈: 그래, 우리가 직접 건내준거야.


다그다: ....배신자 캐번디시! 아니면 그 광대 스태퍼드 공작이?


알레데일: 둘 다 아니야.


알레데일: 4년 전에 증기기사가 모두 사라졌다는 건.... 모든 증기기사가 여기에 있었다는 뜻이지.


알레데일: 증기기사 전원을 소집하는 일은 권력에 눈이 먼 공작 한두 명의 대공작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야.


시즈: 그들을 배신한건ㅡ


시즈: 빅토리아 그 자체야.


불타는 궁전, 황금빛 갈기.


이 묘소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계속 이런 환영이 남아있었다.


남자의 포효와 어둠 속의 음모가 들려온다.


한숨과 저주하는 목소리.


미친 듯한 외침, 간절한 간청.


으르렁거림, 질책, 흐느낌, 조소.


그녀는 들었다.


뚝뚝.


눈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다그다: 시즈.....


다그다: 이 증기기사들은.....


다그다는 울음을 억누르려고 애썼다. 아무리 힘들고 간절해도 스스로를 기사라고 자처하는 이 소녀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런 그녀의 뺨에는 굵은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다그다: 이해가 안 돼, 어째서.....


시즈는 다그다를 살며시 껴안았다.


시즈: 미안해, 다그다. 내가 실수했어.


시즈: 빅토리아는 의회와 귀족만이 아닌 너와 나로도 구성되어 있지.


시즈: 그들을 위해 울고 싶은 사람들은 여전히 있어.


시즈: 하지만 우리에겐 낭비할 시간이 없어.


시즈: 너가 여전히 나를 왕으로 부르겠다면 여기서 딱 한번 권력을 행사할게.


시즈: 기사의 명예를 갖춘 탑의 기사, 다그다여.....


시즈: 그들에게, 이..... 자신이 배신당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영광의 망토를 벗지 않은 전사들에게.


시즈: 우리의 경의를 표하라.




다그다: 30, 31, 32.....


다그다: 너무..... 너무 많아.....


다그다: .....


다그다: 전부 여기서 죽었어.....


그녀의 눈빛이 멈춰버린 하나하나의 갑옷을 스쳤다.


그리고 모든 갑옷에 정중하게 경의를 표했다.


갑옷을 입은 사람들이 수년 전의 전투에서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의식용 장검 대신 이상한 강철 클로를 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매우 꼼꼼하게 모든 갑옷에 대한 의례를 완수했다.


토터: 너도 기사였나.


다그다: .....예전에는.


다그다: 나도 그들처럼.... 빅토리아를 지키는 기사였어.


다그다: 탑의 기사.


토터: 많은 사람들은 탑의 기사를 귀족 기사의 칭호로만 생각하지.


다그다: 그래, 폐하께서 떠나신 후부터 탑의 기사들은 이미 맹세의 호위 대상을 잃어버렸으니까.


다그다: 웃긴 일이지, 기사들이 이미 아무도 없는 왕궁을 지키고 있다니.


다그다: 매일 밤 우리는 탑 위에 서 있었지만, 우리 뒤에 있는 왕궁은 텅 비어 있었어.... 등불은 앞에 있는 다른 도시에서만 켜져있었고.


토터: 너는 어떤 백작의 딸이라고 들었는데, 아가씨.


토터: 너를 보면 탑의 기사라는 것도 그다지 좋은 직업은 아닌 모양이군.


다그다: .....나의 어머니가 맨체스터 백작이야.


다그다: 귀족이라고 해도 국경에 위치한 도시의 백작 저택만 있지만.


토터: 어머니에게 매우 사랑받았나 보군. 어머니께서 너를 위해 다른 길을 마련하신 것을 보면.


토터: 지켜야하는 왕이 없는 탑의 기사가 안전한 직업이라고 생각하셨겠지.


다그다: 나의 스승님은 왕이 돌아오신다면 탑의 기사는 그간의 불명예를 씻어낼 것이라고 하셨어.


다그다:살카즈의 군대가 무기로 탑의 문을 부수기 전까지는.


토터: 살카즈는 표면상 궁전에는 아무짓도 하지 않았지만 탑의 기사는 용납 할 수 없었겠지.


다그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어.


