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터 압생트는 리유니온의 봉쇄와 수색을 피할 때 도시 밖 주둔군과 연락해 지원을 받으려 했고, 어디선가 아버지를 부르려고 수도 없이 시도했지만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한 채 창백하고 절망적인 잡음만이 들려왔다.

오퍼레이터 압생트 본인의 회상에 의하면, 그녀가 혼수상태에 빠지려 한 순간 통신장치에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고, 그렇게 깨어나 마침 지나가던 리유니온으로부터 다행히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순간의 메시지는 너무 짧아서, 그것이 진짜 목소리인지, 아니면 배고픔, 두려움, 그리고 절망 속에서 나타난 환상인지 그녀 자신도 확신할 수 없다.


로도스 아일랜드에 온 뒤, 오퍼레이터 압생트는 사람이 없을 때마다, 마치 상대편이 조용히 듣고 있는 것처럼 통신기로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한다.

“아빠, 거기 있지? 나는 지금 로도스 아일랜드라는 곳에  도착했어. 아주 안전한 곳이라고 하는데...... 그랬으면 좋겠어.”

“오늘 저녁은 조금 딱딱했는데, 그래도 많이 먹었어.”

“나는 이제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훈련을 시작했어, 도베르만 선생님이...... 아, 지금 내 교관님이야. 그녀는 내가 잘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저 나를 격려하고 위로하려고 한다는 건 알고 있어......”

“나중에 이곳의 다른 오퍼레이터들과 임무를 수행할 건데,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오늘 보니까 바지가 조금 짧아졌어, 내 키가 좀 컸나봐, 아빠.”

“아빠, 듣고 있지......”

......


“통신장치에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은 것에 대해 오퍼레이터 압생트는 거의 심리치료 때마다 의료진에게 언급했다. 서로 다른 기억의 조각들이 계속해서 조합하고, 이후에 체르노보그에서 수집된 여러 정보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종합적으로 이 통신이 실제로 존재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압생트의 아버지의 통신장치가 아닌 리유니온의 통신장치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높다.

폭도들이 생존한 민간 경찰의 피난처를 찾아 뛰어들었을 때, 혼란 속에서 뜻밖에도 압생트의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어째서 우르수스 군경의 통신장치가 리유니온의 신호를 수신했는가에 대해서는, 통신 장치의 채널이 엇갈리는 상황은 이상한 것이 아니므로, 더 이상 깊게 따지지 않는다.”

“이상의 의료 기록은 당일에 파기할 것.”