다그다: 탑의 기사의 주력은 모두 폐하와 함께 떠났고, 몇몇 기사들의 스승만이 남았어..... 그리고 자포자기한 무리들도.


다그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다그다: 우리는 이미 한 번 굴욕을 당했고 두 번 다시는 당 할 수 없어!


토터: 늙은 사자왕이 매달렸을 무렵엔 너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


토터: 스스로 그런 무거운 책임을 질 필요없어.


다그다: 하지만 나는 이미 그들의 일원이야! 왕의 증언은 없어도 나는 이미 기사라고!


다그다: ....하지만 다들 내게 거짓말을 했어. 최종결전 전에 스승님과 다른 사람들은 나를 살려주기로 결정했지.


다그다: 내가 탑에서 막 탈출했을 때, 핀 스승님은 이미 중상을 입었고 갑옷 밑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어.


다그다: 스승님의 그런 얼굴은 처음 봤어..... 이것으로 드디어 해방된다고.


다그다: 그는 자신의 부끄러러운 삶을 마침내 끝낼 수 있다고 말했고, 이단 단지 기나긴 구차한 삶에 불과하다고 말하셨어.


다그다: .....


다그다: 왜 내 생각은 듣지 않는 거야! 나도 그들과 함께 죽고 싶었다고!


다그다: 나도.....


토터: 그렇게 쉽게 죽으려고 하지마.


토터: 죽는 법은 간단하지. 화살, 칼, 상처로부터의 감염, 약간 활성화된 오리지늄등등.


토터: 하지만 사는 법은 어려워, 산다는 것은..... "죽으면 편해진다"라는 충동과 싸워야 하지.


토터: 너는 먼 길을 걸었고, 좋은 동료를 만났고, 믿음에 부응했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대단해.


연상의 용병이 가볍게 다그다의 어깨를 두드렸다.


상대는 방금 알았던 사람이지만, 다그다는 죽어간 동료의 손의 온기를 느꼈다. 그들도 옛날에 이렇게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와 어깨에 쓰다듬곤 했었다.


런디니움에서 탈출한 후, 너무 오랫동안 그녀는 그들을 진정으로 추억할 수 없었다.


전투가 끝나지 않았기에 그녀는 기억할 수 없었고 기억할 권리도 없었다.


하지만 증기기사들의 유해를 보았을 때, 탑의 기사들의 최후가 떠올랐다.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렇게도 이 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왜 이런 결말을 맞아야 했는가?


왜 영웅은 조용히 죽어가야만 했고, 승리할 수 없었는가?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토터: 괜찮아 내 뒤에 숨어. 지금은 울어도 돼.




다그다: 우으.....


그들 주위에는 갑옷과 투구가 조용히 침묵하고 있었다.


시즈: .....


시즈: 알레데일, 긴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알레데일: .....그래.


알레데일: 증기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알레데일: 그들은 26년전의 사건을 막지 못했지.


시즈: 모르겠고 별로 관심도 없어.


시즈: 하지만..... 가웨인이란 자의 말로는 그당시 런디니움에는 증기기사가 앖었다고 하더군.


알레데일: 의회가 그들을 전출시켰어.


알레데일: 그들이 돌아왔어도 아무것도 못했겠지만.


시즈: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알레데일?


시즈: 증기기사에 대한 존경심이 아주 강한 것 같던데.


알레데일: 존경심이라..... 아마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


알레데일: 폐하의 치세에서 마지막으로 임명된 증기기사는 찰스 린치 경이야.


알레데일: 그로부터 20년동안 증기기사는 탄생하지 않았지.


알레데일: 이것은 일종의 경고일까?아니면 아무도 모르는 항쟁의 대가? 공작들이 각자 날카로운 칼날을 준비해 서로를 노리려는 조짐?


알레데일: 어쩌면 배신은 그때부터 벌써 시작되었을지도 모르겠어.


알레데일: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네..... 얼마나 느린 죽음이었는지.


시즈: 빅토리아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


그 목소리가 불만스럽게 투덜거렸다.


시즈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그녀는 차분하고 힘있게 다시 반복했다.


시즈: 탐욕과 야망과 욕망으로 이루어진 빅토리아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거야.


알레데일: 알렉산드리나 전하, 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생각이야?


시즈: .....


목소리마저 침묵했다. 그들도 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시즈: 나는 내가 해야할 일을 할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